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윈 결혼에 관한 고찰 : 결혼 생각만해도 심란해지는 결혼식 걱정 3가지
미혼들이 모이면, 결혼을 하겠다는 사람이나 안 하겠다는 사람이나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나이가 어릴 때는 결혼식에 입을 드레스, 신부 들러리 드레스, 결혼 피로연, 신혼여행지 등의 이야기를 했는데, 나이가 먹을수록 결혼식 걱정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결혼식 걱정 3위, 돈 걱정
결혼을 하겠다는 사람도 돈 걱정이 크고, 결혼을 안 하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가장 핏대 세워 이야기하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그래, 집은 지금 있는 월세에서 산다고 치자, 가구나 가전도 쓰던거 그냥 쓴다고 쳐. 그럼 예식비만 들면 되는데, 대략 식사비 4~5만원 짜리를 하더라도 예식비만 돈 천만원 아닌가. 그 돈 축의금으로 퉁치면 된다고도 하지만, 축의금 낼 때 심정이 어떤지 뻔히 아는데 못할 짓 아냐? 예식은 그렇다 치자. 양쪽 집 부모님들 선물 하나씩 정도는 해야 되지 않을까. 그리고 어쨌거나 드레스, 턱시도는 빌려야 될거고, 메이크업 비용 등만 해도 수 백만원은 금방 들어가겠네."
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위와 같이 오로지 예식비만 계산해도 꽤 돈이 드는데, 거주할 집, 인테리어 비용, 가구, 가전, 생활집기 등을 추가하면 필요한 금액이 확 늘어납니다. 결혼하면서 집 장만을 생각하는 미혼은 한숨을 푹 내쉬며, 대화는 헬조선 집값 문제 성토대회로 흐르곤 합니다.
결혼 걱정 2위, 인간관계 걱정
처음에는 결혼식에 올 친구가 없을까봐 걱정이었는데, 여러 결혼식에 뻔질나게 다니다 보니... 인간관계 걱정이 좀 달라졌습니다. 결혼식 이후에 인간관계가 끊긴 사람이 너무 많거든요.
제가 끊은 것은 아니고요. 결혼 직전에만 급 친한 척 하다가, 축의금 받으면 입 닦는 인간들이 꽤 있었습니다.
결혼 전에 청첩장을 건네주면서 밥을 사 준 친구들의 경우에는 그나마 주거니 받거니 했다 생각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뜬금없이 싸이월드에 결혼한다고 초대했던 친구, 카톡 생기고 나서는 카톡 청첩장 휙 보낸 친구, 갑자기 페북 메시지 보낸 친구... 이런 친구들은 결혼식 직전까지만 친구이더니 결혼식이 마지막 인연이었습니다. 애를 빨리 낳아서 돌잔치 하려고 다시 연락하는 경우는 간혹 있었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 더 이상 관리할 필요가 없는지 친한 척도 하지 않고 연락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양태를 보면 너무 추하다 느껴졌습니다. 결혼식장에 하객 없을까봐 걱정되어 그러는 것은 알겠으나.. '니가 그 따위로 사니까 친구가 없는거다' 라는 욕이 나오곤 했습니다.
결혼식장 텅 빌까봐 얍삽한 짓 하는 남을 욕할 때는 모두 한 목소리이나, 다시 자신의 결혼식 걱정으로 돌아오면 똑같은 고민에 빠집니다. 누구까지 초대해야 할 지도 모르겠고, 정신없어서 결혼식 이후에 잘 못 챙기면 앞서 욕한 얍삽한 인간들과 똑같아 지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의 결혼식에 갔는데, 그 사람은 안 오는 것도 걱정입니다. 보통 부모님 장례식을 계기로 친구관계가 많이 정리가 된다고 합니다. 특히 "나는 걔 결혼식 가줬는데, 걔는 내가 아버지 돌아가셨다고 연락하니까 안 오더라." 라며, 더 이상 안 보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흔합니다. 꼭 되돌려 받으려고, 품앗이하려고 간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그래도 사람 마음이 섭섭한 것은 어쩔 수 없을 듯 합니다. 고로 나이 먹은 미혼들은 그동안 남의 결혼식, 장례식, 돌잔치 등에 너무 많이 다녀서... 그 사람들이 자신의 결혼식에 안 나타나서 인간관계가 깨지는 것도 걱정이 된다고 합니다.
결혼 걱정 1위: 안 해 본 것에 대한 걱정
미혼들의 결혼 걱정을 할 때, 기혼자가 들으면 쿨하게 한 마디 합니다.
"그러게. 모를 때 하는게 속 편하지 ㅎㅎㅎ" 라거나 "안 될거 같지? 막상 닥치면 다 되더라고. 대신 너무 정신없어서 결혼 두 번은 못 하겠다 싶더라고.ㅎㅎㅎ 결혼식이 피곤한건 이혼 방지를 위한건가봐 ㅎㅎㅎ" 하는 이야기를 합니다. 결혼하겠다고 결정하고 진행하다보면 어떻게든 끝이 난다고 합니다. 그 결혼식이 마음에 쏙 들게 치뤄졌던 아니던 간에...
그러나 안 해본 사람은 이런 말이 위안이 되지 않습니다. 마치 해외여행 처음 가던 때 갔습니다.
해외여행 처음 갔을 때, 정말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습니다. 비행기 처음 타면서 촌스러워 보이지 않으려고 애쓰고, 여권이나 서류들이 너무 복잡해 긴장을 했습니다. 막상 몇 번 가보니, 해외여행도 국내여행 가듯 비행기 예약하고, 호텔 예약하고, 그냥 가서 헤매면서 즐기다 오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해보기 전에는 막연하고 걱정스러웠습니다. 결혼식도 막상 해보면 30분이면 끝나는 별 것 아닌 의식일 지도 모르는데, 그건 해 본 사람 이야기이고 안 해봤기 때문에 막연하게 두렵습니다. 차라리 돈 걱정이나 사람 걱정은 목록을 적어 본다거나, 예상이 되는데, '막연한 두려움'은 말 그대로 막연히 안 해봐서 겁이 나는 것이라 쉽게 해소되지도 않습니다.
추가하자면, 영화 어바웃타임 결혼식처럼 폭우가 쏟아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 살 빼야 된다는 걱정 등등도 있고... 이 모든 걱정들을 한 번에 눌러 버리는 "너는 결혼식 걱정에 앞서서 결혼할 사람부터 걱정해야 되지 않니?" 라는 걱정도 있습니다.
결혼을 당장 할 계획이든, 결혼을 할 계획이 없든 간에, 미혼에게 결혼의 문제는 노후 문제처럼 심심하면 한 번씩 생각해 보게 되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당장 노후 준비를 하지는 않더라도 노후는 어떻게 하지? 하는 걱정을 하거나, 노후가 코 앞에 닥친 일인 것처럼 토론을 하는 것처럼... 결혼도 늘 그런 주제 입니다. 연예인 걱정만큼이나 쓸데없는 걱정이고 말 뿐인 이야기라는 것을 알고 있더라도, 결혼을 할 때까지 심심하면 한 번씩 떠올리며 이야기 할 것 같습니다...
- 결혼 전에 자녀교육이 걱정이었던 솔로, 창의경영 학교를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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