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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연인을 다시 그리워하는 이유는?

· 댓글개 · 라라윈

라라윈의 연애질에 관한 고찰: 헤어진 옛 애인을 다시 그리워하는 이유는...

연인이 헤어질 때는 드라마처럼 눈물방울 똑똑 굴러떨어지는 아련한 상황이 아닙니다. 평생 다른 사람에게 하지 않을 것 같던 독한 말이 난무하고, 심하면 폭력도 사용되는 전쟁상황입니다.


사랑하는데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나 이유때문에 헤어졌던 연인이라면, 당연히 그리울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살기등등하게 싸움을 벌이고, 두 번 다시 안 볼거라면서 헤어진 연인들이라도 오래 지나면 그리워하는 이유는 뭘까요?


기억은 희석되고, 추억은 미화되기 때문에...


원래 사람의 기억이 그렇습니다. 당시에는 끔찍하고 못 견디겠던 일도 지나고 나면, 끔찍함은 체에 걸러버리고, 아름다운 추억만 가득 남습니다. 고등학교 다니던 시절에는 못 견디게 끔찍했으면서도 지나고 나면, "그 시절이 좋았지. 그 땐 추억도 많았는데.." 하는 소리를 한다거나, 너무도 괴로운 군 생활도 지나고 나면 재미있는 추억으로 바꾸어서 생각하는 것 입니다.
마찬가지로 지난 연인과 있었던 일들도, 헤어질 당시에는 끔찍하고 못 견디겠는 점, 헤어질 수 밖에 없는 안 좋은 점들만 생각하다가, 점차 지나면서 안 좋은 것들은 사라지고, 좋은 추억만이 미화되어 남게 됩니다.
실제로는 재미도 없고, 힘든 데이트 였더라도 나중에 오래 지나고 나면, "그 때 그 사람과 함께 한 데이트 재미있었는데..." 하는 식으로 미화되어 추억하게 되는 겁니다. 또한 성격이나 행동도 미화되어 기억에 남습니다. 사귀는 당시에는 일일이 간섭하여 짜증나고 피곤하던 성격도 오래 지나면 자상했다고 생각하고, 무심했던 행동들도 편안하게 해 줄려는 배려처럼 생각되는 겁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후회되어서....


헤어지는 당시에는 그 상황의 당사자이기 때문에 이성적인 판단을 제대로 못 내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그런 것 정도는 슬기롭게 해결해봐.."하는 작은 문제일지라도 그 일을 겪는 당시에는 못 견디게 큰 스트레스이고 엄청난 문제일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헤어지고 나서 한발짝 물러서서 생각해보면, '별 일도 아닌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내가 좀 만 참을껄.." "그 때 이렇게 할 껄.." 하는 후회가 남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원래 당사자와 관찰자는 입장이 많이 다릅니다. 직접 겪는 괴로움과 지켜보며 생각하는 것은 다르기에, 다음에 같은 상황에 벌어진다고 해도 당사자가 되면 또 다시 못 견딜 수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없어서...


연인과 헤어지게 되면, 한동안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을 겁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상처받을까 두렵고, 어차피 그 사람이 그 사람일거 같아 부정적이 되기도 합니다. "남자는 다 똑같아." "여자는 다 똑같아," 이런 말을 하며 스스로를 세뇌합니다.
그러나 점차 사랑의 상처가 아물어가고, 커플들의 염장질이 부러워지기 시작하면 다시금 연애를 하고 싶어집니다. 그러면서 연인과  할 일들을 머리 속에 떠올려 보는데, 그럴 때 제일 만만한 것이 과거 연인입니다. '예전 연인과 했듯이 영화도 보고, 밥도 먹고, 놀러도 가고 하고 싶다...' 하는 생각을 하며 그리워지는 것이죠..
어느 날 라디오 방송에서 "오늘같은 날은 옛 사랑이 그리워 지는 날이죠.." 하는 말이 나오자, 막 새로운 사랑을 시작한 분이 대뜸 한 마디 하시더군요.
"흥! 그건 사람이 없으니까 하는 일이지. 생각할 사람이 있는데 왜 옛 사람을 그리워해?" 
그렇습니다. 생각할 다른 사람이 있었으면 그리워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연애하고 싶고, 누군가 생각하고 싶고, 좋아하고 싶은데, 사람이 없어서 그냥 헤어진 사람이 그리운지도 모릅니다.



지금의 연인과 비교가 되어서....


사람은 누구나 장단점이 있습니다. 비록 못 견디겠어서 헤어진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 사람만의 장점이나 매력은 분명 있었을 겁니다. 그래서 사귀기 시작한 것일테니까요. 새로운 연인이 '예전 사람의 장점 + 새로운 장점'을 가지고 있으면 좋겠지만, 아닐 가능성이 더 많습니다. 그러면 새로운 연인의 새로운 장점에 좋으면서도, "예전에 그 사람은 이랬는데..." 하면서 아쉬워 하기도 합니다.
사람의 무한한 욕심때문입니다. 완벽한 사람은 없는데, 괜히 새로운 연인에게 완벽을 기대하고 예전 애인의 장점까지 기대하며 욕심을 부리면 곤란합니다. 은근슬쩍 지나는 말로 "예전에 만나던 사람이 그랬었거든.." 하는 말을 해도 새로운 애인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워져서 헤어진 연인이 다시 만나면 행복해질까요?


물론 그런 경우도 있습니다. 서로 시간을 갖고, 소중함을 깨닫아서 더욱 아끼고 사랑하는 커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리워하다가 다시 만나면, 더 큰 실망을 하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자신의 상상과 생각 속에서 상대에 대한 기대감을 더 키웠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과거에 사귀면서 이미 알고 있던 단점들은 생각을 하지 않고, 장점만 극대화해서 생각하다가 다시 만나게 될 경우, 과거 결별의 원인이 되었던 문제가 금새 불거져나오면서 또 다시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한 쪽은 다시 만났을 때 어떻게 해야겠다는 것에 대해 충분히 준비를 하였다해도, 다른 쪽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헤어진 연인이 다시 만나기는 쉬울 수 있어도, 더 좋을 수 있을까하는 점에는 의문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은가 봅니다.


누구나 사랑을 시작할 때 헤어지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실연의 아픔을 느끼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도저히 안 맞아서, 사랑이 식어서, 떨어져 있어야 해서, 다른 사람이 생겨서.... 등 등의 수많은 이유로 이별을 하게 됩니다. 이별이 없다면 헤어지고 나서 그리워하는 바보같은 짓도 하지 않을텐데....
인생사가 알면서도 바보짓을 하게 될 때도 많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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