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내숭이 더 무섭다

라라윈의 연애질에 관한 고찰: 남편의 내숭에 속타는 아내?

친척들이 잔뜩 모인 날이었습니다. 어른들 뿐 아니라 사촌들도 모인 자리였는데, 사촌언니와 형부들도 왔습니다. 그 중에 평소 친척들 사이에 칭찬이 자자한 형부도 있었습니다.

과연 결혼할 때 한 번밖에 안 봤는데도 자상하게 잘 챙기십니다.
"라라윈 처제~ 잘 지냈어~? (기타등등 세심한 안부)"
저에게 뿐 아니라 모인 사람들을 잘 챙기고, 잠시 뒤에 식사를 하게 되자, 저나 사촌들, 며느리들처럼 일할 여자들이 잔뜩 있는데도 그 형부가 나서서 상을 펼치고, 상을 닦으며 적극적으로 도와주십니다. 남자가 나서서 상차리고, 행주질하는 모습이 너무나 낯선 어른들은 칭찬을 하시더군요.
그러나 그 와중에 혼자 표정이 어두워지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사촌언니였습니다.


라라윈, 연애, 부부, 고부갈등

자기 신랑이 칭찬받는데 왜 표정이 뭐 씹은 것같은 일그러는지 이해가 안 되었습니다. 잠시 뒤에 또래 사촌들끼리 모여 오랜만에 만난 회포를 푸는데, 언니가 속내를 털어놓습니다.
자기 신랑때문에 미치겠답니다.

아니 왜?????
저렇게 자상하고 센스만점 신랑이 뭐가 마음에 안든다는 것인지, 모두 눈이 동그래졌습니다. 너무 자상하고 성격이 좋아서 달라붙는 여자들이 많아서 골치아프기라도 한건지... 무슨 이유인지 궁금했습니다.

알고보니, 형부는 남들 앞에서만 그렇게 자상한 척을 한다고 합니다.
집에서는 손 하나를 까닥 안한다고 합니다. 밥상 차려놔도 게임한다고 국 다 식을 때까지 나오지도 않고, 애기가 울어도 자는 언니를 깨워서 보라고 떠 맡기고, 컴퓨터나 TV앞에 앉으면 꼼짝을 안하고 입만 벙긋거리며 "이것 가져와라, 저것 가져와라"하면서 시키나 봅니다.
언니가 더 속이 터질때는 친정보다 시댁에서라고 합니다. 그나마 친정에서 형부가 내숭이든 뭐든 좋게 행동하면, 언니가 시집 잘 간것 같이 보여 부모님도 행복해하시고, 남보기에도 좋으니 크게 억울할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시댁에서 형부가 그렇게 하면, 시댁식구들께 언니가 미움을 받게 된다는 것 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시어머니나 시댁식구들이 보기에는 평소에 집에서도 형부가 늘 밥 차리고 설거지하는 것처럼 보이면, 며느리가 얄미워 보일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시어머니나 시누이가 한 두마디씩 뼈있는 말을 건네시나 봅니다.
"너는 집에서 애한테 설거지 시키고 상차리는거 다 시키니?
나는 장가보내기 전까지 그런 거 한 번도 시켜본 적이 없는데...... ㅡㅡ+.."

"어머.. 집에서 얼마나 했으면, 오빠가 저렇게 변했대. 언니~ 울 오빠 너무 부러먹는거 아냐~?"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속이 뒤집어 지지만, 눈앞에서 설치고 있는 신랑을 두고 진실을 말해봤자 변명같아 보이고, 오히려 미운 털 박힌데다 신랑 흉이나 보는 아이로 미운 털이 한 번 더 박힐 것 같아 말하기도 곤란하다고 합니다.


남보기에는 언니가 최고의 신랑을 만나 여왕대접 받으면서 사는 것처럼 보이기에, 언니가 힘들다고 하면 한 문제 틀려 100점 못 맞아서 억울하다고 하는 재수없는 투정처럼 들어버리니 더욱 혼자 속이 타나 봅니다. 언니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남들이 보기에 좋아보이는 사람이 꼭 좋은 것만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양쪽 말을 들어본 것이 아니기에, 언니가 언니입장만을 부풀려서 말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형부도 분명 언니를 골탕먹이려는 생각에 그런 것은 아닐겁니다. 형부 나름대로는 집에서는 잘 못해주더라도, 나와서라도 언니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해 잘하려고 더 노력하는 것 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의도야 어떻든, 남들 앞에서 지나치게 잘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옆 사람을 힘들게 만드는 일일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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