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윈 연애질에 관한 고찰 : 남자는 뚱뚱한 여자를 왜 그리 싫어할까?
사람마다 좋아하는 외모, 싫어하는 외모 취향이 있는데, 간혹 싫음을 넘어서서 격렬한 혐오 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자 쫄바지 극혐, 나시티에 금목걸이 극혐 등등, 무엇이든 가져다 붙이면 극혐일 수는 있는데, 유독 잔인하다 싶을 정도로 극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 뚱뚱한 여자였습니다. 제 주변에서만 일어나는 특수한 상황일 수도 있는데... 못생긴 여자에 대해서는 대놓고 욕을 하지 않는 남자도, 뚱뚱한 여자에 대해서는 거침없이 욕을 하는 상황을 종종 봅니다. 남의 외모에 왈가불가 안하는 남자도 뚱뚱한 여자에 대해서는 한 마디씩 하는 것을 보니.. 대체 왜 그리 뚱뚱녀를 싫어하는 것인가 싶었습니다. 들어보니 몇 가지 이유들이 있었습니다.
뚱뚱한 여자 싫어하는 이유
10 ~ 20kg를 뺏다, 나도 중학생때 까지는 뚱뚱했는데 고등학교 들어가면서 운동하고 뺏다, 군대에서 살 쫙 뺏다, 등등 다이어트에 성공한 남자들이 꽤 많은 듯 합니다. 하면 다 되는데, 살을 못 빼는 것은 의지부족, 노력 부족이라고 보는 듯 했습니다. 운동하면 다 되는데, 못하는게 아니라 '안' 한다는 것이죠....
2. 여자들의 식습관에 대한 안 좋은 인식 때문에
남자들 가운데도 커피 한 잔 마시며 마카롱 사먹는 남자가 있기는 합니다. 다만 적은 듯 합니다. 보통 밥 먹고 커피 한 잔하면 그냥 아메리카노 한 잔 정도 먹는 남자가 가장 흔한 듯 합니다. 그것도 특별한 일이 없으면 안 마시거나요. 반면 여자들은 밥 먹을 때는 배부르다고 남기고 쪼금 먹더니, 커피 마시러 가서 달달한 크림 잔뜩 들어있는 것을 시키고, 마카롱이나 케이크 같은 것을 추가로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자와 데이트하면서 이런 식습관을 본 남자는 문화충격을 느끼며, "차라리 밥을 다 먹어라." "먹는게 살찌게 먹는다." "그렇게 쳐 먹으니 살이 안 찌겠냐?" 라는 소리가 나오는 듯 합니다.
즉, 보통의 남자의 식습관에 비해 여자는 디저트 좋아하니 살이 찐다고 보는 겁니다. 이 역시 유전적 문제가 아니라 여자의 노력 탓인거지요.
3. 입으로만 살 뺀다고 하는 것에 시달려서
"살 뺴야 되는데..." "살 뺄거야. 나 오늘부터 안 먹어." "나 살 뺸다고 했잖아. 안 돼. 살 빼야 되니까 그거 못 먹는다고.."
라는 등등의 살 뺀다는 히스테리에 안 시달려본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을까 싶을 정도로... 살 쪘다고 생각하는 사람 주위에 있으면 피곤합니다. 살 뺀다고 주위 사람들을 달달 볶으면서 못 살게 구는 다이어터들이 너무 많아요.. 그리고 이런 다이어터들에게 시달리고 나면, 욕이 절로 나옵니다. 살 뺀다고 했으면 정말로 빼던가, 입으로만 빼면서 옆 사람을 괴롭히니 싫습니다.
더욱이 연인 사이인 경우 다이어터 스트레스가 더 엄청나다고 합니다.
"오빠 나 살찐거 같지?" "오빠 나 다이어트 해야 될거 같지?" 같은 질문들을 하면, 몹시 난감하다고 합니다. 어차피 답은 정해져 있는거라 "어디가?" "뺼 때가 어딨다고 그래?" 같은 말을 해야 되는데, 솔직히 좀 통통한 여친에게 매번 거짓말하는 것도 고역이라고 합니다.
뚱뚱한 여자를 싫어하게 된 계기
대충 유형을 나누어 보니, 안 좋은 경험이 있는 경우와 확증편향 때문인 경우로 나눌 수 있을 듯 합니다.
안 좋은 경험 때문인 경우는... 원래는 뚱뚱한 여자를 싫어하지 않았는데, 뚱뚱한 여자친구 사귀었더니, 맨날 "오빠 나 살찐거 같지?" "어휴.. 살 빼야 되는데.." 라면서 살 얘기만 하는 것에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뚱뚱한 여자를 싫어하게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뚱뚱해도 자존감을 가지고 당당하면 좋겠는데, 자존감이 낮아서 계속 남친에게 괜찮은지 확인을 하려고 드는 것이 너무 피곤했다고 합니다. 이 경우는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그러나 실제 경험 때문인 경우보다, 확증편향 오류 때문인 경우가 더 많은 듯 합니다.
확증편향 오류는 자신의 선입관에 일치하는 정보만 받아들이는 것 입니다. 다음은 네이트 판에서 논란이 되었던 뚱뚱한 여자 혐오에 관한 글 입니다.
이미 뚱뚱한 여자는 혐오스럽다는 선입관이 있는 상태에서, 뚱뚱한 여자는 성격도 나쁘고, 계속 뭘 먹기 때문에 살이 안 빠지는 것이라고 보는 겁니다. 그리고 위의 글에 달린 댓글을 토대로 '거봐라, 역시 뚱뚱하면 성격도 더럽다' 라는 확증편향을 공고히 합니다.
예를 들어, 길에서 마른 여자와 뚱뚱한 여자가 포장마차에서 떡볶이를 먹고 있으면, 마른 여자에게는 아무 말도 안 하지만 뚱뚱한 여자에게는 오뎅 한 꼬치만 먹어도 "저렇게 쳐 먹으니 살이 찌지" 라면서 대놓고 들으라는 듯이 말하고 지나가거나, 그런 시선으로 봅니다. 똑같이 오뎅에 떡볶이를 먹고 있을 뿐인데도, 살이 찐 사람에게는 "저러니 살이 안 빠지지. 저래놓고 자기는 물만 먹어도 살 찐다고 하지.." 라고 합니다.
이마트 같은 대형마트에서 장 본 것을 보고도 비슷한 말을 합니다. 날씬한 여자가 빵, 과자 등을 잔뜩 사면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뚱뚱한 여자가 카트에 빵, 과자 등을 잔뜩 담아 놓았으면 괜히 흘깃 쳐다보면서 "저러니 뚱뚱하지.. ㅉㅉ" 같은 말을 합니다.
들으라는 듯이 말을 하는데도, 뚱뚱한 여자는 죄인이라도 된 듯이 움츠러들어서 반박하지 않기 때문에... 확증편향은 점점 더 굳어질 뿐 달라지지 않는 듯 합니다. 설령 뚱뚱한 여자가 나서서 아니라고 반박을 한다해도 "거 봐라, 역시 뚱뚱한 것들이 성질도 드럽지.. ㅉㅉ'이 되어 버립니다. 그러다 보니, '뚱뚱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많이 쳐먹기 때문이다, 운동을 안 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노력을 안 한다,' 라는 선입관이 점점 더 단단해지는 것 같습니다.
왜 살이 찔까?
문제는 위와 같이 뚱뚱한 여자에게 거침없이 행해지는 언어폭력이 살 찌는 원인이 된다는 점 입니다.
살 찌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가장 큰 요인 중 하나가 스트레스 입니다. 보통 수능 앞둔 여고생들은 살 찝니다.... 인생 최고 무게를 기록하지요. 학교 뿐 아니라 회사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일이 많고 상사는 미친듯이 쪼고, 너무 스트레스 받으면 단게 땡깁니다. 운동할 시간도 없고, 시간이 나도 스트레스 때문에 무언가를 할 의욕이 없습니다. 운동도 컨디션이 좋고, 의욕이 있어야 합니다.
즉 스트레스 받아서 살이 찌는데, 여기에 사회적 압박이 또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것이죠.
길에서도 아무렇지 않게 "저렇게 쳐 먹으니 살 찌지." 라거나, 여자들도 얄밉게 "오빠, 나도 저 여자처럼 뚱뚱해?" 라거나, "저 다리에 치마를 입었어. 대박. 안구테러." "청바지가 터지겠다." 등의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면서 스트레스를 줍니다. 회사나 학교에서도 뚱뚱함에 대해서 거침없이 농이 오갑니다. "소도 때려 잡게 생겼는데 ㅋㅋㅋㅋㅋ" "그 몸으로 감기가 왜 걸려? ㅋㅋㅋ" "야근한다고 또 먹어? 몸에 비축된거 많잖아. ㅋㅋ" 같은 말들이 아무렇지 않게 오갑니다.
뚱뚱한 여자에 대한 모욕적 발언은 잘못이 아니라, 자극요법이라고 착각하기도 합니다. 자신에 대해 파악하고 살 빼라고 하는 말이라는 겁니다.
완전히 악순환이죠. 스트레스 때문에 살이 찌는데, 살쪘다는 이유로 생면부지의 남들에게도 막 욕을 먹고 상처를 받게 됩니다. 스트레스 받아서 살찌고, 살찐 것 때문에 또 스트레스 받는...
만약 선행요인인 스트레스가 적다면 운동을 시작하고 식습관 개선을 하면 나아질 수도 있습니다만, 스트레스 때문에 찐 살은 마음을 풀어주는 치료 과정부터 필요할 가능성이 큽니다.
만약, 원래 뚱뚱항 여자 싫어했는데, 사귀고 보니 여자친구가 좀 뚱뚱하다면.....
단순히 운동을 시키거나, 덜 먹게 해서 살을 빼게 하는 것보다, 무엇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지... 이 부분을 파고 들어가 보는 것이 좋을 수도 있습니다.
서로의 정신 건강에 좋은 방법은?
누가 뭐라고 하던, 서로의 입장은 계속 평행선일지도 모릅니다.
본인이 뚱뚱하지 않은 사람은 "살은 노력하면 빠진다. 뚱뚱한 것은 노력하지 않기 때문이다, 고로 뚱뚱한 여자 극혐."
에서 생각을 바꾸려 하지 않을 것이고,
본인이 뚱뚱한 사람은 "노력해도 살이 안 빠진다, 어쩔 수 없는 것도 있다. 자기가 살 찌는 체질이 아니기 때문에 모른다."
이런 입장을 고수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해보니 되던데 왜 못 하냐, 노력을 안 해서 그런다' 라고만 몰아 붙이는 것은 몹시 폭력적인 기준일 수 있다고 봅니다.
저는 그림은 쪼금 잘 그려서 "왜 그림을 못 그리냐? 하면 다 된다,"라는 소리를 했습니다. 그러나 아니었습니다. 해도 안 되는 것은 수두룩하게 많습니다. 저처럼 음치에게 "왜 노래를 못 하냐? 나도 음치였는데 계속 연습하니까 되더라. 니가 연습을 안 하고 노력 안해서 음치인거다. " 라고 하니까 엄청 화가 나더라고요. 몸치에 대한 지적도 마찬가지였고요.
"이게 안 돼? 왜? 신경을 써서 제대로 하면 되는데 그냥 습관적으로 하니까 이 동작이 안 되는거지. 몸치라는건 다 핑계야." 라고 하는데, 엄청 답답하더라고요. 어떤 사람은 동작을 언뜻 보기만 해도 따라할 수 있지만, 저같이 수십번을 알려주고, 수십번을 따라해도 잘 안 되는 사람도 분명히 있거든요.
뚱뚱함도 이런 맥락으로 생각해 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노력부족, 의지박약의 혐오스러운 대상으로 보는 것 보다는... 저럴 수도 있다고 보는 편이 세상에 대한 인식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내겐 너무 가벼운 그대' 같은 영화처럼 내면을 보는 눈이 떠지지는 않을지라도... 남이 뚱뚱하거나 말거나 신경을 끄는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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