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윈 연애질에 관한 고찰 : 노총각 노처녀는 루저일까?
서른이 넘도록 결혼을 아직 안했다고 하면 종종 루저 취급을 받습니다.
나이가 차도록 결혼을 못한 이유는 사랑에 실패했거나, 타인과 어울쳐 살 수 없는 몹쓸 성격 때문일거라는 추측 때문인 것 같습니다. 잘 나가는 노총각 노처녀를 보면, 멋지긴 하지만 바람둥이여서 결혼을 못한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고, 그나마도 처지가 변변치 않아보이면 저러니 누가 결혼할까라며 남 일이라고 쉽게 얘기하는거죠.
나이 먹고 결혼 안한 사람이 뭔가 단점이 보이면, 첫째로 나오는 말도
"저러니 저 나이 먹도록 결혼을 못했지. ㅉㅉ"
이라며 모든 문제의 근원은 미혼인 탓이 되곤 합니다.
노총각 노처녀가 화 한 번 내면 그래서 결혼을 못한거고, 노총각 노처녀가 일을 잘 못하면 그러니 미혼인거고, 노총각 노처녀의 모든 실수나 문제는 다 그래서 미혼이라는 것으로 종결됩니다. ㅡㅡ;;
제 아무리 잘난 싱글이라도 뭔가 부족할거라는 편견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뭐든 티끌만한 흠이라도 눈에 띄면, 그래서 결혼 못한 사람이 되니.... ㅜㅜ
남의 말을 할 때는
"그러니까 마흔이 넘도록 결혼 안한 올드미스지.."
하면서 쉽게 말해놓고는, 제가 그 시선을 받는 입장일 때는 몹시 발끈하게 됩니다.
갑자기 제가 세상 올드미스의 대변인이라도 되는 듯이, 목에 핏줄 쫙쫙 세우면서, 결혼을 못한게 아니라 '안한' 것 뿐이라며 결혼 빨리하면 뭐 그리 좋은 것이 있냐며 기혼자를 마구 깍아내리는 겁니다.
일찍 결혼해야 애 빨리 키우고 노후에 편안하다면서 서른 넘도록 결혼을 안하면 나중에 애 낳으면 애 초등학교 들어갈 때 넌 40대라며. (헉... 지금 결혼해도 애 초등학교 입학식에 제 나이가.. ㅠㅠ) 환갑이 넘어서도 애 뒷바라지 해야 한다는 이야기에 발끈해서, 일찍 결혼해서 애 키우느라 고생해서 그런지 너는 30대에도 삭아서 얼굴은 더 나이들어 보인다고 역공을 펼칩니다.
결혼해야 돈 모으고 자리잡는다며 걱정을 하면, 결혼해서 둘이 버는데도 쪼들리는 사람도 많더라면서 저는 혼자라서 사고 싶은 것도 마음껏 사고 더 여유롭다며 인생 즐기며 살아야 된다고 또 다시 방어를 해 봅니다.
마음에서는 결혼이 하고 싶고, 일찍 짝을 찾아 결혼하고 안정된 친구들을 보면 너무나 부럽습니다.
진심에서는 외로움에 대한 공포와 사랑에 대한 꿈 때문에 결혼하고 싶다해도, 현재의 제가 결혼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루저처럼 보이는 꼴이 싫어서, 결혼생활의 안 좋은 점을 더 부각시켜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이런다고 제가 혼기가 찬 노처녀라는 사실이 변하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라도 해서 알량한 자존심을 지켜보는 겁니다.
이렇게 결혼한 친구의 생활과 미혼인 저의 생활을 대립시켜서 결혼하면 더 안 좋고, 싱글이 더 편하다는 식으로 말을 하다보면, 마음과 행동이 따로 논다는 부작용과 함께, 서서히 결혼에 대한 두려움이 커진다는 부작용이 생깁니다.
사실은 결혼하고 싶어도 결혼 못한 것을 루저취급 하는 듯한 상황이 싫어 아닌척 하는 것 뿐이지만,
자꾸만 결혼생활의 안좋은 점, 힘든점 등을 이야기 하다보면 정말 힘들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듭니다.. ㅜㅜ
결혼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 루저처럼 보이는 것이 싫어 자존심 세우다가, 결국은 그 안티에 스스로 다시 걸려들어 결혼을 겁내게 되고, 결혼이 더 더뎌지면서 루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참 악순환인 것 같아요....ㅠㅠ
어차피 결혼은 개인의 선택이라고,
빨리 하고 늦게하고는 다 내 선택이었다고 당당하고 싶고,
결혼 안해도 충분히 행복하다고 하면서도
마음 한 켠에서는 자신없어지고 위축되는 이 찜찜한 루저기분은 대체 왜 그러는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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