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자니 죽는다는 남자, 여자는 뭘 느낄까?

라라윈의 연애질에 관한 고찰: 헤어지자고 하니 남자가 죽는다고 하면, 여자심리는?

참 잘 어울렸던 커플 하나가 헤어졌습니다. 보는 사람도 안타까웠지만, 당사자들은 더 했을 겁니다. 그래서 남자는 죽겠다고 했다고 합니다.
"아, 목숨을 건 사랑, 아름다워라!" 하면서 이 목숨 건 사랑에 감동을 느끼면 좋게느데, 안타깝게도 이제는 '니 남자친구도 그랬구나..' 하는 덤덤한 느낌입니다. 여자친구가 헤어지자고 했더니 죽겠다고 했다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여자친구가 헤어지자고 했을 때 남자가 죽는다고 하면, 여자는 뭘 느낄까요...?


1. 감동


헤어지자고 했더니, "어, 그래." 한 뒤에 연락 한 번 없으면 그것도 화가 납니다.
그렇게 하면 "너한테는 내가 그런 정도 밖에 안 되었냐"며 자기 분을 삭이지 못해 성질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헤어지자고 하니, 내가 없으면 죽어버리겠다는 남자는 감동적입니다. 그 남자에게는 내가 목숨같은 존재였다는 생각에 눈물이 흐르며, 괜한 소리를 한 것 같아 미안해집니다. 어지간한 이유 아니면, 다시 만나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나, 이렇게 해서 다시 사귀게 되면 단점도 있습니다.
헤어지느니 이별을 택하겠다는 '죽어도 못 보낸다'는 남자의 말을 듣고 나면, 그 뒤에는 여자가 오만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시 사귀어도 남자에 대한 기대치가 그만큼 높아집니다. 죽을만큼 사랑한다면 이 것 밖에 못하냐는.... ㅡㅡ;;;
자신을 죽을만큼 사랑한다는 남자에게 고마워서 더 잘 해주는 경우도 있겠지만, 기대치 때문에 남자는 헤어지지 않아도 피곤해서 죽을지도 모릅니다.



2. 실망


감동과 동시에 밀려오는 것이 실망감입니다.
고맙기도 하면서도 일을 해결(?) 하려고 드는 것이 아니라, 자기목숨을 너무 가벼이 여기면서 쉽게 던져버리는 약한 모습에 실망스러운 것 입니다. 죽을만큼 사랑한다는 뜻은 알겠지만, 그런 식으로 일을 해결하려고 드는 태도가 답답스럽습니다. 헤어지자는 결정을 내리기까지 여자가 어땠을 지 따위는 생각없이, 마지막까지 이기적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무엇보다도 죽겠다고 전화는 자꾸 하지만, 실제로 죽을 용기를 내는 남자는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은 어딘지 모를 곳에서 전화를 해서 지금 죽을거라고 예고만 할 뿐 입니다. 
"나 지금 바다로 뛰어들거야. 니가 없으면 살 필요가 없어."라고 전화했다는 남자. (위치 확인불가)
"아파트 옥상이야. 다시 물어볼게, 대답해줘. 니 대답따라 바로 뛰어내릴거야." 라고 전화했다는 남자. (역시 옥상인지 방인지 확인불가)
가 대부분입니다. 여자도 남자의 그 전화가 뻥일 가능성이 아주 아주 높다는 사실을 압니다. 평소 자기자신만 너무 소중히 여기던  이기적인 남자에게 질려 헤어지는 경우에는 '제 몸을 그렇게 아끼는 놈이 죽을리 없지..' 또는  '지 방에서 생쏘를 하는 군..' 하는 추론이나 '술 처먹고 난리를 치는군..' 하는 등의 쇼로 여기기도 합니다. 목숨 걸만큼 그렇게 소중했으면 그동안은 왜 그렇게 잘못한 것인지도 궁금해집니다. 죽겠다는 소리도 평소 행동을 보며 믿음이 갈 만할 때 감동적이 되는 것 같습니다.



3. 무서움


죽는다는 이야기와 함께 액션까지 시도하는 분이 있습니다. 정말 여자친구가 보는 앞에서 차로로 뛰어들고 자해를 해서 빈말이 아님을 몸으로 증명합니다.  헤어지자고 했다고 해서 남자에 대한 애정이 병아리 눈물만큼도 안 남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토록 사랑했던 남자가 자해하려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아파서 말립니다. 그리고 헤어지자는 말도 취소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여자는 무섭습니다.
수상한 삼형제에서 엄청난을 죽도록 사랑해서 괴롭게 하는 전남편처럼 광끼를 느낍니다. 이 남자가 지금은 헤어지자고 하니까 자기가 죽겠다고 하지만, 다음에는 나를 죽이려고 드는 것은 아닐까? 동반자살을 시도하자고 덤비는 것은 아닐까? 하는 공포가 엄습하고, 이 남자와 헤어지려면 어떻게 해야 될지 더 머리를 굴리게 됩니다.



결국 목숨을 건 감동적인 엔딩은, 감동보다는 씁쓰름한 감정을 더 많이 유발하는 것 같습니다.
남자친구 마음을 돌리겠다며, "이럴거면 헤어져."라고 했다가 정말 남자가 헤어져버리면 여자는 더 이상 쓸 카드가 없듯이, "헤어질거면 죽겠다."라고 했을 때 여자가 "죽어.죽을 용기도 없으면서." 라고 해버리면 더 이상 쓸 카드가 없습니다. 그렇게 냉정히 죽으라고 안해도 첫 번째에 죽는다는 카드까지 꺼내버리면 그 뒤는 감당이 안 됩니다.
여자친구를 정말 사랑해서 잡고 싶은 마음은 이해가 되지만, 다른 방향에서 접근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헤어지자고 말하는 사람들은 헤어질거면서도 상대방이 아파하기를 바라는 못된 마음도 있습니다. 헤어지고 나는 너를 정리할 것이지만, 너는 나보다 오래 나를 생각해 줬으면 하는 못된 욕심입니다. 사랑했는데 상대는 나를 한 순간에 잊어버린다면 그동안 자신의 존재가치가 사그러드는 것 같아 비참해집니다. 그런 사람에게 "너 없으면 죽는다"는 말은 무섭기보다 바라던 말일 수 있습니다. 오히려 "너 없어도 나는 내일부터 너 따위는 기억도 안 하고 잘 살거다."라는 말이 더 섬뜩합니다.
정말 죽을것이라도, 직접 전화해서 죽을거라고 말을 하지는 않는 것이 낫습니다. 자기가 전화해서 죽을거라고 하면, "지금 내 몸이 타고 있다."라는 전화에 "아직 입은 안 탔냐?"라는 개그처럼 값어치가 떨어집니다. 주변사람을 통해 간접적으로 여자에게 흘러들어가게 하는 편이 훨씬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주변 가족이나 친구가 나서서 남자가 죽으려고 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는 것이, 지금 아파트 옥상이라며 대답하라고 하는 것보다 더 가슴 짠할 수 있습니다....
사랑할 때 목숨거는 건 좋지만, 헤어질 때 목숨걸진 마시길....



+자매품:  왜 요즘은 목숨 건 사랑을 하지 못하는 걸까?
            - 헤어지고나서 가장 힘든 순간

©서른 살의 철학자, 여자(lalawin.com) 글을 퍼가지 마시고 공유를 해주세요.
불펌 적발 시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