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윈의 연애질에 관한 고찰: 껄끄러운 결혼정보회사가 정하는 결혼 스펙 등급
서른까지 뭔가 이루어 놓아야 될 것이 많은 것 같은 부담감도 있고, 결혼에 대한 압박이나 여러 가지 짐이 참 많습니다. 막상 서른이 딱 되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30대가 된다는 것이 그렇게 두려울 수가 없습니다.
그 상황에서 제 친구는 참으로 멋진 서른 살 축하인사를 들었습니다.
"이제 서른이면 너는 시집갈 수 있는 결혼 혼처 등급이 한 단계 낮아진거야. ㅉㅉ..." 이라는.
공공연히 결혼 스펙이나 등급이 있다는 것이 알려져 있어도 직접 저런 말이 오가는 것을 들으니 참 울컥합니다. 사람에 대해 등급을 먹이니, 돼지나 한우가 되는 기분이기도 합니다. 1등급 A++ 우리 한우가 되어야 될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1등급이 부럽구나...+_+
결혼 정보 회사의 결혼 스펙 등급 표
요즘에는 결혼 정보 회사도 한두 군데가 아니다보니, 내부적으로 평가기준에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략 인터넷에 유포된 결혼 정보 회사의 채점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 결혼 정보 회사의 결혼 스펙에 따른 남자 등급 분류표
(누르면 커집니다.)대충 예상되듯이 남자 키는 180은 넘어야 A, 나이는 30에서부터 역순이죠. 한 살 한 살 숙성될수록 값이 떨어지는 구조에요.. (여자는 26세부터 한 살 한 살 숙성될수록 감점..ㅜㅜ) 그리고 외모는 미남에서 비호감으로, 스타일은 멋짐에서 떨어짐으로...
제가 저 기준의 1등급 결혼상대감이 아니어서인지 그냥 등급 분류표를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아주 껄끄럽고 시니컬해집니다. 대략 남자 키 160대면 F, 서민이면 F. F도 아니라 F 마이너스를 보고 있으니 어이가 없습니다.
■ 결혼 정보 회사의 결혼 스펙에 따른 여자 등급 분류표
결혼 정보 회사의 결혼 스펙 여자 등급표도 만만치는 않습니다. 여자는 외모와 스타일의 기준이 더 엄격합니다.
1등급 신부감은 지성 덕성 미모를 갖춰야 하고, 덕성보다는 미모가 윗 등급이며, 그나마 덕성도 없이 성별만 (ㅡㅡ;;;) 있으면 F 입니다. 그리고 스타일은 외모와 무슨 차이인지... 예쁘고 만점 몸매여야 A, 포동몸매면 F입니다.
기준이 어이없으면서도 재미있기도 하죠.. 무슨 유머 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수우미양가로 나눠서, 가는 성별만 여자...ㅋㅋㅋㅋㅋ
기준이 웃기기는 하지만, 어쨌거나 저 결혼 등급에 따르면 서민여자에 포동하고 덕성도 미모도 없이 성별이 여자일 뿐이라면 답이 안 나옵니다. ㅜㅜ
아랫등급 서민을 기죽이는 결혼 정보 회사의 1등급 신랑 신부감
이런 아랫등급 서민들의 바람때문인지, 이 살벌한 표에서 1등급을 받으면 신문기사로도 소개됩니다.
올해도 엊그제 신문 기사에 실렸고, 매년 심심찮게 최고의 스펙을 가진 신랑감, 신부감이 결혼 정보회사 별로 기사화됩니다. 엊그제 기사화 된 최고의 조건을 가진 신랑 신부감은 다음과 같습니다.
결혼 정보회사 인증 특 A 등급 결혼 스펙 소유자.
남자 신랑감: 38세. 미국 명문대학 MBA 출신. 외국계 IT기업 경영관리자. 연봉 10억원. 재산 200억원 이상.
부친은 대학교수, 2남1녀 중 차남. 키 180㎝, 몸무게 73㎏에 인상도 A등급.
여자 신부감: 29세. 미국 명문대 로스쿨을 졸업한 변호사. 연봉 1억5,000만원. 재산이 14억원.
부친은 대학교수, 3녀 중 둘째. 키 167㎝, 몸무게 48㎏에 준수한 외모(인상 A등급).
오히려 위의 결혼정보회사 등급표에 제시된 것에 비하면 이 조건이 만점인 것이 너그럽다고 해야할까요....
남자 나이 서른 여덟, 여자 나이 스물 아홉이면 보통 결혼 정보회사 등급 분류에서는 하위일텐데도 최고로 뽑혔으니까요.. 게다가 부친이 대학교수여도 된다니 참 너그러운지도 모르겠습니다.
예년에 보도된 자료에서는 어머니도 직업이 있어야 하고, 재벌 2세가 가장 1등급이며, 정계는 정권을 잡을 당시에는 등급이 높지만 그 위치가 불안정 하기때문에 2등급, 부모님이 의사, 변호사 같은 전문직이면 2등급, 대학교수는 연봉이 적어서 그 아랫등급, 그나마 그냥 직장생활하시는 부모님을 두고 있으면 GG라는 멋드러진 기준도 나온 적이 있었거든요.
결혼정보회사의 결혼 등급 브리핑을 보고 있노라면, 솔로탈출을 위한 100가지 연애팁을 읽는 것보다 골치가 아파옵니다. 읽다가 지쳐서 "나 그냥 솔로로 있을래." 라고 외치게 되듯, 결혼 정보회사의 결혼 등급도 "그냥 결혼 안 할란다." 소리가 나오게 합니다.
정확히는 저런 기준에 갖다대면 결혼을 못할 성적표라서, 못할 것 같으니 안하겠다고 하고 싶기도 합니다. ㅠㅠ
김태희 정도의 지성 미모 덕성 집안은 되어 줘야 되는 걸까요...ㅡ,,ㅡ
남녀의 이상형은 모두 상위 10%이내인 A등급?
대략 여자나 남자가 원하는 대상의 평균점은 600점, 700점입니다.
여자의 남자 이상형 평균점이 700점이라서 여성은 결혼에 있어 더 이상적이고, 100점 차이로 남자는 평균적 등급에 의지한다고 보네요... 역시나 재미있죠.. 결국 600점이나 700점이나 A등급이어야 하거든요...
전체의 7%, 5%밖에 안되는.... 대충 키크고, 외모 뛰어나고, 성격 좋고, 집안 좋고, 연봉 재산 많고, 직업도 좋은 사람입니다. 그러나 이상형에 대한 말은 누구나 할 수 있기에 그냥 정말 "이상향" "희망사항" 일수도 있긴 합니다.
결혼 정보 회사의 결혼 스펙 등급 분류표를 보다가 궁금해진 점 3가지
1. 결국 결혼 스펙 등급 분류표를 보면서 흥분하는 것은 열등감 때문?
제가 결혼 정보 회사 스펙 등급에서 A가 수두룩하고, 대충 1등급이 나오는 사람이었다면 이렇게 어이없어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흑.... ㅠㅠ2. 다른 사람의 등급을 먹이는 커플 매니저는 평균 결혼 스펙이 몇 등급일까?
평가하는 사람이 꼭 평가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문득 궁금해지네요.. 3. 사실은 결혼 정보 회사의 스펙 등급 기준 자체가 이상적?
실제로는 저 표 자체가 이상적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결혼 정보회사에서 말하는 1등급 신랑 신부감이 흔하다면 신문기사 씩으로나 보도될 꺼리는 아니었을 겁니다. 결국 아무리 조건을 따져 결혼 스펙 등급을 먹여본다해도, 저 등급이 행복을 보장하지 못하니 신뢰가 떨어지나봐요. 굳이 결혼 등급 분류를 한다면, "아내를 정말 사랑할 남자인가 하는 마음에 대한 등급" "가족을 정말 아낄 여자인가 하는 등급" 이런 마음이나 자세를 미리 엿볼 수 있는 것이 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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