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윈 결혼에 관한 고찰 : 남자 월급 500만원 안되면 결혼 못한다?
TV에서 '결혼할 남자가 어느 정도 벌면 좋겠어요?' '결혼할 남자 재력이 어느 정도 되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같은 질문을 패널이나 방청객 여자에게 하면, 심심찮게 "남자 월급이 '최소' 500만원은 되어야 한다", "연봉 1억 정도 되면 좋겠다"는 여자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쌍욕을 쳐먹죠.
남녀의 문제를 넘어, 직장인들 입장에서 월 500, 연봉 1억이 뉘 집 애 이름인줄 아나 싶어 울컥합니다. 500이 뉘집 애 이름이냐고 울컥하다가, 흥분을 가라앉히고 분석을 해보니 결혼적령기의 몇몇 여자들이 경제개념은 개나 줘버린 소리를 팩팩 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근본적인 이유 - 자취 경험이 없기 때문
우리나라의 연애나 결혼의 비정상적인 문제 중 아주 큰 원인 하나가 자취 경험이 없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자취를 해보거나 자기 차를 몰아보면 큰 차가 뭐가 문제인지, 큰 집이 어떤 애로사항이 있는지 압니다.
차 구입할때, 경차나 준중형차, 중형차, 대형차 차 가격이 어마무시한 차이가 나는 건 아닙니다. 4~500만원 더주면 좀 더 큰 차 살 수 있기에, 어차피 할부로 사는거라면 좀 더 큰 차를 지르는게 어렵진 않습니다. 중고로 구입하면 더더욱 차 가격 차이는 적습니다.
차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큰 걸 사서 유지할 수 있느냐가 문제인 겁니다.
외제차? 누구나 살 수 있습니다. 국산차 새차로 살 가격이면 여자 꼬시기 좋은 간지나는 외제차 중고로 살 수 있어요. 문제는 유지비죠. 수리비는 어떻게 감당할 것이며, 연비나 세금은 어찌 감당하나요.
집도 마찬가지 입니다. 거거익선이라며 집은 무조건 클수록 좋다고 합니다. 맞는 말이긴 합니다. 크면 좋죠. 혼자 살아도 5평보다 15평이 좋고, 15평보다 30평이 좋으며, 클수록 좋습니다.
대신 냉난방비도 따따블, 관리비도 평수만큼 많이 붙는다는 것도 기억해야 됩니다.
어떤 분은 혼자서 30평 아파트 사는데 딱 좋다고 하십니다. 딱 좋을 수 있죠. 15평 빌라 사는 것보다야 좋은 점이 많겠죠. 그러나 관리비는요? 공과금은요?
둘 다 빚이 없다고 가정해도 넓은 집에 사는 사람이 유지비로 돈을 더 쓸 수 밖에 없습니다. 만약 빚으로 구입한 경우 금융비용도 나가죠. 15평짜리와 30평짜리는 가격이 다르고, 빚도 그만큼 많고 이자도 그만큼 더 나갑니다.
그러나 결혼할 때까지 자취해 본 적이 없는 경우, 관리비와 유지비에 대한 개념이 희박했습니다. 자기가 낸 적이 없으니까요.
코딱지만한 집에서 발 시려워서 수면양말 신고 집에서도 패딩 입고 지냈어도 도시가스 요금 20만원씩 나온다는 것을 모릅니다. 20만원 내지 뭐. 이럴 수도 있죠. 그러나 생활비, 고정비용의 무서움은 한 가지가 아니라는 점 입니다. 전기, 가스, 수도, 관리비가 나가는데 하나 20만원이야 어찌 감당하더라도 나머지까지 많이 나오면 금세 관리비가 꽤 나옵니다.
한 마디로 무조건 큰 차, 큰 집을 선호하는 것은 자신이 생계를 꾸려본 적이 없기 때문일 가능성이 매우매우 높습니다.
연봉 & 실수령액 개념이 없기 때문
월급, 연봉에 대한 발언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흔히 설문 같은 것의 마지막에 "귀댁의 소득은?" 같은 것이 있습니다. 그러면 자신의 아빠 엄마가 얼마 버시는지 모르는 사람이 수두룩 합니다. "어? 나 아빠 연봉 모르는데." 이러면 옆 사람이 "직장인들 보통 4~500 벌지 않아? 그냥 500이라고 체크 해." 이런 식입니다.
자기 부모님이 정확히 얼마를 버시는지, 실수령액이 얼마인지 아는 자녀들이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부모님 연봉, 월급 뿐 아니라 그냥 연봉에 대한 개념이 없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직장생활 안 해봤거나, 학생들의 경우, 연봉이 1억이어도 한 달 월급이 1천만원이 안 넘는다는 단순한 산수 조차도 모르는 사람이 많아요. 1억을 단순히 12로 나눠도 천만원이 안 되고, 더욱이 세금 제하고 실수령액 따져보면 연봉 1억이어도 월급 실수령액이 670만원 정도 밖에(?) 안 된다는 걸 모릅니다.
학생이고, 사회생활 겸험이 적은 사람만 이런 것이 아닙니다.
사측 협상에 유리하게끔 연봉은 비밀이기 때문에, 남의 소득을 잘 모릅니다. 신문에서 '직장인 50%는 소득이 200도 안 넘어' 같은 것이 소개되면 어머 그렇구나... 이랬다가, 또 다른 신문에서 '한국 평균 소득 370만원' 이렇게 나오면 또 '어머 그렇구나' 이럴 뿐이죠.
그러다 보니 TV에서 월 500 이런거 나오면 그냥 잘 모르겠어서 별 생각없이 "500이요" 이러는거고, 연봉 1억 1억 거릴때면 그냥 "1억?" 이러는 겁니다. 정말로 뭘 잘 몰라서 그러는 경우가 너무너무너무 많아요.
오히려 진짜 무서워해야 되는 남자 여자는 내가 400버니까 배우자 최저 월급은 실수령액 200은 되어야 30평형 아파트 유지관리하고 중형차 한 대 몰 수 있고, 5년간 맞벌이해서 어느 정도 빚 쳐내고 임신해서 육아휴직 1년하고, 이런식의 구체성을 띄는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음.... 남자 월급 500? 음.... 1억?
이러면 저런 미친 썅.... 이러지 마시고, 아... 순수하시구나.... 경제권은 내가 가지면 되겠다... 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남자 월급 500 이상, 연봉 1억을 바라는 여자를 만났다면?
'남자 월급이 500은 넘어야 한다, 연봉 1억 정도면 좋겠다'는 여자를 무조건 걸러 버리면, 단지 월급에 대한 경제관념이 없을 뿐인 좋은 사람을 놓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그런 분들을 만나면 두 가지를 기억하세요. 첫째, 경제개념 없는 여자 대신 한국 교육을 욕하세요.
무조건
좋은 대학 나와 좋은 회사 취업하라고 채찍질만 했지, 네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최소 금액이 얼마인지 어디에 가치를 두고 살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라고 하지 않았잖아요. 그냥 좋은 회사 취직해서 돈 많이 벌면 다 된다고 했죠. 그리고 그 사람들은
착하게 그 말을 따랐을 뿐 일수도 있습니다.
둘째, 처음부터 경제 상황을 공개하며 이해해 달라고 하지 마세요.
월급이 500이 안 된다거나, 연봉이 되게 작은데 괜찮겠냐는 등의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좋아지면 남자 월급이 100만원이든, 200만원이든 큰 문제가 안 되기도 합니다. 심지어 돈을 못 벌고 공부해도 뒷바라지 해 줄 마음까지 생깁니다. 단, '좋아지면'요.
친구들끼리 이야기할 때는 그냥 월 500은 넘어야 되고, 연봉 1억 정도 되야한다는 이야기를 하던 친구가 빚이 1억 있는 남자와 결혼을 했습니다. 친구들은 빚이 많고 가족 빚까지 있길래 말렸으나 사랑은 말릴 수 없었습니다.
만약 그 남자가 첫 만남부터 빚 1억있는데 감수할 수 있겠냐고 했다면, 그 친구 성격상 2번째는 안 만났을거라는데 500원 걸 수 있습니다.
연애도 그렇습니다. 처음 만나서 탐색중인 사람이 뭘 감수하리라고 기대하면 안 돼요......
처음엔 뭘 몰라서 월급 500이니 연봉 1억을 이야기하지만, 좋아지면 생각이 바뀌고 감수하려는 마음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을 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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