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윈 연애질에 관한 고찰 : 착해서 질리는 스타일이라 솔로인 남자 특징 - 여친 생기는 법
그 때는 어린 마음에 (저도 어렸으면서) 여자애들이 어려서 좋은 남자를 잘 못 알아봐서 여친이 안 생기는 걸꺼라면서 토닥토닥 위로를 해드리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와서 보니, 착해서 질리는 스타일이라서 솔로인 남자는 여친이 안 생길 수 밖에 없는 특징이 있습니다. ㅠㅠ
1. 뻔한 스토리, 뻔한 결말
영화제 시상식이나 연말 시상식이면 여배우 노출 드레스 보는 재미는 쏠쏠하지만, 시상식 소감은 세상에서 제일 재미없는 것 중 하나입니다. 뻔하니까요.
"(종교가 있으면 하느님 부터 시작할 테고). 부모님, 감독님, 지인들, 미용실 원장님, 팀원, 매니저,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눈물 펑펑...
그렇기 때문에 시상식 소감은 긴장감없고, 기대도 안되고, 다음 수상자 발표나 빨리 했으면 좋겠다 싶은 지루한 순간도 많습니다. 착해서 질리는 스타일 남자가 딱 그렇습니다. 분명 여자들이 만난 착해서 질리는 스타일 남자들이 다 다른 사람이었을텐데도, 착한건 알겠는데 질리는 스타일이라고 하는 경우 남자들의 멘트가 토시 하나 안 틀리고 비슷비슷합니다. 외국어회화책에서 자주 보던, "안녕하세요?" "처음뵙겠습니다." "저는 OOO이라고 합니다."로 이어지는 듯한 대화 세트가 거의 그대로 반복됩니다.
남 "식사 하셨어요?"
여 "저는 밥 먹었는데."
남 "그럼 차라도 마실까요?"
여 "그러죠."
남 "잘 아는데 있으세요?"
여 "아무데나 가죠 뭐. 저기 스타벅스나 커피빈이나 뭐 많네요."
남 "아..네."
남 "주말에 뭐하세요?"
여 "글쎄요. 주말에는 쉬어야죠."
남 "아.. 네..."
여 (데이트 신청을 하려던 거면 하던가.. 답답..)
남 "영화 같은거 좋아하세요?"
여 "네~ 영화보러 다니는거 좋아해요."
남 "아..네."
여 (이 반응은 뭐야. 왜 물어본거야. 답답)
이런 식 입니다. 뭔가 여자에게 맞춰주는 것 같지만, 적극적인 것도 아니고 소극적인 것도 아니고, 다음에 나오는 말이 대체로 예상되는 스타일이다보니, 착해서 질리는 스타일 남자의 다음 대화도 별로 기대가 안 됩니다.
다음 대화도 "어떤 음식 좋아하세요?" "다 잘 먹는편이에요." "아..네.." 일텐데요.. 또 다른 질문을 꺼냈어도 또 그런식일테고요..
2. 그래그래 예스맨
남자친구와 싸우면 몹시 피곤합니다. 그리고 자신과 싸움상대가 되는 (정신연령이나 속알딱지가 똑같아보이는) 남자보다는 싸움이 안되는 좀 더 대범하거나, 나이와 관계없이 생각이 더 깊은 남자를 좋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20대 중후반을 넘어가면서는 더욱 더 착한 남자의 가치가 급상승합니다.
어릴 때야 투닥거리고 재미도 있고 그런 사람이 좋았을지 몰라도, 주위에서 착한 남자 만나 편안하고 알콩달콩 지내는 친구들을 보며, 진리는 착한 남자라는 것을 깨닫는 거죠.. 그러나, 남자친구가 알면서도 봐줘서 싸움이 안되거나, 여자친구가 애교로 해결해서 싸움이 안되는 상황은 즐겁지만 남자친구가 벽 같아서 싸움이 안되면 여자는 홧병이 납니다.
"오빠 뭐야? 나 정말 짱나~" "응..."
"뭐야? 나 피곤해." "알았어."
"나 배고파." "그래."
이런 식으로 무슨 말을 해도, 어떤 자극을 해도 무덤덤하면 답답합니다. 기본적으로 여자들의 리액션에 비해서 남자의 리액션이 상당히 무덤덤하기 때문에, 여자는 남자친구를 보며 "내 얘기 듣고 있는거야?"라며 남자의 듣기방식을 오해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남자가 착해서 뭐든 "응" "그래" "알았어." 라고 하는 것이, 여자의 입장에서는 이 남자가 착해서 다 받아준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무심하다고 느끼게 됩니다. '신경이 없으니까 저 따위로 대꾸하지..' 라면서 화가 나기도 하고, 심심이랑 대화해도 이보다는 반응이 재미있을거라며 답답해하기도 합니다.
착한 남자 입장에서는 자신도 성질이 있지만 꾹꾹 눌러참고 여자 비위 다 맞춰 줬더니 갈수록 더 양양이라며 어이가 없을 수도 있지만, 착한 남자의 이 마냥 좋은 "응" "그래" "알았어" 콤보는 희생이나 배려라기 보다 받는 여자 입장에서는 그냥 귀찮아서, 무심해서, 원래 사람이 답답해서 그렇다고 받아들이게 되어 질려버리는 것 같습니다.
3. 착한척 코스프레
착해서 질리는 스타일이라 여친이 안생기는 남자의 하소연을 듣다보면, 매번 스토리가 비슷합니다.
"정말 잘해줬다. 아프다길래 회사 끝나고 힘들어 죽겠는데, 죽까지 사들고 집에 찾아가서 주고 왔다. 개네 집이랑 우리집 2시간 걸린다. 그런데도 나는 그렇게 했었다."
"마카롱인가 뭘 좋아한다더라. 그래서 그게 뭐냐고 했더니 현대백화점 지하에서 파는게 맛있다고 그거 좋아한다길래 일부러 가서 사가지고 왔다. 그리고 만나자고 했더니 집 근처였는데도 일 있다면서 전화도 안 받고 피하고 안 나왔다. 나는 정말 잘해줬다."
등으로 한 마디로 요약하면 "내가 얼마나 잘해줬는지 아냐." 입니다.
즉 자신은 여자에게 최선을 다해서 잘해주는 정말 착한 남자인데, 여자라는 종족이 나빠서 잘해줘도 연락 피하고, 밥 얻어먹고 차 얻어먹고 다 하더니 좋은 오빠 동생으로 지내자는 헛소리를 하는 나쁜 것들이라는 겁니다. ㅡㅡ;
그러나 여자의 입장에서 보면, 착해서 질리는 스타일 남자가 생각할 때 잘해줬다 생각하는 일들 대부분이 부담스럽거나 불필요한 일인 경우가 많습니다.
아파서 꼴이 말이 아닌 상태로, 머리는 떡지고 눈밑은 퀭해져서 누워있는데, 친하지도 않은 남자가 회사 끝나고 저녁 9시도 넘어서는 뜬금없이 죽사왔다며 나오라고 하면, 마음은 고맙지만 전혀 필요하지가 않습니다. 아픈 환자들이 저녁9시까지 굶고 있을 리도 별로 없고, (아파죽겠으면 살려고라도 뭐라도 주워먹고, 가족이 있으면 가족이 챙겨주고요..) 아파서 퀭한 꼴은 허물없는 남자친구라도 보이고 싶지 않을 판에 이제 알고지낼락 말락한 남자에게 그 꼬라지를 보이고 싶을리 없습니다.
우연히 지나가듯이 이야기를 했는데, 남자가 그것을 기억하고 챙겨주면 여자는 정말 감동합니다. 특히 남자가 우연히 그 근처를 지나다가 생각나서 사왔다고 하면, '지난번에 내가 스치듯 한 말을 기억하고 있었네... ♡_♡' 일 수 있겠으나, "이거 좋아하신다면서요. 그래서 일부러 차 막히는데 가서 사가지고 왔어요." 이러면 부담스럽기만 합니다. ㅜㅜ
여기까지는 여자가 배부른 소리 한다 할 수도 있습니다. 착한 남자가 자기딴에는 열심히 챙겨줬는데 그냥 좀 서투른 것 뿐이지 얼마나 더 입에 혀처럼 맞춰줘야 되냐며, 착한 남자의 항변처럼 여자들이 나쁘다고 할 수도 있죠...
그러나 여자가 정말 학을 떼는 순간은, 그 착해서 질리는 스타일 남자가 다른 사람에게도 똑같이 상대가 원하지 않는 부담스런 행동들을 하면서 자신은 착하다고 자부하고 있는 꼴을 볼 때 입니다. 상당수의 착해서 질리는 스타일 남자는 여자에게만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대인관계도 비슷합니다. 굳이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자신이 떠맡아서 챙겨줘 놓고는 "내가 얼마나 잘해줬는지 아냐." 이런 식으로 섭섭해하고 있으면.... 이건 뭐... 그냥.. 바보같죠... ㅠㅠ
정말 착한 것도 아니고 착한척 코스프레 하는 질리는 스타일 같을 뿐 입니다.
착해서 질리는 스타일이라 여친 안생기는 남자의 특징이라서, 남자의 특징이니까 저는 여자라 해당안된다며 신바람나게 쓰고 보니, 반대의 경우도 똑같을 것 같습니다. 착해서 질리는 스타일이라 남친 안 생기는 경우도... "저는 정말 착하게 잘하는데 남친이 안생겨요.." 라면서 보는 눈 없는 남자를 욕하고 싶지만, 현실은 그저 답답한 사람인데 좋은 말로 착해서 그렇다고 해주는 것을 곧이 곧대로 믿으며 나는 착하고 좋은 사람인데 남자들이 보는 눈이 없어 여우같은 것들만 좋아한다는 푸념으로 위안을 삼고 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ㅠㅠ
정말 착하고 좋은 사람들은 이미 여우같고, 늑대같이 약은 사람들이 다 채가서 솔로일리 없다는... 누군가의 아픈 지적질이 문득 스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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