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윈 연애질에 관한 고찰 : 여자들이 좋아하는 남자 이상형, 어른들 주입식 교육의 산물
저도 뚱하니 말 한마디 안하거나, 택시 아저씨가 네비게이션에서 뉴스 보느라 운전 중에 계속 딴짓하고 있으면 부아가 치밀어서 씩씩대는 날도 있는데, 어떤 날은 서글서글한 기사 아저씨와 훈훈한 덕담 릴레이를 하는 날도 있거든요...
"아저씨, 태워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뭘, 내가 더 고맙지."
"정말 감사합니다. OO 가주세요~ ^^"
"(이어지는 칭찬에 따당) 아가씨 말하는거 보니까 음색이 참 좋아. 시집 잘 가겠어."
"아직 시집 안 갔지~? 시집 갈 나이가 되긴 됐나?"
"(어려보인다는 칭찬에 이미 정신줄 놓고, 오호호호호 모드로... ^^;;) 네~ 아직이요... 오호호"
그러면 연세 지긋하신 택시 기사 아저씨들은 딸처럼 보이시는지 어떤 남자와 결혼해야 좋은지 덕담을 하십니다. 그러나 여러 아저씨의 말씀을 들었건만 내용은 상당히 흡사합니다.
"이 사람 저 사람 많이 만나봐." (이런 기사님은 몇 분 없었음)
"남자는 여자를 만나서 결혼을 한다고 인생이 안 바뀌어요. 그 밥에 그 나물이지. 하지만 여자는 다르다고. 신랑만 잘 만나봐. 그럼 팔자가 달라져."
"여자 팔자 뒤웅박 팔자라고 하잖아요. 남편 잘 만나야지, 아가씨는 복있을거야." (덕담 훈훈)
"내 조카 녀석이 결혼을 했는데, 신랑 키가 160도 안돼. 나보다 작지. 그런데 신랑 직업이 뭔지 알아, 영국 엔지니어야. 그래서 걸핏하면 마누라 데리고 영국으로 출장가고 돈도 억수로 잘 벌지. 그래서 마누라 외제차 사주고, 집도 64평 아파트야.
그런데 내 사위놈은 어떤지 알아? 내 사위놈은 키는 180도 넘어. 덩치도 호랑이 같지. 그런데 집에서 놀아. 딸하고 같이 사는데 딸이 우리 집에 들어와 살지. 내 쇼파에서 덩치도 큰 사위놈이 놀고 있는거 보면 어찌나 울화통이 터지는지.
조카 딸년은 남자 키니 얼굴이니 이딴거 안보고 시집 잘가서 호강하고 사는데, 딸년은 시집가서 분가시켰더니 다시 기어들어와서 내 집에서 사위놈이랑 얹혀살고 있으니...
그러니까 아가씨, 어떤 남자 만나야 되는지 알겠지?"
어릴적에는 독립녀성이라며 연세 지긋한 아저씨들의 여자팔자 뒤웅박 팔자론에 울컥 하면서, 그 때부터 뾰로통해져서 건성으로 대답하고 대화를 끊어버리곤 했는데, 요즘은 결혼할 나이가 되어서 그런지... 세상 살아보니 그런 말씀이 고지식하고 고루해서 하는 말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서 그런지... 고개를 끄덕이며 듣게 됩니다.
간혹가다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 만나라고, 그러면 인생 어려운 것들도 별거 아니라고 하시는 낭만파 기사님도 계셨지만 대부분은 "남자는 능력" "팔자를 생각해서라도 남자는 능력" 이라고 하셨던 것 같습니다.
딸가진 아버지 입장으로 딸이 고생하는게 싫어서, 요즘처럼 맞벌이하고 같이 잘 되자는 분위기보다는 온전히 아버지들이 아내를 부양하던 시기의 어른들이라서, 더 그렇게 말씀을 하시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여자들이 남자의 외모나 다른 요건 보다도 남자의 능력이 제일 중요하다 생각하게 된 것은 이러한 어른들의 세뇌교육도 한 몫 하시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스칩니다....... ㅡㅡ;;;
정말 사랑하는 사람 만나라고 했던 어른들은 한 손으로도 셀 수 있지만, 사랑 그거 지나면 별거 아니라고... 여자는 남자 잘 만나야 한다고... 그리고 여기서 말씀하시는 잘 만난다는 "능력있는 놈 잡아서 빨리 결혼하는 것이 장땡"이라고 하셨던 어른들은 셀 수 없이 많으셨던 것 같습니다.......
(낭만은 안드로메다에, 현실은 코앞에... ㅠㅠ)
'연애심리 > 연애질에 관한 고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기고 싶은 남자 vs 살 닿을까봐 무서운 남자 (46) | 2011.10.30 |
---|---|
지금은 크리스마스 솔로 탈출을 위한 솔로 세일 기간? (19) | 2011.10.22 |
착해서 질리는 스타일이라 여친 안생기는 남자의 특징 (80) | 2011.10.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