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차 책 나눔에서 여러 블로거님들의 사랑을 모아서 나눔블로그 기획팀들의 수고로 대구 SOS아동센터에 700여권의 책을 전달해 드렸습니다. 지난 나눔에는 책만 덜렁 보내고 한 것이 없어 죄송했었는데, 이번에는 장소가 조금 더 가까워 저도 따라갔습니다. 이미 기획팀으로 봉사해 주시는 아디오스님, 함차님, 윤뽀님, 벙어리냉가슴님, 마속님, 지구벌레님, 지우개님, 아라레님께서 모든 것을 다 해 놓으셨기에 저는 당일에 따라나서기만 했습니다.
2차 책나눔 장소인 늘푸른 도서관입니다.
늘푸른 도서관은 전의침례교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곳 입니다.
고즈넉한 농촌풍경을 상상하며 갔었는데, 도착해보니 차 댈 곳도 마땅치 않은 좁은 골목에 자리잡은 자그마한 교회였습니다.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아 결국 골목을 돌고 돌아서 멀찌감치 차를 대고 책 상자를 하나씩 들고 걸어 들어갔습니다.
늘푸른 도서관에 찾아가신다면, 교회 앞까지 가지 마시고 농협 하나로 마트에 차를 주차하시고 들어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많은 블로거님들의 사랑으로 모인 책들입니다.
책을 받아주시느라 수고하신 벙어리냉가슴님과 가족분들께서 책들을 정리해 주시고, 라벨작업도 모두 해 두셨습니다. 한 권 한 권 보내주신 분의 이름이 적힌 스티커를 붙여주셨습니다. (벙어리냉가슴님과 예쁜 동생분, 그리고 부모님~ 정말 감사합니다! ^^)
도착하자 마자, 맛있는 점심부터 대접해주셨습니다.
하나하나 맛깔스러운 따뜻하고 맛있는 한 상을 배불리 먹고 커피도 마셨습니다.
음식이 맛있어서 행복하면서도, 도움을 드리기 보다 번거롭게 해드린 것같아 조금 죄송스럽기도 했습니다.
점심을 배불리 먹고, 도서관으로 가서 책 정리를 했습니다.
도서관이라는 이름답게 책이 조금은 있었는데, 그리 많지 않은 책장임에도 빈 곳이 많았습니다.
우리들의 정성을 한 켠에 꽂았습니다. 빈 책장을 좀 더 꽉 채웠으면 좋았을텐데, 우선은 3칸 정도 채울 수 있었습니다.
작은 정성에도 처음 얼굴을 보던 순간부터 마지막까지 고맙다는 말을 하셨습니다.
언제든 다시 놀러오라며, 오늘 장작 난로에 고구마를 못 구워주신 것에 아쉬워 하셨습니다. 날씨가 따뜻할 때 삼겹살 구워주신다는 초대도 해 주셨습니다.
그러나 따뜻한 이 곳 분들의 마음처럼 도서관의 상황이 좋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천안과 대전이라는 큼직한 도서들 사이에 끼여있는 작은 시골마을이다 보니 문화적 혜택이나 지원이 부족하여, 책을 빌려볼 곳도, 사 볼만한 서점도 없었습니다. 바로 옆이 초등학교인데, 부모님들이 바쁘시고 방과후에 봐 줄 만한 곳이 없어서 아이들은 학교가 끝난 뒤에 그냥 운동장에서 놀거나 방황하는 상황이라서 이 곳에서 아이들의 숙제를 봐주고 책 읽기를 돕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목사님 혼자서 그 일을 하시는 것이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주위 분들의 도움으로 도서관을 이만큼 만드시고, 페인트칠과 벽지도 다시 칠하고, 조금씩 조금씩 갖춰 나가고 있고, 책을 모아가고 있지만, 맞춤법도 틀린 옛날 책들이나 이제는 내용이 많이 다른 너무 오래된 사전들, 아이들 수준에 맞지 않는 책들이 많아서 신간서적과 아이들 눈 높이에 맞는 책들이 많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책을 꽂으며 둘러보니, 30년도 더 된 옛날 백과사전, 다른 도서관에서 폐기처분하면서 보내준 책들, 아이들은 절대 볼 것 같지 않은 대학전공서적들이 있었습니다.)
책이나 물품들도 절실하지만, "돈 보다도 사람"이 더 귀하다는 말씀처럼, 일주일에 한 번,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아이들을 가르쳐 주고 도와줄 손길이 더 절실하신 듯 했습니다. 인근 대학교에 봉사활동을 해 줄 수 있는 학생들을 부탁해 보았지만, 아직까지 단 한 명도 연락이 온 적이 없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곳의 가장 큰 어려움은 '교회'에 대한 선입견이었습니다.
교회이다 보니 재단이 충분할 것이다 하는 생각에 도움을 꺼리는 분도 있고, 종교적 색깔때문에 돕기 싫다고 하시는 분도 있고, 싫은 것 까지는 아니어도 같은 종교가 아니면 약간의 거부감 또는 거리감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저 역시 개신교가 아니다 보니 교회에서 운영하는 곳이라는 이야기에 한발짝은 물러나서 생각해 보게 되었는데, 이 곳에 와 보니 교회라는 종교적인 색깔보다 그냥 마을의 어르신들과 아이들이 머물 수 있는 장소라는 성격이 더 강했습니다.
이 곳에 사랑을 보내주실 분이 계시다면, 아래 주소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
늘푸른 도서관
충청남도 연기군 전의면 읍내리 212,
041-863-2179
책 한 권이라도 티끌모아 태산으로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이 곳에서는 어려운 이웃들을 돕기 위해 의류와 물품을 기증받아 벼룩시장을 운영하고 있어서, 옷이나 물품기증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책 나눔, 사랑나눔에 참여하고 싶으시다면,
1차, 2차 나눔 기간 뿐 아니라 언제든 벙어리냉가슴님께서 책을 받아주시겠다고 하십니다.
(아직 2차나눔의 다른 장소인 도화지역 아동센터에 책을 보내기 전이라 지금이라도 보내주시면 도움이 됩니다.)
벙어리냉가슴님댁 주소를 공개적으로 올려놓기는 힘든데, 관심있으신 분들은 댓글 남겨주시면 주소 알려드립니다. ^^
----> 책나눔 사랑나눔 나눔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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