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윈 연애질에 관한 고찰 : 바보같던 사랑의 추억이 있으세요?
저녁에 수업이 있어서 마치고 나오니 차 위에도 길에도 눈이 뽀얗게 쌓였습니다. 당장 학교를 빠져나오는데도 모두 거북이 걸음으로 느릿느릿 갑니다. 차에서 함께 타신 선생님이 첫 사랑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눈오는 날에 어울리는 참 낭만적인 이야기 였습니다.
때는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연락처라고는 집전화밖에 없던 시절 이야기였습니다.
대학에 입학할 무렵, 여자친구는 대학에 붙고도 집안 형편때문에 대학에 갈 수가 없었고, 선생님은 대학진학이 잘 안되며 엇갈렸던 때라고 합니다. 서로 좋아하고 있었어도 엇갈리는 상황때문에 더 이상 만나기가 어려워졌는데, 그래도 마지막으로 여자친구를 붙잡으려고 이렇게 눈이 펑펑 오는 날 여자친구의 집 앞에 갔다고 합니다. 아침부터 내리는 눈을 맞아가며, 너무 추우면 주위 포장마차에서 오뎅국물 한 모금에 몸을 녹여가면서 여자친구를 기다렸는데, 밤이 되도록 여자친구는 오지를 않았다고 합니다.
그 뒤로 여자친구와 연락이 되지 않았고, 눈 오는 날의 기다림을 끝으로 첫사랑도 끝이 났는데, 나중에 우연히 그녀를 다시 만났다고 합니다.
알고보니, 그 날 여자친구도 남자친구를 보기 위해 남자친구 집 앞에서 아침부터 밤까지 기다렸다고 합니다. 그 날을 지나고 나면 영영 못 볼까봐 서로의 집 앞에서 그렇게 기다리며 길이 엇갈렸던 것 입니다....
참 안타깝게도 두 분 다 서로의 집 앞에서 아침에 갔다가 밤 12시가 되도록 기다렸다가 12시가 넘자 그제서야 집으로 돌아오며 엇갈려 버린 것 입니다.
"한 명이라도 한 시간만 일찍 돌아왔으면 만날 수 있었는데....."
이야기를 들으며 너무 안타까워서 탄식이 나왔습니다.
딱 한 시간만.. 딱 한 시간만 한 사람이 먼저 집에 돌아왔다면, 눈오는 날의 마지막은 마지막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지금같으면 전화가 있어서 전화부터 합니다. 간혹 전화를 피해서 집 근처에서 기다려 보았다는 경우는 있지만, 그 경우는 한 쪽에서 일방적으로 좋아서 기다린 것 뿐, 이렇게 서로의 집 앞에서 하루 종일 기다리는 경우는 정말 드뭅니다. 집 근처에서 아침부터 밤까지 눈사람이 되도록 기다렸다고 하면, 요즘에는 '바보' 아니면 '스토커' 소리를 듣기 쉽습니다. 가슴 저리기 보다, "그럼 집 근처 커피숍이나 PC방에 가있지. 왜 바보같이 집 앞에서 눈을 맞고 있어?" 하며 퉁명스러운 소리를 할 지도 모릅니다.
바보같기도 하지만, 참 순수하기도 한 첫사랑의 추억....
오랜 세월이 지나도 추억할 수 있는 예쁜 사랑이 있다는 것은 참 소중한 것 같습니다...
전 이런 가슴 저린 일이 없이, 바보같지 않게 사랑했는지는 몰라도
그래서 인지 그만큼 추억할 일도 없는 것 같습니다.
눈이 온다고 딱히 떠오르는 인물도 없다는 것.. 그것이 더 가슴 아픈 것 같습니다...ㅜㅜ
(눈 오는 날 차 미끄러지는 거 보며 재미있다고 구경하고 있었어요... 추억은 개뿔...ㅠㅠ)
눈 오는 날 떠오르는 가슴 먹먹한 추억이 있으신가요.....?
- 여자에게 첫사랑이란?
- 첫사랑 때문에 다른 사람을 못만나는 진짜 이유는?
- 여자가 가장 질투하게 되는 것은? - 여자의 마음 & 심리
- 헤어진 연인,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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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펌 적발 시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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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프라인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참..드라마같은 얘기네요...이젠 더이상 존재할 수 없는..ㅋ
참 저도 라라윈님 트윗 팔로우 했습니다. 제 아이디는 @pipeline78 입니다.^^
핑구야 날자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추억은 추억일때가 가장 아름다운 것 같아요
소심한 우주인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전 예~~전에 삐삐에 관련된 슬픈(?) 추억이 있긴 한데 말이지여~^^
엘진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라라윈 님~ 오랜만이에요...저 위에 눈을 맞고 있는 사람을 보니...왠지 SBS 박대기 기자가 생각나네요~ 눈길 조심하시고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멀티라이프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가슴아프면서 찡한 이야기네요..
두분다 한시간이라도 일찍 올 수 없었던 것은 서로에 대한 마음이 똑같았기 때문이겠네요.
지금은 멋진 추억으로 남아있을듯 합니다.
차세대육체적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한번 있었죠.
앞으로도 그런 사랑은 할수 없을것 같은 그런 일들~ 쩝,...
멋진추억이라기보다는...기억이 되는것..
PLUSTWO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풋풋한 시절엔 눈이 귀한 남쪽나라에 살았어서 말이죠..ㅎㅎ
지난번 폭설때보다 출근길은 오늘 더 고생을 했어요...ㅠㅠ
황팽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그 때는 그랬죠.
그런 간절함과 애절함이 있네요.
지금은 연인간에도 참지 못 하고
조금만 늦어도 폭발하고,,,
바람처럼~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실제이야기인가요? ㅠ_ㅠ
완전 안타까운 사건입니다
친절한민수씨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와...애절한 뮤직비디오 같아요
새라새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저도 바보같은 사랑할때 강원도 가서 비 쫄딱맞고 그녀를 보내기도 했지요T.T
davidoff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첫사랑은 생각도 하기 싫어요.
그런데 가끔씩 생각은 나데요.
생각하기도 싫은데 생각은 왜 나는건지..
첫사랑 그녀는 어디선가 그냥 뚱땡이 아줌마가 되어있으면 좋겠어요.
스물한살 다큰 청년 눈에서 눈물 엄청 빼간 여자.
정말 바보가 따로 없었죠!
에잉~ 바보! 같던 사랑.
skagns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저는 겨울에는 별다른 추억이 없네요.
여름이 더 많았던 거 같아요. ^^
잘 보고 갑니다. 즐거운 저녁 되시구요~!
Rophy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ㅎㅎ 가슴 먹먹한 추억이요, 참 많았는데.. 새로운 사랑, 그리고 또다른 새로운 사랑을 겪으면서 과거의 기억은 모두 지우려고 애썼죠. 상당부분 ..기억 못하는 부분이 많은데, 역설적이게도 지금은, 그 아름다운 추억을 떠올리기도 힘들고, 그런 낭만스런 기억조차 남자친구에게 말하지도 못한다는 사실에(맘 상할까봐..) 가슴이 먹먹하네요..
rinda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영화 같은 이야기네요.
그래서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 더욱 추억으로 자리잡았을 것 같아요.
아, 저도 라라윈님 트윗 팔로우할게요~ 이제 시작해서 아직은 썰렁합니다 ㅎㅎㅎ
PinkWink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여자친구와 눈을 맞이해본 기억이 별로 없어요...ㅜ,ㅜ
희한하게 크리스마스 직전에 헤어진 경우가 많아서...ㅜ.ㅜ
방실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저는 중년의여자인데 이제와서 이런말 하는건 쑥스럽지만 40이 넘은 나이에 첫사랑 같은 사랑을 했습니다 지금은 헤어졌지만 3년이 지난 지금도 보고싶어 지고 그립습니다.참고로 저도 혼자였고 그사람도 혼자였어요.조그만 오해로 헤어지게 되어....그땐 몰랐습니다.헤어진후의 그리움을 마음이 저리고 아픈걸 ..오늘처럼 비가 오는날이면 보고싶어지네요?추억도 그사람의 선물일까요
빵긋소녀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어긋났기에 더 한없이 안타깝고, 먹먹해지지 않을까 싶네요..^ ^ 요즘은 너무나 빠르게 만나고 헤어지는 세태라.좀 안타까움이..
으으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있지요. 최근에.
아픈이별..ㅠㅠ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얼마전에 끝났죠.. 여중여고를 나온 탓에.. 진정한 사랑 한 번 못해보고 그저 공부와 선생님밖에 몰랐던 저에게 대학교 입학전에 알게 된 그사람...
한달이 조금 넘는 썸씽기간 끝에 그 아이의 고백을 받았고, 저희는 애틋한 사랑을 했습니다. 그 친구도 절 처음 사귀는 거구요, 저도 물론 처음 사귀는 거구요..
장거리, 바쁜 학과생활, 그 아이의 임원활동, 저의 교회 교사-싱어-예배 에 이르는 눈코뜰새 없이 바쁜 일상들이 지나갔지만..
그렇게 2주에 한 번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그렇게 애틋하게 서로를 그리워했습니다.. 하지만 몸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 멀어지는 것일까요..
5월 중반이 넘어서 연락이 뜸해진 그아이..
전 기다리고 기다렸습니다.. 그저 그 아이의 임원활동덕에 바쁜것일거라..
그래서 5월이 끝나면 청계천도 가고, 영화도 보고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죠..
뜻밖의 대답이었습니다.. 이제 절 좋아하는지 조차 모르겠다고요..
그래도 전 몸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 멀어지는거라 설득하며 조만간 한 번 보자고 했습니다. 그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저희는 만났는데..뜻밖에 이제는 제가 친구로 밖에 안 느껴진다며 이별을 통보하더군요..전 받아들일 수가 없었어요... 지금도 그 아이가 달려올 것만 같은데.. 제 모든것보다 사랑한 그 아이가 왜 제 곁을 떠나야만 하는지..
지금도 미칠 듯이 그립습니다.. 눈을 뜨면 그 아이 생각에 그립고 아직도 문자메시지 함은 그 아이와의 추억으로 얼룩져있는데..
시간이 약이 되겠죠...
그래도 바보같았지만 사랑할 수 있어서 행복했던것 같습니다..이별은 너무 아프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