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 년차에 따른 변화
■ 직장생활 1년 차 쯔음
일 때문에 전화를 할 때도, 약간 친구에게 전화하듯 하고, 친구와 통화할 때는 예전처럼 무척 자연스러웠습니다.
■ 직장생활 2년 차 쯔음
점점 사무적인 말투가 익숙해집니다. 이 쯤에는 직장말투와 친구말투, 생활말투가 제대로 구분되는 이중적인 태도였습니다. 친구와 통화할 때는 자연스럽다가, 직장전화에서는 싹 돌변하는 것이 가능했었습니다.
■ 직장생활 3년 차가 넘어가면서
이제는 생활의 말투조차 직장말투같아졌습니다. 직장에서 전화받던 습관이 몸에 착 달라붙어서 전화받는 태도가 가식의 결정판으로 변해가는 것 입니다.
이제 직장생활 7년차가 다 되어 가니, 이런 가식적인 말투가 완벽히 체화되어서 전화만 받으면 변신합니다. 자연스럽게 받아도 되는 전화에도 "네~ 고객님~" 만 안했을 뿐, 목소리톤을 높여 가식적으로 전화를 받는 것 입니다. 게다가 연기력도 좋아져서 자다깨서나, 바쁘거나, 일이 있거나 할 때도 상담원 말투를 보일 때가 많습니다.
특징적인 말투
■ "사랑합니다~ 고객님~"
사랑합니다~ 라고 까지는 안 하는데, "좋은 하루 되세요~"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 하는 말들이 추임새처럼 자연스레 들어갑니다. 예전같으면 닭살이 살짝 돋아 안하던 말도 잘 하게 되었습니다.
■ ~입니다.
군에 다녀오신 남자분들은 '다,나,까' 훈련 때문인지 말씀을 하실 때, "~ 합니다." "~ 입니다." 하는 어미를 잘 사용합니다. 하지만 여자분들은 그에 비해 "~에요" "~해요" 하는 말투를 더 많이 사용하는 편인데, 직장생활하며 사무적인 전화통화 예절을 익힌 덕에 "~입니다." "~합니다." 하는 건조한(?) 말투로 전화를 잘 받게 됩니다.
업무상 전화 받을 때는 이런 말투가 큰 문제가 없지만, 친목도모차 전화하는 경우에도 이런 말투가 가끔 튀어나와 상대방에게 거리감을 느끼게 만들어 당황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 일본여자?
보다 더 어려운 상대에게 전화를 받으면, 주위에서는 제가 통화하는 모습을 보고 일본여자 같답니다. ㅡㅡ;;
일본여자분들의 완전 상냥한 목소리를 생각하시고 하는 말 인 듯 합니다. 저는 진정 상냥한 것도 아니면서 하이톤의 지나치게 사근사근한 척 하는 말투라고 하네요... 주위에서 실체를 아는 사람들이 듣기에는 닭살이 돋는다고....ㅜㅜ
제가 전화를 주로 받는 업무는 아니었지만, 전화할 일이 많았던 직업이어서 더 이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직장생활 하다보니 말투나 전화받는 스타일도 변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 일수도 있지만, 평소 말투와 점점 차이가 나니 약간의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우선은 제 스스로가 전화를 받으며, 가식적인 말투를 자꾸 쓰고 있는 것 같아 스스로 싫어질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보다 상대에게 미안해 지기도 하고, 상대방도 제 말투가 상당히 가식적이라는 것을 느낄텐데, 저와 통화하며 비호감을 느낄까봐 걱정이 됩니다.
또 주위에서 이런 변화를 이해 못해주는 분들도 있어 곤란해지기도 합니다.
"뭐야~ 전화받을 때는 180도 변해~ ㅡㅡ;"
"아우~ 목소리 재수없어... 완전 딴 사람인데..."
하는 소리들을 거침없이 해주는 이웃들이 있는 것 입니다. ㅜㅜ
전화받을 때 저도 모르게 가식모드로 변하는 것을 깨닫고 당황스러울 때가 있지만, 주위에서 통화하는 모습을 보며 따사로운 시선을 보내주면 더 진땀이 나기도 합니다. (자꾸 나도 모르게 전화만 받으면 변해...ㅜㅜ)
이런 변화는 직업때문에 생기는 자연스러운 것 중 하나일 지도 모릅니다.
펜을 오래 쥐던 일을 한 사람들은 셋째손가락에 굳은 살이 배겨있고, 장비를 쥐고 일을 한 사람들은 손바닥에 굳은 살이 생깁니다. 선생님을 오래하신 분들은 자신도 모르게 말투가 교육체로 변해있기도 하고, 시끄러운 환경에서 일을 오래 하신 분들은 득음을 통해 성량이 엄청나게 커져있기도 합니다.
그런 일부분이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일지도 모르겠지만,,,
가끔 전화받는 제 모습이 마음에 안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네요....
+ 직장생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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