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에게 황당한 질문, "꿈이 뭐에요?"

어린 학생들에게는 "꿈이 뭐니?" "커서 뭐가 될거니?" 하는 질문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직장생활 년차가 꽤 되는 사람에게 "꿈이 뭐에요?" "앞으로 뭐 하고 싶어요?" 하는 질문은 얼빠진 소리이기 쉽습니다. 미래에 대해 여러 가지 계획이 창창한 분들께야 실례되는 질문이 아니지만, 지금 직장생활도 근근히 하는 사람에게 앞으로 뭘 하고 싶냐는 것은 여러 모로 실례일 수 있습니다. 퇴직하면 뭐 하겠냐는 소리일 수도 있고, 지금 당신 직장이 심하게 비전 없어 보인다는 소리가 될 수도 있고, 인생이 답답해 보인다는 뜻이 되어 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직장인들끼리 만났을 때는 웬만해서 "앞으로 뭐 할거에요?" "꿈이 뭐에요?" 같은 소리는 하지 않습니다. 이보다 "직장생활 힘들죠?" 하는 말을 주고 받기 시작하는 것이 공감대 200%의 대화의 장으로 가는 길입니다. 그런 분위기 이다보니, 저도 다른 사람을 만나 꿈이 뭐냐거나, 앞으로 뭘 할거냐 하는 질문은 잘 안하게 되었습니다. (적응한 직장인의 자세..)



나에게 꿈이 뭐냐고 물으니 당황스러워...

그런데 요즘 다시 대학원에 오니, 갑작스레 "뭐 할거에요?" "꿈이 뭔데요?" 하는 질문을 받게 되었습니다.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상대방은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고, 앞으로 뭐가 되고 싶어하는가가 주된 질문인 것 입니다.
하지만 이미 꿈과 거리가 멀었던 직장생활에 제법 익숙해진 저로서는 그런 질문들이 상당히 당혹스러웠습니다. 되고 싶은 것이나 대학원에 들어간 목적이 분명하게 있긴 했지만, 그런 이야기를 다른 사람과 하는것이 너무 낯설었던 것 입니다.



아줌마들의 꿈을 이뤄가는 모습, 쓰리줌마의 음반

꿈에 대한 질문에 당황하던 차에, 해답의 실마리가 되는 선물을 받았습니다.
음반 이름도 선물인, 쓰리줌마의 음반 '선물' 이었습니다.
이름에서 저는 '아.. 아줌마 세 명이서 꿈을 이루어서 음반을 냈나보군..'하는 추측을 했습니다. 그런데 음반이 도착하고 나서 케이스를 보니 적잖이 당황스러웠습니다. 아줌마는 오간데 없고, 예쁘고 섹시한 세 명의 사진으로 가득한데다, 실제 프로필을 보니 85,86,87년생으로 현재 나이가 스물 셋에서 스물 다섯 정도였습니다. 강한 아줌마 정신으로 무장한 여성 3인조 그룹이라고 했고, 그룹 이름도 쓰리줌마인데.... 아마도 세 멤버 모두 결혼을 빨리한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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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멤버의 개인적 사정이나 음반이 나오기까지 어떠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일반적인 경우를 보면, 우선 아줌마가 되는 동시에 꿈이 멀어지는 듯 했습니다. 좋은 반려자와 주위의 도움으로 없던 꿈도 생기는 경우도 있지만, 극히 일부인 듯 했고 대체로는 이제 남편 내조와 아줌마로서의 갖은 의무에 시달리노라면 직장인 못지않게 꿈과 멀어집니다. 하지만 이들은 달랐던 것 같습니다.
우선은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상당히 열정이 느껴졌는데, 음악은 더 매력적입니다.

세 곡밖에 안 들어있다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 곡들이 매우 좋습니다. 간혹 두 장이나 되는 CD에서도 들을만한 곡이 없어서 다음 곡으로 넘기는 버튼을 계속 누르게 될 때도 있는데, 이 음반은 세 곡 다 무척 좋았습니다.
시원시원하게 쫙 뽑아내는 가창력이 좋은데다가 음악이 상당히 중독성있습니다. 쓰리줌마의 곡이 TV나 라디오에서 자주 듣게 되는 곡이 아니고, 그저 차에서 출퇴근 시간에 한 번씩 듣는 것 뿐인데도 저도 모르게 후렴부를 흥얼흥얼 따라부르게 됩니다. 특히 첫번째 곡 '노노'의 추임새가 아주 중독성 강합니다.

다시 한 번 너에게로 고~고~고~고~
두번 다신 노~노~노~노

고고고고, 노노노노, 따라하기도 쉽고 감칠맛 나는 멜로디가 입에 착 달라붙습니다. 3곡을 신나게 따라부르노라면 어느새 음반이 다시 한 바퀴 돌아 앞으로 가 있다는 것이 정말 아쉬운 음반이었습니다. 이렇게 좋은 음악으로 10곡 정도 들어있었음 더 좋았을 텐데....

힘있고 시원스러운 가창력 때문에 더욱 에너지가 느껴지기도 하고, 아줌마 셋이 뭉쳐 음반을 내고 활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한 번 더 에너지를 느끼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이 분들은 누군가 "꿈이 뭐에요?" "앞으로 뭐 하고 싶어요?" 하는 질문을 할 때, 당당히 대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이는 아줌마라도 개의치않고 꿈을 펼치고, 어떤 이는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자신의 꿈을 향해 새롭게 도전하기도 합니다. 음반을 낸 가수가 아니어도, 자기계발서를 출간한 저자가 아니라해도 생각해보니, 주변에서도 자신의 꿈에 대해 분명히 하고 잘 정리하여 이야기도 잘 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꿈을 이뤄가는 아줌마들의 멋진 음반 한 장과, 학교에서 갑작스럽게 받게 된 "꿈"에 대한 질문때문에,
저는 꿈이 뭔지, 그리고 누가 물어보면 뭐라고 당당히 대답할 수 있을지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네요....

여러분은 누군가가 "꿈이 뭐에요?" "앞으로 뭐 하실거에요?" 라고 물을 때, 뭐라고 답하시나요...?

©서른 살의 철학자, 여자(lalawin.com) 글을 퍼가지 마시고 공유를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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