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윈 연애질에 관한 고찰 : 아들 며느리와 함께 살면 안된다는 어르신들의 이야기
결혼은 하고 싶어도 무시무시한 시집살이 전설은 상당히 두려웠는데, 몇 년 전 부터는 어른들께 듣게 되는 이야기가 180도 반전이 되어있었습니다.
'요즘은 며느리가 시집살이 하는게 아니라 시어머니가 시집살이 한다'는 말을 심심치 않게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어른들끼리 며느리에게 시집살이 하지 않는 법에 정보를 공유하시는 모습도 보게되었습니다.
“자식들하고 합치지 마.”
“집 뺏기고 눈치 보면서 살아야 돼.”
어른들 말씀은 아들 며느리가 따로 살다가도 들어와 살겠다고 해서 같이 살게 되면, 그 때부터 시부모가 시집살이를 시작한다는 것이었습니다.
# 집 뺏기고 식모 노릇?
자기 앞으로 아파트 한 채가 있던 한 어머니는 아들이 어머니 혼자 계신 것도 안쓰럽고, ‘모시고’ 살겠다며 들어오겠다고 하여 아들 내외와 함께 살게 되셨다고 합니다. 아들 며느리가 이사오자, 우선은 혼자 살 때는 마음대로 들어갈 수 있던 방들이 아들 며느리의 프라이버시를 생각해서 마음대로 들어가기에 눈치가 보이고, 아들 며느리가 밖에서 TV를 보거나 둘이 좋다며 뭔가 해 먹거나 할 때는 물 한 잔 마시려고 해도 방해하는 것 같아 돌아다니기에도 눈치가 보이기 시작하셨다고 합니다.원래 아무리 좋은 사람이라도 누군가와 함께 사는 것에는 불편이 따르게 마련이니 그러려니 했는데, 머지않아 며느리는 아이를 놓고 직장에 출근을 하기 시작하고, 어느날부터인가 아들 며느리 뒷바라지 살림과 아이보육까지 전부 시어머니에게 떠 맡겨졌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이제와서 아들 며느리에게 따로 살자고 나가라고 할 수도 없어서, 결국 자신이 방 한칸을 얻어 따로 나와 사시게 되었다고 합니다.
주위에서는 차라리 혼자 살았으면 아파트에서 혼자 편히 살았을텐데, 괜히 아들 며느리와 함께 살아서 집 뻇기고 식모노릇하면서 시집살이를 했다며, 조심해야 할 롤모델로 삼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직접 보지 못한 일이었고, 여전히 시집살이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며느리도 많고, 시어머니께 너무나 잘 하는 착한 며느리들도 많을텐데, 너무 요즘 며느리들을 싸잡아 못되게 보시는 것 아닌가 싶어 상당히 불편했습니다.
그러나, 제 주위에서도 알고 지내던 어른들이 제 또래 자녀를 두신 분들이 많고, 결혼한 자녀와의 관계에서 고충을 느끼는 분들의 이야기를 자주 접하게 되었습니다.
아직 젊은 부부는 자리를 못 잡고 있는 상황에서 생활비 부담에 대한 압박이 크자, 신혼집을 정리하고 능력있는 부모님 집으로 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는 수순처럼 아이를 낳고 맞벌이 부부는 출근을 하고 사회생활을 하고, 생활비도 부모님 몫, 아이 키우는 것도 부모님 몫, 집안 살림도 부모님 몫으로 떠넘겨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상황이 되면, 노년을 편안히 계시고 싶던 부모님이 힘들어서 아들 며느리로부터 독립하시는 현상을 보게 된 겁니다.
자꾸 아들 며느리가 함께 살자고 하니 공기 좋은 곳에서 살고 싶다며 전원주택으로 이사를 가 버리거나, 타지로 떠나시는 것이었습니다. 과거에는 젊은 신혼 부부는 독립을 하고 싶어하고, 시부모는 어떻게든 함께 살고 싶어하던 사회적 분위기가 역전이 된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 돈 갖다 바치고 눈치본다?
어른들 사이에서 들었던 또 다른 놀라운(?) 이야기는 돈을 꼭 움켜쥐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집을 아들 명의로 이전해 주는 순간, 부모는 끈 떨어진 연이 되어 버려서 귀찮은 뒷방 늙은이 신세가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부모님이 돌아가시는 순간까지 재산이 적든 많든 꼭 쥐고 있으면 그것을 물려받기 위해서라도 아들 며느리가 살랑살랑 잘 할 테니 절대로 돈은 미리 싹 주면 안 된다는 것이었죠.
덧붙여서 차라리 돈이 있으면 부부 중 한 분이 먼저 가셔서 외로울 때, 자식들과 함께 살지 말고 결혼을 하는 것이 낫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며느리는 수발들라고 하면 짜증을 내지만, 결혼을 해서 남편이나 부인은 서로를 더 잘 챙겨준다고.
처음 이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미혼녀들이 해보지도 않은 시집살이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추측을 하는 것처럼, 어른들도 겪어보지도 않은 - 아직 있지도 않은 - 며느리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추측을 하시는 것은 아닌가 생각을 했었습니다. 늘상 나이를 먹어가면 요즘 애들은 싸가지가 없고, 요즘 애들은 당차다며 무섭다는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그런 맥락에서 "요즘 아이"인 며느리가 싸가지가 없고 당차서 피곤할 경우를 대비하시는 것 아닌가 했었습니다.
그런데 몇 년이 지나도록 곳곳에서 만난 어르신들께 이런 이야기를 꾸준히 듣고 보니, 이 현상도 사회 한 켠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임에는 분명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며느리가 되어야 할 입장으로 본다면, 과거처럼 시집살이를 시키려고 벼르는 시어머니가 많은 분위기보다 요즘같은 분위기가 좋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자식들 열심히 키워놓으시고는 그 자녀에게 대접이 아니라 시집살이 받게 되는 걱정을 해야 하시는 부모님들 입장을 생각해 보면, 참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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