아내와 엄마들이 선물보다 현금으로 달라고 하는 심리

라라윈 연애질에 관한 고찰 : 아내 엄마들이 선물보다 현금으로 달라고 하는 심리 - 여자의 마음 심리

얼마전 엄마께 주름 개선 화장품을 선물하면서도 느꼈지만, 엄마들의 말은 여자어 중에서도 반어법의 최고 수준입니다. 

"엄마 이거 비싼거야. 키엘 필러 좋은거니까, 주름 있는데 열심히 발라. 그럼 주름 없어진대."
"어머. 비싼 걸 왜 샀어? 너나 쓰지. 나이 먹어서 주름 생기는건 당연한건데... 이걸 뭐하러 샀어..."
하고 하시면서도 엄마도 여자이신지라, 예뻐지는 화장품에 기뻐하시면서 열심히 바르십니다. 조금이라도 더 어려보이고 싶고, 조금이라도 더 예뻐보이고 싶은 것은 여자의 영원한 로망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는 동네 아주머니라도 놀러오시면,
"내가 돈으로 달라니까, 돈은 안 주고 애가 이걸 사주지 뭐야. 난 현금이 좋은데..."
라면서 슬그머니 꺼내서 자랑을 하십니다. ^^;;;
그렇죠. 엄마는 그게 마음에 드셨던 거에요.

저는 같은 여자인 딸이고, 어언 삼십년간 엄마를 봐왔기 때문에 반어법으로 이야기하셔도 본래 뜻을 알아듣습니다. 하지만 제부가 생기고 보니, 역시 아들이 알아듣기에는 엄마의 반어법은 무리가 있는 듯 했습니다.
"어머니, 어머니 생신에 뭐 필요한 거 있으세요?"
"뭘 그런걸... 그냥 현금으로 줘... 호호호"
하시면, 정말 엄마가 제부가 골라올 선물이 마음에 안들어 직접 현금으로 받고 싶어하시나 싶어 고민하더라고요.
선물을 했을 때, "왜 이런 걸 사왔어...." 라고 하셔도 선물이 마음에 안들어서 그러시나 싶어, 그냥 다음에는 용돈으로 드리는게 낫겠다고 생각하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아내들이, 엄마들이 제일 좋아한다는 현금 선물 속에는 다른 속내가 숨어있습니다.



여자가 좋아하는 것은 현금? +_+

여자에게 최고의 선물은 현금에 리본 둘러서 주면 쵝오라고 하는데, 여자 뿐 아니라 가까운 사이, 부모형제간 기타 등등 요즘은 점점 더 현금 선물이 대세가 되어가기는 합니다.
괜히 마음에 안 드는 것을 사주느니 본인이 사고 싶은 것을 살 수 있도록 해주는 현금 선물이 실용적이라는 이유로 사랑받는 선물이 되긴 했는데, 엄마를 보면 현금 선물이 정말 선물일까 싶은 의문이 들 때가 많습니다.


처음으로 아르바이트를 해서 첫 월급을 받은 날이었습니다.
첫 월급을 타면 부모님 빨간 내복을 사드린다고도 하고, 온전히 부모님 갖다 드린다고도 하는데, 저는 100만원을 현금 다발 채로 엄마를 가져다 드렸습니다. 부모님께 용돈 받아 쓸 때는 몰랐는데, 100만원 벌려니 정말 간은 오그라들고 쓸개는 타들어가는 느낌이었습니다. 남의 주머니에 든 돈 끄집어내기가 세상에서 제일 어렵다는 말을 최초로 실감했던 때였습니다.
선배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첫 월급 가져다 드리면 부모님이 우시기도 하고, 쓰라고 드려도 하나도 안 쓰시고 통장에 차곡차곡 적금 들었다가 다시 주셨다는 가슴 찡한 스토리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저 역시 그런 감동적인 장면을 상상하면서 난생처음 만져보는 100만원을 띠지가 둘러진 돈다발 째로 들고 집에 가서 엄마를 드렸습니다.

상당히 쉬크하신 엄마 성격 탓인지, 소문으로 듣던 눈물 펑펑 가슴 찡한 장면은 없었습니다. 그 뒤에 별 말씀이 없길래 궁금했죠.
"엄마 내가 갖다 준거 뭐 했어?"
"아빠 돈 내야 되는거 있다고 하셔서 좀 드리고, 집에 장 보고, 동생 용돈주고 했더니 다 썼다."
" ㅡ,,ㅡ;;;;"

그 때 저에게는 상당히 큰 충격이자 상처였습니다.
힘들게 벌어다 갖다드린 돈을 그렇게 허망하게 아무렇지도 않게 이틀만에 다 써버리실 줄은 몰랐거든요.
효녀인척 한 번 해보려고 첫월급을 그대로 갖다 드리기는 했지만, 제가 기대했던 것은 선배들 스토리 중에서 "딸이 벌어온 돈이라 쓰지를 못하고 그대로 통장에 넣어뒀다가 다시 주셨다." 였나 봅니다. 그런데 그런 첫 월급을 아무렇지도 않게 이틀만에 써버리시다니, 쓰시라고 드려놓고도 화가 났었어요. 많이 허망하고 서운하기도 했고요..

첫 월급의 충격으로 인해서, 그 뒤에는 단 한 번도 월급을 갖다 드린 적이 없었습니다.
벌어서 저 쓰기도 빠듯하기도 했고요.

그 뒤에는 엄마의 알뜰하신 것은 알지만, 현금을 드리면 남지는 않는다는 것 때문에 현금보다는 거의 선물을 주로 해 드렸습니다. (선물도 잘 안 하면서, 쓰고 보니 자주 하는 듯한 말투...^^:;)
그런데 얼마 전에야 현금의 진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 엄마 환갑을 맞아서 환갑잔치를 했었습니다.
요즘에 환갑잔치는 잘 안 하는 분위기에서 환갑잔치를 기획했던 이유 중 하나는 저 나름의 빛나는 잔머리였습니다. 요즘에는 환갑잔치 대신에 환갑을 맞아 여행을 많이 가시던데, 엄마께 여행 보내드리겠다고 했더니 싫다고 계속 현금으로 달라고 하시더라고요.
분명 현금을 드리면 흔적이 없이 사라질거라는 생각에, 저 나름대로 선물은 따로 하고, 식구들끼리 모여서 밥도 먹을겸  환갑잔치로 자리를 마련하면 엄마 환갑을 맞아 친척들이 축의금을 준비해 주실테니, 그러면 엄마가 말씀하시던 현금도 엄마께 생길테니 1석 2조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제 예상대로 (+_+) 환갑잔치에서 친척들이 저에게 하이얀 봉투들을 안겨주셨고, 엄마께 드렸죠.

환갑잔치가 끝나고 나니, 엄마가 물어보십니다.
"너 용돈 좀 줄까? 환갑잔치 하느라 돈 썼잖니...."
"괜찮아. 엄마 써."
"아냐.. 아직 좀 남았어....."
아...직...?
저는 그대로 가지고 계실 줄 알았는데, 쓸 곳이 많으셨나 봅니다. 아빠가 필요하신 돈이 있으시다고해서 얼마 드리고, 집안 물품 못 샀던 것 사고 나니 금세 얼마 남지 않았는데, 다 쓰기 전에 (다 없어지기 전에) 저에게도 오랜만에 용돈이라도 주고 싶으시다고 하셨습니다...

십년 전 제가 그토록 서운했던 이틀만에 소진된 제 월급도 그런 식이었나봐요....
엄마 자신을 위해서는 못 쓰시고, 가지고 있다가 아빠가 필요하시다고 하면 아빠 드리고, 동생이 필요하다고 하면 동생주고, 제가 용돈 달라면 용돈주고, 집안에 떨어진거 있으면 그거 사고...
그렇게 끝났던 것 입니다.

결국 엄마께는 얼마를 드려도 현금으로 안겨드리는 돈은 엄마 자신을 위해서 쓰이지는 못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생각해 보니 엄마는 선물로 상품권이 들어와도 엄마 것이 아니라, 그 기회에 집안에 필요한 것, 아빠 것. 제 것, 동생 것을 사주셨던 것 같아요....
주부셔서 따로 돈을 벌지는 못 하시기에, 그렇게 쓰시려고 더욱 더 "현금으로 줘. 현금." 이라며 현금타령을 하시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엄마가 가장 좋아한다는 현금 선물의 진실은 이런 것일지도...
현금이 최고라고 하지만, '현금이 과연 엄마를 위한 선물인가?'에 대해서 자꾸만 물음표가 생깁니다. 엄마가 쓰고 싶던, 필요한 곳에 쓰시는 것은 맞지만, 엄마 자신을 위한 선물도 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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