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윈 연애질에 관한 고찰 : 사귀자고 고백 꼭 해야할까? 고백은 한국인 일본인 연애 악습
도서관 신착도서에서 "초솔로 사회"라는 제목부터 매혹적인 책을 읽다가, 공감가는 대목이 있었습니다. 반드시 솔로로 살겠다거나 연애를 안하겠다는 것은 아닌데, 연애의 첫 관문인 고백이 너무 힘들다는 것 입니다. 수줍음 많은 일본 남자에게 어렵다고요. 일본도 우리랑 사정이 비슷한지, 우리 사귈래 라고 물어봤는데 친구로 지내자고 하면 까인거고, 몇 번 고백해서 까이고 나면 자존감 뚝뚝 떨어지고 괴로운가 봅니다. 여기까지는 연애라는게 한국이나 일본이나 비슷하다고 생각하며 읽었는데, 저자는 충격적인 질문을 던졌습니다.
"대체 사귀려면 고백해야 한다는 문화의 원천은 어디냐?"고요.
음.. 원래 사귀려면 고백하는거 아닌가요?
흔한 사귀자고 고백하는 과정
사귀자고 하고 사귀기로 하고, 이런 과정은 연애의 필수 코스 같았습니다. 어쩌다 보니 사귀고 있어서 사귄지 몇 일째인지 모르는 커플도 있긴 하지만, 대세는 사귄지 몇 일 되었는지 체크하며 사귀자고 한 날을 챙기는 이들인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귀자고 고백하는 방식도 엄청나게 다채롭게 진화해 왔습니다.
박력있게 사귈래 죽을래 이런 스타일, 지하철이나 극장 같이 사람 많은 곳에서 나랑 사귀자라며 공개 깜짝 고백하는 스타일, 청혼하듯 꽃잎 깔고 양초 켜고 한쪽 무릎 꿇고 나랑 사귀어 줄래 하는 스타일, 카톡으로 찔러보는 스타일 등등... 참 다채롭습니다.
어쨌거나 중요한 것은 연애라는 것을 하고 사귀려면, 사귀자고 고백을 꼭 해야 할 것만 같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입니다.
그 덕분에 우리를 즐겁게 하는 망한 고백들도 넘쳐납니다.
원래 연애는 이렇게 하는거 아닌가요???
사귀자고 고백하고 사귀는 것은 한국인 일본인 종특
저자가 열심히 조사한 결과, 일본 한국만 사귀려면 사귀자고 물어보고 사귀기 시작할 뿐, 다른 나라에서는 이러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냥 좋으면 만나는 것이고, 자연스레 사귀는 사이가 되는 것이지, "나랑 사귈래?" 같은 질문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정말 문화충격이었습니다.
고백을 어떻게 할 것인가, 남자가 고백 안하면 여자가 어떻게 고백을 유도하거나 고백하면 될지를 궁리했지, 애초에 고백을 안 하는 문화를 만들어 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은 못 해봤거든요.
충격쇼킹이라 더 확인해 보니, 한국인 일본인을 제외한 외국인들은 오히려 사귀는데 "사귈래?" 라고 한 다음에 오늘부터 1일을 체크한다는데 충격쇼킹을 받는다고 합니다. 사귄다는 것이 친구 사귀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친해지고 가까워지는 것이지, 아직 친하지도 않은데 "사귈래?" 라고 물어본 뒤에 사귄다고 해야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 부자연스럽게 느껴진다고 합니다.
고백하고 나서 거절해도 어색하고, 사귀기로 했어도 어색합니다. (▶︎고백한 다음날, 어색한데 어떻게 해야 될까?)
좋아서 자꾸 만나고 그러다 보니 어느덧 사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사귈래?"라고 하는 관문을 거치는 것이 참 부자연스러운 행위였던 것 같긴 합니다.
고백 안하고 안 받기
외국인들, 특히 유럽 북미 사람들은 사귀자고 고백을 안하기 때문에 프로포즈에 몰빵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우리는 사귀자고 고백하는데 신경을 많이 쓰다 보니, 연애 시작에 진이 빠집니다. 프로포즈 급으로 공을 들여서 고백했는데 안 사귄다고 하면, 그 사람은 인생에 두 번 볼 일 없는 의미없는 사람이 되어 버리는데 위험한 투자이기도 합니다.
모 아니면 도인 상황에서 고백하느라 에너지를 많이 쏟아서인지, 우리는 청혼에는 그다지 신경을 안 씁니다.
사귀기로 하고 결혼 적령기에 안 헤어지고 계속 만나면 자연스럽게 결혼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결혼을 위한 프로포즈는 그냥 남들 다 하니까, 프로포즈 안하면 결혼하고 나서 마누라가 평생 바가지 긁는다고 하니까 하는 요식행위인 경우도 흔합니다. 이미 결혼할 마음이 있는 것을 알고 있고, 그냥 추억거리 하나 만드는 것이지, 청혼했다고 해서 감격하면서 울고 그러지 않습니다...
외국인들은 사귀자고 고백을 안한다는 이야기를 듣자, 뒤늦게 왜 외쿡분들이 청혼하면 울고 감격하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프로포즈 행위를 인생에 처음하고 처음 받아보니 더 감격이었나 봅니다. 나라에 따라서는 사귄다고 해서 결혼한다는 생각을 안하고 있어서 결혼까지 하고 싶을만큼 사랑한다는 고백이 더 감격스러울 수도 있고요.
나라마다 문화마다 다른 것이기는 하나, 인생에서 의미없이 스쳐지나갈 여자 혹은 남자에게 사귀자고 고백하느라 에너지를 많이 쏟을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에너지를 모아 두었다가 결혼하고 싶을만큼 좋은 사람에게 한 방에 쏟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고백을 안해서 프로포즈에 더 에너지를 쏟는다는 것은 저의 추측일 뿐이고, 고백을 안하는 것의 진짜 장점은 연애 성공율이 높아지는 것 입니다.
오랜 시간 고백 성공율을 분석해 보았는데, 고백하고 나서 사귀게 되는 성공율이 매우 낮습니다. 그냥 계속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사귀는 사이가 되는 경우가 연애 성공율이 높습니다. 호감이 있더라도 고백이라는 것은 사람을 부담스럽게 만듭니다. 괜찮긴 하지만 사귀고 싶을 정도로 아직 좋은 것은 아니라거나, 그냥 만나는 것은 좋은데 사귀는 것으로 하고 만나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도 있고요.
앞으로 좀 더 적극적으로 고백 비추 운동을 해야겠습니다. 고백에 너무 집착하며, 호감이 있는 것 같은데 고백을 안해서 고민하고, 상대의 마음을 잘 모르겠는데 고백해도 될지 고민하고... 이런 고민은 좀 덜어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자연스레 빠져들며 어느새 사귀고 있는 것이 좀 더 자연스러운 것 같습니다.
[고백이 불러오는 재앙들]
- 열살 차이나는 남자가 고백하면, 여자의 마음은 어떨까?
- 친구가 고백 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난감한 사랑과 우정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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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글들 말고도 고백에 대한 분석이 수 십편 더 있다는 것이 함정... 정말 고백은 어려워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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