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윈 연애질에 관한 고찰 : 변호사 의사되면 연애는 개꿀? 연애효능감 없으면 꽝
의사가 된다거나 교수에 임용된다거나, 대기업에 취직한다거나 하면 갑자기 좋은 소개팅이 줄을 잇습니다. 그런다고 알려져 있었지요. 그러나 현실을 보니, 의사가 되거나 변호사가 된다고 연애가 절로 되는 건 아니었습니다.
변호사는 되었지만...
변호사가 되고도 솔로로 있자, 아는 선배가 예쁘고 스펙 좋은 여자를 소개 해 준다고 했답니다. 그런데 변호사가 된 이 남자의 반응은
"좀 덜 예쁘게 나온 사진은 없어요? 너무 예쁜데..."
였다고.....
혹시 사진이 너무 예쁘게 나와서 사진발을 의심하는 건가 싶어 다른 사진을 보여주셨다는데, 못 나온 사진을 봐도 자신이 만나기에는 상대방의 외모가 너무 좋아서 부담된다고 거절했다고 합니다.
그래도 만나나 보라고 선배가 권하셨으나, 여자가 너무 예뻐서 그런 여자가 자길 좋아할 리 없기 때문에 만나지도 못했다고 합니다. 지금껏 여자가 자신을 좋아한 적이 없기 때문에, 변호사가 되었다고 해서 좋아할거라는 자신이 눈꼽만큼도 없었나 봅니다.
속사정을 좀 더 들어보니, 변호사가 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다 보니 그 사이 나이는 먹었고, 로스쿨 다니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빚이 늘어 당장은 돈이 없는 상태이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변호사가 되었다고 해서 갑자기 키가 커지거나 잘 생겨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없었다고 합니다.
의사는 되었지만...
의사를 소개 받은 친구에게도 비슷한 슬픈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의사가 되어 자리까지 잡은 분을 소개 받았는데, 연애를 해 본 적이 한 번도 없는 모쏠이었다고 합니다. 인턴 레지던스 시절과 초년병(?) 시절에는 병원에서 너무 바빠서 여자를 만날 시간이 없었고, 그 뒤로는 기회도 없고, 어쩌다 보니 시간이 흘렀던 겁니다.
말로는 의사만 되면 여자가 줄을 선다고 하지만, 소개팅 자리가 마구 들어오는 것도 아니었고, 자주 이야기하는 여자라고는 간호사 샘들에게 지시 내리는 것이 전부였다고 합니다.
그런 상황이다 보니, 소개팅에 나온 이 의사샘은 한없이 의기소침했다고 합니다. 먼저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몰라 패닉 상태였고, 결국 이야기를 꺼낸 것이 환자 치료하다 힘든 이야기, 의사의 어려움, 최근 나온 치료방법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다행히 그 자리에 나간 친구가 굉장히 리액션이 좋은 사람이긴 했으나, 상대방이 너무 우울하고 의기소침하니 분위기를 띄우며 잘 들어주는 것이 너무 피곤해서 다시 만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드라마에서는 의사만 되면 로맨스가 꽃피던데... 현실은..... ㅠㅠㅠㅠ
문제는 연애효능감
변호사 솔로와 의사 솔로 이야기를 듣는데, 묘하게 어디서 많이 들은 듯한 기시감이 느껴졌습니다.
네, 대학갈 때 들었던 이야기와 똑같습니다. 고등학생 때, 좋은 대학만 가면 애인 후보가 줄 설거라고 했거든요. 과격한 선생님들은 네가 어느 대학에 가느냐에 따라 애인 등급도 바뀐다며 내신 등급과 수능 등급 올리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요는 대학만 가면 다 생긴다는 것이었는데...
이젠 우리 모두가 진실을 알지요.
안.생.겨.요.
대학 간다고 애인 생기는 게 절대 아닙니다. 대학 순위가 상위에 있건 하위에 있건, 안 생기는 것은 똑같아요. 대학을 안 가도 생길 사람은 다 생기고, 대학을 가도 안 생길 사람은 안 생깁니다.
고등학교 때도 속아 놓고, 변호사, 의사 준비하며 그 거짓말에 또 속았던 겁니다.
변호사만 되면 애인 후보들이 줄을 선다.
의사만 되면 만날 수 있는 사람 등급이 바뀐다.
이런 이야기들이요. 하지만, 안.생.겨.요.
연애에 대한 자신감이 하루 아침에 생겨나질 않기 때문입니다. 조금 더 정확히 보면, 자신감이 아니라 자기 효능감 입니다.
자기효능감은 자신이 어떤 일을 잘 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입니다. '난 요리를 잘해' '내가 이런거 하나는 잘 하지' 같은 것인데, 실제로 잘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자신이 잘 할 수 있다고 믿으면 자기효능감이 높은 것 입니다. 반대로 '내가 되겠어?' '난 못 할거 같은데..' 라고 하면 자기효능감이 낮은 것 입니다.
자기효능감은 전반적인 것들에 대해 난 뭐든 잘 한다고 믿거나 못 한다고 믿는 일반적 자기효능감이 있고, 특정 영역에 대해서 잘 할 수 있다거나 없다고 믿는 영역 자기효능감이 있는데, 연애효능감은 특정 영역의 효능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이 의사이고 변호사이고 관계없이 연애를 잘 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안 드는 것은 연애효능감이 낮은 것 입니다.
그렇다면 연애 효능감을 높이면 되는데, 이 부분이 아주 골때립니다. 효능감은 작은 성공을 통해서 높아지거든요. 달리 말하면, 연애효능감이 낮은 사람은 애초에 연애에서 뭔가 되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연애효능감이 바닥인데, 연애에서 뭔가 되지 않으면 높이기도 힘들다니... 괴로운 일 입니다.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기승전광고처럼 끼워 넣자면 제가 <본의아니게 연애공백기>라는 연애효능감을 높이는 연애심리책을 썼어요.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어보셔요.)
책의 내용을 다 이야기할 수는 없으니, 간략히 정리하면 생각을 바꾸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난 못해'가 아니라 '난 배운 적이 없어'라는 편이 조금은 낫습니다.
"난 박치다" "난 몸치다"라고 해 버리면 평생 몸치 박치로 살다 죽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러나 '난 박자 맞추는 것을 배워 본 적이 없다, 나도 배우면 지금보다 나아질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덜 의기소침해집니다. 연애를 책으로 배우더라도, 이성에 대한 이해가 조금 늘어나면, 진짜로 이성이 그런지 확인해 보고 싶기도 하고, 이성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 줄어듭니다.
변호사건 의사건 직업이 문제가 아니라, 누구에게나 처음 연애는 낯설고 어려운 것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는 것도 연애효능감을 높이는데 조금은 도움이 됩니다. 여자나 남자나 낯선 사람을 처음 만나면 할 말이 없고 어색하고 불편합니다. 서로 긴장하고요. 첫 날 분위기 좋았다고 해도 무슨 이야기 했는지 기억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긴장해서 무슨 이야기 했는지 기억도 안 나는 거죠. 연애를 해 봤다고 해도, 지금 소개팅은 또 처음이니까요. '날 좋아할 리 없어' 보다 '나만 긴장되냐, 상대도 똑같지'라고 되뇌이는 편이 좀 더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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