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윈의 연애질에 관한 고찰: 궁합은 이별로 가는 지름길
사랑을 할 때면, 상대방 마음이 너무나 궁금하고, 앞으로 우리 사이는 어떨지 골 백번도 더 상상해 보게 됩니다. 혼자서 핑크빛 미래를 꿈꾸며 좋아하다가도, 그 사람과 관계가 나빠질까봐 불안해지기도 합니다. 그럴때면 평소에는 심리테스트나 혈액형, 별자리에 관심도 없다가도, 그 사람 별자리, 혈액형의 특징, 나와의 궁합 등 별걸 다 봅니다. 알 수 없는 남녀사이를 조금이라도 더 확실히 알고 싶은 마음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그래서 원래는 점같은거 안보는 사람도 점을 보고, 원래는 궁합 같은거 안 보던 사람도 궁합도 보기도 합니다. 그러나 불안한 미래를 점쳐보려고 보는 궁합은, 연인사이를 더 불안하게 만듭니다. ㅡㅡ;;
#1 결혼하면 남자가 죽어
남자도 여자도 기독교인이었고, 원래는 점과 거리가 먼 커플이었습니다. 둘이 너무나 사랑했고 결혼하려고 하니까 본인들과 부모님들은 가만있는데, 주변 친척이 둘의 궁합을 봤습니다. 그랬더니 그 둘이 결혼을 하게 되면, "남자가 죽거나 장애자가 된다"는 풀이가 나와버린 겁니다.
그 이야기를 듣자 남자는 상관이 없다고 하는데, 여자는 자기로 인해 그토록 사랑하는 남자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봐 도저히 결혼을 할 수가 없더랍니다. 그 남자가 죽을 수도 있다는 말에, 그 남자가 없는 세상이 끔찍하게 느껴졌다고 합니다. 결국 그 둘은 결혼을 못했고 각기 다른 사람과 결혼을 했고 자녀도 낳아 키우고 있습니다.
다른 이유도 아니라 너무 사랑하는데 결혼하면 남자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궁합때문에 결혼을 못한 것이다 보니 다른 사람과 결혼을 했어도 여전히 서로를 그리워하고,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에 더 아쉬워 합니다. 차라리 결혼 준비 과정에서 싸우다 질려서, 오래 만나보니 지겨워져서 헤어졌다면 그렇게까지 안타까워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데, 궁합때문에 결혼을 못하게 되니 두고두고 한이 되나 봅니다.
#2 천생연분인데.....
꽤 오래 잘 사귀던 커플인데, 주위에 사주를 공부하시는 분이 선뜻 궁합을 봐 주셨나 봅니다. 일부러 본 것이 아니라, 옆에 있으니 "너희는 이럴거다." 하면서 먼저 궁합을 풀어놓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결과는 "너희 둘은 천생연분이다. 헤어지지도 않을거다." 라는 아주 좋은 궁합이 나왔는데, 그 뒤가 문제였습니다. "남자도 여자도 돈 복이 많아서 대성할거야. 여자애는 재물운이 아주 좋아서 수중에 돈 떨어지는 날이 없을거야. 그리고 남자는 수완이 아주 좋아. 사업가로 대성할거야. 남자가 수완이 좋고 남을 잘 이용하기 때문에, 여자가 말 다툼 한 번을 해도 이기지를 못해. 아마 평생 남자한테 쥐어 살거야."
남자친구가 자신을 늘 이겨먹을거라는 이야기는 조금 찜찜했지만, 그래도 천생연분이고 둘 다 대성한다는 이야기에 행복했는데, 문제는 둘 사이에 트러블이 있을 때마다 그 말이 떠올랐다고 합니다. 예전같으면 먼저 사과하고 끝낼일도 궁합 이야기를 듣고 난 뒤에는, 남자친구 수완때문에 자신이 잘못하지도 않은 일도 미안하다고 하고 끝내게 되나 싶어 그러기가 싫어졌다고 합니다. 그런 이유때문만은 아니겠지만, 헤어지지도 않는다는 천생연분이라는 그들은 헤어졌습니다. ㅡㅡ;
#3 그 남자는 니 남자가 아니야.
이성에게 별 관심이 없던 친구가 26년만에 운명적인 사람을 만났었습니다. 처음으로 이상형을 만나고 보니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잘 안될까봐 불안해서, 어떻게든 잘 되고 싶은 마음에 애가 탔는지, 궁합을 봤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그 남자는 너무 바뻐. 지금 누구를 만날 상황이 아니야. 그리고 여자가 있어. 만나면 만나는 지겠지만, 니 남자는 아니야." 라는 점괘가 나왔나 봅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친구는 좌절했고, 그 남자가 다른 여자친구가 없다고 아무리 확실히 밝혀도 의심하고, 무슨 일만 생기면 인연이 아니어서 그렇다고 하더니 결국은 처음으로 좋아한 사람을 놓쳤습니다.
이런 사연을 들으면, "그러게 궁합같은 것을 왜 봐?" 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궁합때문에 헤어지는 사연의 주인공들 대부분이 "원래는 궁합같은 거 안보는 사람"인 경우가 더 많습니다. 주변사람이 대신 궁합을 봐 온다거나, 우연찮게 보게 된다거나 하는 식으로, 일부러 볼려고 한 것이 아니라 어쩌다 보니 궁합을 보게 된 경우입니다. 그래서 궁합의 결과를 '원래 안보는데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정말 인연이 아닌걸까.. 우리 운명은 이게 아닌가봐..' 하는 확대해석을 하게 되나 봅니다.
또한, 원래 점은 100가지 좋은 소리가 나와도 한 가지 나쁜 말이 마음에 걸립니다.
예를 들어, "올해는 운이 팡팡 트이겠어. 아주 손대는 일마다 잘 되고, 돈이 굴러 들어오겠구만.. 그런데 집안에 아픈 사람이 생길지도 모르겠구만." 하면, 앞의 좋은 결과에 기분이 두둥실 날아오르다가도 누군가 아플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에 가족 걱정이 되고, 식구 중의 누군가가 몸이 좀 안좋다고만 해도 불길해 집니다. 마찬가지로 궁합도 다 좋다고 나와도 뭐 하나라도 안 좋다는 단서조항이 나오면 껄쩍찌근해지면서, 모기 소리가 윙윙대는데 모기를 잡지 못해서 찜찜한 마음으로 잠드는 것처럼 신경쓰입니다.
직접적으로 사람에게 듣는 궁합 뿐 아니라, 재미로 보는 궁합도 비슷합니다.
사랑하는 사람때문에 마음이 불안할 때, 궁합에서 "정말 잘 어울리는 한쌍" "코드가 잘 맞는 커플." "천생연분" 이런 단어 하나 나오면 큰 위안이 됩니다. 하지만 좋은 결과에 위안이 되는 만큼, "얼마 못가 헤어질 듯." "이 궁합은 만나도 얼마 못감." "잘 안 맞는 커플" "커플지수 20" 이런 말 한 마디라도 나오면 급 우울해지면서 불안한 마음에 우울함과 걱정까지 던져줍니다.
결국 궁합은 사랑의 도우미이기보다는 이별로 가는 도우미가 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천생연분이라고 나오는 커플은 몇 안되고, 천생연분이라고 나와도 찜찜한 말 한 구절이라도 끼어있으면 껄적지근해지는 것이 궁합이라 손해보는 짓을 하는 것 일수도 있습니다. 재미삼아 보고 결과는 개의치 않으신다면 모르겠지만, 안 좋은 말을 들으면 마음에 남는 분들이라면 궁합은 멀리하시는 것이 연애에 도움이 될 듯 합니다.
그리고 어쩌다 보니 보게 되었는데 찜찜한 결과가 나왔다고 해도 걱정하실 것은 없습니다.
궁합에서 절대 안 맞는 커플이라고 해도 잘 사귀고 있는 사람들도 정말 많습니다. 절대 안 이루어 진다는 별자리의 조합이나, 상극이라는 띠의 조합, 안 맞는다는 혈액형 조합인 커플이 더 천생연분처럼 알콩달콩 잘 사는 경우도 많이 보셨을 겁니다.
궁합은 궁합일 뿐, 자신의 사랑은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이지, 다른 누군가의 말대로 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
불펌 적발 시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Deborah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참고로 전 궁합을 보지 않고 믿지도 않는 쪽입니다. 서로 마음을 맞쳐 살아가는 것이 우리네 세상살이가 아닐까요?
라이너스™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재미있네요^^
저도 관련포스팅을 저장만 해뒀는데...
너무 잘 풀어주셔서 여전히 저장속으로.ㄷㄷ;
좋은 글 잘봤습니다.
벌써 토요일이네요.
즐거운 주말되세요^^
Bluewin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궁합이나 사주 이런건 '미신이다' 라고 치부 할 수도 없는 분야인것 같습니다.
너무 맹신하는건 당연히 금물이지만 말이죠 ^^
사족이지만 궁합, 사주 등은 풀어내는 공식은 정해져 있기에 어디서 보든 동일 하지만 이것을 가지고 해석(?)하여 이야기 해주는 사람의 역량에 따라 결과나 내용이 다를 수 있답니다.
둥이 아빠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그러게 말입니다...
하지만 아이큐가 낮아도 스스로 노력하는 사람한테는
좋은 기회가 오겠죠?
뻥순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아근데 전 궁합을 보고나서 더 잘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더들었어요 ^^
타로를 봤는데 미래에 남친이 다른 여자를 소개받을지도 모른다고 그러더군녀
남친 꽉 잡으라고 그래서 ㅋㅋ
꽉 잡으려구요 ㅋㅋㅋ
사주도 봣었는데 뭐 천생연분 ㅡㅡ;
솔직히 재미로 본건데 기분만 좋았져 ㅋ
정말 궁합은 보면 안되는것같아요~~~
재미로 본다고 해도 말하나하나 신경이 쓰이거든요 ㅋ
Hoya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결혼하면 남자가 죽어..란 점꽤를 참 많이 봤었지만, 죽는건 한 번도 본적이 없네여^^
한량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와이프가 지금에 와서야 궁합을 보자고 합니다
도대체 왜보는건데.. 안 맞으면 이혼하게라고 했더니.. 그냥 재미로..
그러더군요.. 진짜 아니면 감정만 상할까봐.. 절대 안봅니다.ㅋㅋ
줌마띠~!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저도 점을 좋아하고..보는것 또한 좋아하는 편인데요..역쉬~ 통계학인거지 절대적인거는 아닌거 같아요~.
단... 태어나면서부터 한사람의 어느 정도의 크기는 정해지는건 맞는거 같아요~
컬러링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정말 점보시는 분들께 말하고 싶어요
점: 결혼하면 남자가 죽어!
나: 사람은 다 죽어요..말해봐요 대충 언제쯤 죽는지 말해봐요
점: 아.. 그.. 알수 없지.. 하지만 점괘가 그래..
나: 그러니까 얼추 한 5년단위로 말해봐요
점: 50~55 사이쯤?
나: 그럼 각서 하나 써요 그때 나 않죽으면 한 5억쯤 내놔요 죽으면 내 재산 줄테니
흠..
궁합따위에 흔들린다면 그냥 지금 헤어 지는게 났다고 보기는 합니다만.. 흠흠..
하지만 전 점, 궁합, 타로 등등 의외로 좋아 합니다
잼있거든요^^:
아직 악담은 들은적 없지만 악담 들으면 위에 말처럼 해보고 싶습니다 ㅎㅎ
PinkWink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예전 여자친구가 생각나는군요...
맞다 안맞다를 따지지말고.. 서로 노력했더라면 참 좋았을텐데....ㅜ.ㅜ
요즘 많이 바빴어요^^
오랜만에 들렀습니다^^
쿠키닷컴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예전 여자친구가 이런걸 너무 좋아해서 초반에 본적이 있는데
얼른 결혼해라고 할 정도로 너무 좋은 궁합이라고 했었는데
역시 궁합이 전부는 아닌것 같습니다.. 후~
a87Blook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진짜로 그런듯...
저도 군시절에 역술인 후임이 하나 있어서... 한번 봐봤는데...
"야 고참이거 다 떠나서 내가 너한테 그냥 물어보는거니까 한번 해봐"
"예"
다 좋은데 한가지가 않좋다고 하더군요....
결혼을 4번할꺼라는 재수없는소리 .... 근대 딴건 다 좋았어요...
진짜 100가지의 좋은말보다는 한가지의 씁쓸한 말이 더 거슬리는 듯 합니다 ㅠㅠ
바람처럼~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진짜 애초에 안 보는게 젤 좋을거 같아요~
WikedKid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그죠...안보는게 낫겠죠..?ㅠㅠ
그래도 왠지 혈액형 궁합 같은거 신경쓰이고....
정말 좋아하는데ㅠㅠ
키키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네. 공감입니다.
제 친구는 궁합 안좋게 나왔는데도 결혼 7년차인 지금도 신랑없음 못살 정도로 행복하게 살아요~
결혼한 친구들 중에 그 애가 제일 부러울 정도예요.
근데도 누구를 소개로 만났다고만 하면 다짜고짜 생년월일부터 알아오라고 하는 가족들 때문에 한숨나와요. 휴...
음,,,궁합은 참고로 보는것이 좋습니다.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부모님께서 지금 심각하게 사이가 좋지 않은데
이혼도 못하고 억지로 같이 살고 있고
자식중 한명은 약 없이는 정상적인 생활이 힘들어 정신과에 다니는둥...
너무 문제가 많더군요, 독학으로 알아 봤더니 부모님 궁합에 자미원진이 있더군요. 원진중에 가장 나쁜것이 자미원진이라죠...
저희집 상황은 머...아주 나쁘죠.;;
저는 그래서 누굴만날때 궁합을꼭 봅니다. 본인들만 안좋으면 좋을텐데 자식까지 나쁜영향을 미치니.
저로선 궁합이 왠만큼 좋지않으면 아예 결혼하지 못할것 같네요.
얼마전에 외삼촌이 사과하더랍니다. 미안하다고...소개시켜준 분 이거든요...
버드나무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흠.. 그런데 꼭 보게 되더라고요..
솔직녀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궁합은 자식의 상대를 맘에 들어하지 않는 부모들이 트집잡기 위해 보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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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댓글입니다
ㅁㄴㅇ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유사과학 따위도 못 된다고 생각하지만..
성향을 떠나서 머릿속에 남게 되는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