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윈 연애질에 관한 고찰 : 까인건지 아닌지 연락 해석이 안될 때의 괴로움
연락을 주고 받다가, 까인건지 아닌지 해석이 애매할 때가 있습니다. 만나기로 했으나 미루거나, 일이 생겼다고 하는데 정말 일이 생긴건지 앞으로도 계속 만나기 싫어서 에둘러 핑계를 대면서 떼어내려고 하는건지 아리까리하면, 가슴 한 켠이 싸해집니다. 별 일 아니라고 생각하려고 애써도 신경이 쓰이고 편치 않았습니다.
메타인지 고장
까인건지 아닌지 애매할 때면 누구나 두뇌를 풀 가동 합니다. 그 사람과 주고 받은 연락 내용 전부와 평소 태도와 뉘앙스 등을 다 따져 보는데, 그래도 해석이 잘 안 됩니다.
제 3자일 때는 쉽습니다. "그럼 다시 직접 물어봐. 언제 시간 되냐고? 계속 안 된다고 하고 '언젠가' 보자는 식으로 미루면 까인거지. ㅋㅋㅋㅋㅋ" 라며 조언도 할 수 있고요. 또는 상황 상 까인것 같다 아니다를 조금 더 객관적으로 봅니다.
그러나 당사자일 때는 그게 잘 안 됩니다. 특히나 호감 있던 상대에게는 메타인지 작동이 고장나요.
메타인지는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면서, 나의 입장, 상대의 입장, 상대가 생각할 내 입장, 제3자 입장 등을 고려해 보는 것인데, 연락하던 사이일 때는 '내 입장' 생각하기에도 마음이 벅차서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수가 없습니다. ㅠㅠ
인상관리 욕구 출동
손실에 대한 두려움
제일 두려운 것은 그나마 연락 주고 받던 것 마저 끊기는 것 입니다. 연락 몇 번 주고 받다가 끊기는 것 뿐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 사이 마음은 설렜고 좋았는데 잃게 되는 것이 두렵습니다.
없었을 때는 없이도 살았지만, 있었다가 사라지는 것은 싫습니다. ㅠㅠ
인간은 이익보다 손실에 민감하다는 것으로 노벨경제상도 받았듯, 고작 연락 일지라도 연락하는 사람이 생겼다가 없어지는 손실은 더 예민한가 봅니다.
상대는 어쩔 수 없으니 내 마음이라도..
까인건지 아닌지 애매할 때 직접 질문을 해 본다거나 추론할 수 있는 질문을 더 한다거나 하는 방법을 떠나, 까인건지도 모르겠다고 불안해지는 순간부터 마음이 아픕니다. 까일 수 있다는 가능성 자체가 사람을 상처주는 것 같아요.
이 때 상대의 마음은 어찌할 수 없지만, 우선 내 마음은 보호할 수 있는데, 내 마음을 보호하기 위해 상대의 가치를 냉정히 재평가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지금의 관계 나마 깨질까봐 전전긍긍하고 신경쓰고 있는 그 사람과의 관계를 거슬러 올라가 보았습니다. 불과 며칠 혹은 몇 달 전에는 아무 의미 없는 사람이었어요. 그 전에는 지구에 그런 사람이 있는 줄도 몰랐고요.
그 사람 없을 때도 살았습니다. 몇 년 전 그런 사람이 존재하는 줄도 몰랐을 때도 살았고요.
이렇게 생각해 보니, 잃을까봐 불안초조해 하던 마음이 조금은 누그러졌습니다.
연락 주고 받으면 100% 잘 된다면 연애가 어렵지 않을겁니다. 까인건지 아닌지 불안해 하고, 애매모호한 태도 때문에 신경 쓰이고, 불편하고, 이런 과정들을 거쳐 짝을 찾기에 사랑하는 사람이 귀한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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