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고민 상담의 부작용 5가지

라라윈의 연애질에 관한 고찰: 연애하기 힘든 이유 - 상담할 사람이 없는 것도 문제

연애를 못하는 정당한 이유는 수 백가지가 있지만, 특히나 점점 나이를 먹어가면서 힘든 점 중의 하나는 연애 고민이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털어놓을 연애 상담사가 없다는 것도 있습니다.
원래 성격이 자기 얘기 하는 것을 싫어하거나, 상황에 따라 연애를 하고 있어도 말할 수 없을 수도 있지만, 보통은 연애를 하노라면 말이 하고 싶어집니다. 연애 하면서 행복하면 너무 행복해서 주위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어지고, 고민스러우면 너무 고민스러워서 털어놓고 짐을 좀 내려놓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연애 고민과 연애사에 대해 주변 사람에게 말을 할 수 없게 만드는 이유가 있습니다.



연애 고민을 상담할 수 없게 만드는 이유

1. 난 너의 과거를 알고 있다. 

누구를 만났는지, 어떤 스타일의 남자를 보며 뭐라고 했는지 알고 있기에 친구이기도 하지만, 그래서 그 친구가 입 한 번 뻥끗할 때마다 곤욕스러워지기도 합니다. 특히나 친하지도 않은 친구의 과거 폭로 대행진은 사람을 미치게 만들죠.

"쟤가 원래 마른 남자를 좋아하거든요. ㅎㅎ"
(그건 니 스타일이지. 내 스타일이 아니거든. ㅡ,,ㅡ)
"예전에 라라가 사귀던 사람이 있었거든요. 그 사람이 이렇게 해주었고, 저렇게 해주었고.. "
(말한 적도 없는데 웬 아는 척임.. ㅡ,,ㅡ)
"라라윈이 좋아하는 스타일은 제가 잘 알죠.,ㅋㅋㅋ"
(제발 그 입 좀 닥쳐줄래.)

이렇게 푼수 떠는 친구 몇 명을 겪고 나면, 친구라서 믿고 이야기한 내 연애 이야기가 바로 약점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2. 모든 것은 연애질 탓.

종종 선배나 직장 상사나 가족 등, 나의 일에 영향력을 크게 미치는 사람들에게 연애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그것이 모든 일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제가 좀 아파서요...ㅜㅜ"
"아유~ 요즘 연애 하느라 바쁘더니만 병 났구나. "
(뭐지.. 야근 시켜서 데이트도 제대로 못했는데.... ㅜㅜ)

"요즘에 신경 쓸 일들이 좀 많아서요..."
"그렇지. 원래 사랑이란게 골치 아픈거야. 그래도 니 할일은 똑 부러지게 해야지."
(그 놈의 할 일때문에 신경 쓰이는 거거든...)

(표정이 좀 우울해 보이면) "왜~ 남자친구랑 싸웠어? 무슨 일 있어?"
(너 땜에 우울해.. ㅡ,,ㅡ)

이런 식 입니다.
무슨 말을 하든 다 연애질을 하는 탓이라고 갖다 붙이니, 너무나 피곤해집니다.
그냥 말을 말아야 편안해 지기도 합니다.


3. 나의 연애사는 좋은 가십거리

연애할 때만큼은 연예인 같은 심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평소 솔로일 때는 제발 어디가서 내 얘기 좀 해주고, 소개팅 좀 시켜달라고 해도 말도 없던 사람들이, 연애를 하면 심심풀이 오징어 땅콩 씹듯 얘기를 해 댑니다.
보통 이런 이야기는 뒷담처럼 본인이 없을 때 뒤에서 이야기를 하는데, 꼭 같이 씹고서 뒤로 와서는 "사람들이 니 얘기 그렇게 하더라. 알고 있으라고..." 하면서 생각하는 척 말해주는 사람이 있어서 알게 되죠.
말을 말던가, 뒷담을 했으면 말 그대로 뒷담으로 영영 묻어두어주면 좋으련만, 정확한 내용은 모른 채 쑥덕거리는 소재로 사용된다는 것을 알면 기분이 상합니다.

정말 쑥덕거려서 기분이 상하기도 하고, 내가 남의 얘기를 대수롭지 않게 해 왔기 때문에 불안하기도 합니다.
친구 시어머니 이야기, 아는 남자애의 뺑덕어멈같은 여친 이야기, 집에서 놀면서 일하는 마누라에게 밥 시킨다는 남편 이야기, 남친에게 대책없이 징징거려서 남자가 질린다는 여자 이야기 등등 남의 이야기를 할 때는, 드라마보다 백배 천배는 재미있지만, 나의 고민이나 특이한 연애담은 곧바로 이런 소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지레 섬찟해지기도 합니다.


4. 남자나 여자 이야기는 저급한 소재?

사실은 남자 이야기, 여자 이야기가 제일 관심가고 재미있을 지언정 대화에서 이런 이야기를 꺼내면 저급한 소재 취급을 받기 쉽상입니다.

"새로 출시되는 GM 대우 알페온의 성능과 향후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치" "7호 태풍이 농작물에 미치는 영향과 그로 인한 저소득층 문제의 연관성" "세계 기아와 난민 퇴치 문제" 등과 같은 주제 보다는 "남자가 좋아하는 여자의 신체 부위는 어디인가? 보드라운 손에 반하는 남자도 있다던데 사실인가? 뭐라고 하면 남자들이 좋아하나?" 와 같은 주제가 더 흥미롭지만, 이런 이야기를 하면 배운 사람 같아 보이지 않죠.
자칫 연애에 관한 이야기를 자주 꺼냈다가는 "여자만 밝히는 남자" "남자 밝힘증" 이런 소리를 들을 수도 있고, 한심하다는 듯한 훈훈한 시선을 받게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연애질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고 싶어도, 서로 이야기를 꺼내기에 부담스러워지는 상황이 되기도 합니다.


5. 미혼과 기혼의 넘을 수 없는 벽

나이가 먹으면 먹을수록 더 연애 고민에 대해 말하기 곤란한 이유는 결혼하는 친구들이 늘면서, 미혼 남녀인 친구들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미혼이라고 해도, 이미 오래 연애한 애인이 있어서 결혼만 안 했을 뿐 유부남 유부녀 수준의 의식구조를 가진 친구들도 많고, 그 친구들에게 연애의 유치하지만 나에게는 너무나 심각한 문제를 의논해 봤자 무시만 당합니다.

"니가 아직 결혼을 안 해서 그래. 그 깟거 별거 아냐."
"풋. 처음이나 그러지. 오래 만나봐."
"나중에 애 낳아봐라. 니가 안 낳아봐서 몰라서 그런다."

미혼 남녀의 눈 높이에 맞는 맞장구나 조언이 아니라, 기혼자만이 득도한 듯한 답은 말 꺼낸 사람을 짜증스럽게 만듭니다. 학창시절 진로상담할 때 선생님이 하시던 "니가 아직 세상을 몰라서 그런다. 나이 먹어보면 안다."는 소리 못지않게 답답합니다. 




결국 나이가 먹을수록 점점 연애에 대해 말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자신의 연애 고민, 연애사를 너무나 미주알 고주알 주위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주위 사람들의 쓸데없는 소리에도 팔랑귀가 되어서 연애에 독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가끔 말할 사람이 필요한데 너무 없어도 정말 힘듭니다.

 

정 말할 사람이 없으면,
엽기적인 그녀의 전지현처럼 산 꼭대기에서 연애 고민을 털어놔... ? ㅜㅜ


연애 고민에 대해 상담 못하는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방법

연애 말 못하는 스트레스가 적은 사람들을 보면, 몇 가지 해소법이 있는 것 같습니다.

1. 연애 이야기를 하는 수다 친구 무리를 따로 만들어 둔다.

어떤 속내도 다 이야기할 수 있는 베프라면 가장 좋겠지만, 그런 베프가 없는 상황이라면 자신의 애인이나 주위 사람과 연결되지 않는 덜 친한 친구들에게 애인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어쩌다 만나서 격식 차릴 것 없이 수다 떠는 사이에는 연애 이야기를 한다고 한심하게 보지도 않고, 연애사나 연애 고민 이야기를 꺼내도 애인이나 주위 사람에게 직접적으로 피곤해지지도 않기 때문인가 봅니다.

2. 그냥 한다.

말을 잘 못하는 사람들은 소심하거나 생각이 많습니다. 이 얘기를 할 때 나중에 피곤해 질지도 모르는 상황, 상대방이 나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생각 등등 아주 골머리가 아프죠.
그러나 이런 스트레스가 없는 분들을 보면, 그냥 합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거침없이 남편 흉을 보기도 하고, 안 친한데도 자기 여자친구와 놀았던 이야기를 신바람 나게 하기도 하고요. 별 신경 안 쓰고 그냥 말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안 하는 것이 정신건강에는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3. 미니홈피나 블로그 인터넷 공간 이용

연인과 있었던 행복한 일들을 염장질을 하고 싶을 때, 고민거리가 있을 때, 미니홈피나 블로그도 좋은 해소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연인과 찍은 행복한 사진 퍼레이드, 같이 여행간 곳 자랑질, 애인이 선물해 준 것 자랑, 등등을 편하게 할 수 있는 공간이죠. 또 우울한 일이 있으면 익명의 사람들에게 위로를 받을 수도 있고요.... (물론 익명의 솔로들에게 태클을 당할 수도 있음...)
자랑거리는 미니홈피나 블로그에 올리고, 고민거리는 인터넷 광장 판이나 톡 미즈넷 같은 곳에서 해결할 수도 있고요.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너무 격한 글로 상처도 주지만, 그만큼 솔직한 답변을 듣게 되기도 하니까요. 또 인터넷 공간의 사람들은 주위 사람들처럼 과거를 아는 척하며 피곤하게 굴지도, 모든 일을 연애탓으로 돌리며 짜증나게 굴지도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사실 연애 고민에 대해 말을 한다고 해서 고민거리에 대한 좋은 해법들을 얻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남녀 사이에서 일어나는 말이나 행동 외의 미세한 감정의 기류는 당사자들만이 알고 있는 부분이고, 해법도 당사자들이 이야기해서 푸는 것이 가장 정확하고 빠릅니다. 옆에서 이렇게 해봐라 저렇게 말해봐라 하는 조언을 듣고 그렇게 했다가 오히려 연애가 엉뚱한 방향으로 가기도 합니다.
연애에 대해 말할 사람이 있으면, 그냥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담아두는 답답함을 털어버리고 속이 홀가분해지는 느낌 뿐인거죠. 갈대밭에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소리라도 지르면 좀 속 시원해지는 심정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큰 도움은 안 될지라도, 영화 싱글즈나 처녀들의 저녁식사, 어깨너머의 연인같은 영화들에 나오듯 이성에 대해 실컷 수다떨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행복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시시콜콜한 연애 이야기 할 사람이 마땅치 않는 것도, 별 것 아닌 것 같으면서도 연애가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될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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