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윈 연애질에 관한 고찰: 연애할 때 소시오패스보다 조심해야 할 것은 연극성 성격장애
한참 소시오패스가 알려지면서, 반사회성 성격장애에 대한 공포가 휩쓸었습니다. 연애할 때 소시오패스 만나면 큰일이라며, 미리 검에 질려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연애할 때 진짜 무서운 성격은 반사회성 성격장애보다 연극성 성격장애 인 것 같습니다.
(연극성 성격장애에 대해서는 겉핥기로 배워서, 틀린 부분이 많이 있을 수 있습니다...)
나도 주인공이고 싶다, 관심받고 싶다...?
연극성 성격장애
'모두'의 관심을 독차지하고 싶어한다.
연극성 성격장애는 연극의 주인공처럼 모든 사람들의 관심을 독차지하고자 하는 것 입니다. 흔히 주인공병, 관심병이라고 하는 증세도 연극성 성격장애의 경향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관심병이나 주인공병은 보통 사람들도 쉽게 알아챌 수 있는 '하수'인데 반해, 연극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은 오랜 세월을 같이 있어도 알아채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모든' 사람의 관심을 가져야 직성이 풀리기 때문에, '당신'의 관심도 얻기 위해 비위를 잘 맞춰주고, 매력적으로 행동하기 때문입니다... ㅠㅠ 연극성 성격장애인 사람들은 심지어 상담 치료 받으러 가서 심리상담사도 유혹한다고 합니다.... 아첨을 하거나 선물을 하기도 하고, 지나치게 불쌍한 척을 하면서 심리상담사의 관심을 끌려고 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세상 '모든' 사람의 관심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심리상담사의 관심 조차도 갖고 싶은거지요.
지나치게 감정 표현이 풍부하다. 연극배우처럼.
연극성 성격장애의 필수 증상은 폭넓고 지나친 정서 표현과 관심을 끄는 행동입니다. 예를 들어, 음식을 같이 먹을 때 과하게 감정을 표현하거나, 노래 한 곡을 들으며 사춘기 소녀처럼 울며 감정이입을 하거나, 별 것 아닌 것에 자지러지는 등, 상당히 풍부해 보이는 감정표현을 합니다. 정말 연극 배우처럼 다소 과장된 감정표현을 하는 것 입니다. "나 이 노래 정말 너어어어어어무 좋아." "나 이거 지이이이이인짜
좋아하는데." 라는 등의 격한 감정표현과, 보통 사람보다 더 슬퍼하고 더 기뻐하고 더 감정적으로 반응을 합니다. 그러나 진심으로 그러는 것이 아니라서, 깊이 이야기를 하면 공감대가 잘 형성되지 않습니다. 즉, 남들에게 감정이 풍부한 사람으로
보이기 위한 연극적 감정표현일 뿐 그 사람이 정말로 감정이 풍부한 것은 아닙니다.
성적 매력을 어필한다. 선을 넘더라도.
연극성 성격장애인 사람들은 대체로 성적 매력을 호소합니다. 옷 자체도 다소 유혹적으로 입습니다. 여자라면 꼭 다리가 드러나는 치마와 가슴골이 슬쩍 보이는 셔츠 같은 것을 입는 식 입니다. 남자 역시 허벅지 근육이나 가슴 근육 등을 드러내는 옷 등을 입습니다. 대충 하고 나오는 것 같으면서도, 안 꾸민듯한 꾸밉니다. "어우, 나 피곤해서 신경 하나도 못쓰고 나왔는데..." 라며 "그래도 멋있다." "그래도 괜찮다" 라는 말을 듣게끔 하는 겁니다. 옷 뿐 아니라, 선을 넘은 듯한 행동도 쉽게 합니다. 예를 들어, 연극성 성격장애가 있는 20대 여자라면, 50대 부장님의 허벅지를 때리면서 이야기를 한다거나, 말 걸 때도 부장님의 허벅지를 톡톡 치면서 말을 겁니다. 보통은 임자있는 남자, 아니 임자없는 남자라도 남자의 허벅지, 특히나 가랑이 바로 옆부분을 손으로 만지면서 말을 걸지는 않는데, 그런 행동도 아무렇지 않게 합니다.
매력적이다.
활기차고 극적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을 쉽게 끕니다. 말도 잘 걸고, 개방적이라서 초면에도 금방 친해지고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그러나 계속해서 자신만이 관심의 대상이어야 하기 때문에, 관계가 지속될수록 조금 힘들어집니다. 계속 상대방을 긴장상태로 관심을 갖게 하려고, 이야기를 지어내거나, 사고를 만들어 내거나, 뭔가 합니다.... 실제보다 친하다고 자랑한다.
연극성 성격장애인 사람은 관계를 실제보다 가까운 것으로 지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매일 가는 커피숍
바리스타와 친해졌다면, 그 관계는 어디까지나 판매자 - 고객 관계를 기반으로 한 것일 뿐, 초등학교 시절 죽마고우 같은 관계는
아닙니다. 그러나 연극성 성격장애인 사람은 그
관계도 부풀려 자랑합니다. "내가 매일 가는 커피숍 바리스타가 날 정말 좋아하거든. 그래서 내가 가면 서비스로 커피 한 잔씩 더
뽑아주고, 커피 이야기도 하고, 내가 커피에 대해 조예가 깊잖아. 그거 보고 바리스타가 자기보다 더 잘 안다면서 바리스타 하셔도
되겠다고 하더라고. 내가 안 가면 카톡 보내. 오늘은 왜 안 오셨냐고 ㅎㅎㅎ"
이와 같은 특징들을 요약하여, 연극성 성격장애 진단 간이 검사를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위의 8개 항목 중 5개 이상이라고 해서 연극성 성격장애라고 단언하기는 어렵습니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연극성
성격장애인 사람들은 '당신'의 관심도 얻고 싶어하기 때문에, 오래 알고 지내도 그냥 매력적이고 적극적인 사람 정도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특히 둘이 만나는 연인 사이 같은 경우 거의 알아채기 어렵고, 여러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야 약간 드러납니다.
예를 들어, 동창회 모임에서 모두가 비슷한 분량으로 대화를 주거니 받거니 하면, 연극성 성격장애인 사람은 그 상황을 불편해 합니다. 자신의 분량이 적기 때문입니다. 한 두 시간 내내 연극성 성격장애자 자랑만 듣거나, 그 사람만 띄워주고, 그 사람 유머에만 빵빵 터져줘야 직성이 풀려합니다. 만약 자신이 관심의 축이 되지 못하면 집에 가버리는 극단적인 행동도 서슴치 않습니다.
연극성 성격장애가 연애할 때 무섭다고 하는 이유는 재차 말하지만, 당사자는 정말로 알아채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경계선 성격장애, 강박적 성격장애, 반사회적 성격장애 등은 옆에 있다보면 금방 티가 납니다. 경계선 성격장애인 사람은 무서울 정도로 기분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이나 의존적인 것이 보일 것이고, 반사회적 성격장애인 사람은 보통사람처럼 공감하지 못하는 것이 티가 납니다. 그러나 연극성 성격장애인 사람은 '당신'의 관심도 끌기 위해 애쓰기 때문에 성격장애를 가지고 있을거라고 상상도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헤어지고 몇 년이 지나도 모를 수도 있고, 왜 그 사람 옆에서 삶이 꼬였는지 전혀 모를 수도 있습니다......
연극성 성격장애인 사람과 사귀게 되면...
매니저 당첨 입니다. 연극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은 관심을 유지하기 위해 교묘히 사람을 잘 조종합니다. 특히나 이성 한 명 정도 조종하는 것은 일도 아닙니다. 부지불식간에 그 사람이 가지고 싶은 것들, 원하는 것들을 다 빼갈 겁니다. 헤어지고 나면 남는 것은 빚 밖에 없을거라는....
또 다른 단점은 이 사람들은 '모든' 사람의 관심을 끌고 싶어하기 때문에,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꼴을 못 봅니다. 보통의 사람들은 임자가 있는 사람이면 일정 거리를 유지하려고 드는데, 연극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도전정신을 느낍니다. 마치 먼 옛날 '소울메이트' 라는 드라마에서 최필립이 이수경을 엄청나게 좋아하며 프로포즈하는 것을 보고, 장미인애가 '그래? 그 관심을 나에게 돌려주지' 라면서 작업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래서 오래 사귄 사람이 있고, 안정적인 연애 하는 사람들을 타겟으로 삼아 유혹을 합니다.
주위에서 보기에는 어쩌다보니 눈이 맞았다고 여길 수 있으나, 아닙니다. 연극성 성격장애인 사람이 적극적으로 작업한 결과일 수 있습니다. 물론 한 명의 수집이 끝나면, 다시금 사냥감을 찾아, 감히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사랑하면 또 유혹해주기도 합니다. 고로 이런 사람의 애인이면 상대가 바람나서 차일 수도 있습니다.
연극성 성격장애 친구가 있다면...
연애는 다 했습니다. 그 친구와 같은 집단에 속해 있는 한, 그 안에서 연애하기 정말 힘들겁니다.
연극성 성격장애는 '모든' 사람이 자신을 좋아해주기를 바라고, 주인공이 되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같은 과에 남자 10명, 여자 10명이 있을 때, 하나씩 나눠 갖는 것이 아니라 이성 10명 모두 자신을 좋아하기를 바랍니다. 행여 그 중에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 이탈자가 나오는 것을 가만히 두고 보지 않으며, 교묘히 훼방을 놓습니다.
연극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이 A (여자), 학과 남자 1, 남자2, 남자3, 학과 여자 1, 여자2, 여자3. 등이 있다고 해 봅시다.
학과 남자3이 여자2를 좋아합니다. A가 그 사실을 알게 되면, 여자2에게 다가가 "남자3이 나더러 정말 성격 좋다고 너같은 여친 있었으면 좋겠다는 거야. ㅋㅋㅋㅋ 나 갑자기 고백받는 줄 알고 깜놀했잖아. ㅋㅋㅋ 걔 왜 그러니 ㅋㅋ" 라며, 남자3이 자신에게 관심있다는 듯이 밑밥을 깝니다. 여자2는 남자3이 자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고 눈치를 챘어도, A가 이렇게 말하니 헷갈려합니다. 남자3이 모든 여자에게 찝적대는 것인지도 모르니까요. A는 남자3에게도 작업을 합니다. 여자2는 좋아하는 사람 따로 있다거나, 여자2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남자3 스타일과 거리가 멀다는 것을 강조해줍니다. 행여 여자2도 남자3에게 관심을 보이면 "남자3 걔는 나한테도 그래 ㅋㅋㅋㅋ 우리과 여자애들한게 다 잘하는거 아냐? 그런 스타일 만나면 고생해." 같은 식으로 직접적 훼방도 놓습니다. 즉 A같은 사람이 주변에 있으면, 모두 A를 좋아해야만 하므로, 다른 사람들이 서로 좋아하는 상황이라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겁니다. 간혹 A가 CC가 되면 다른 사람들의 연애에 약간 관대해 질 수도 있으나, 자신이 사귀는 사람이 있어도 '모든' 사람의 관심을 갈구하는 인기관리는 멈추지 않습니다.
또 다른 사례를 봅시다.
연극성 성격장애가 있는 D, 이사님, 부장님, 과장님, 직원2가 있습니다.
D는 직원2에게 가서 "오늘 내 발표 끝나고 이사님이 기립박수 치시더라. 자기 회사 생활한 가운데 나처럼 발표 잘하는 직원은 처음 봤대." 라며 자랑을 합니다. 어쨌거나 부서 발표가 잘 끝나면 좋으니 직원2도 축하해줍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D는 직원2에게 부장님에 대한 이야기도 합니다. "지난 번에 야근한 날, 집에 가는데 부장님이 술 한잔 하자고 하시더라고. 그래서 회사 앞에 ㅇㅇ집에 갔지. 마시다보니까 취해가지고 부장님도 속내를 말하시더라고. 중간관리자 되니까 힘들다고. 그리고 옆에 부서 ㅇ부장이랑도 기싸움이 장난 아닌가 보더라고."
이런 이야기를 듣다보면, D는 부장님과 속내를 허물없이 말하는 가까운 사이로 들립니다. 직원2 입장에서는 부장님께 서운함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자신도 늘 야근을 하는데 같이 저녁도 잘 안 드시는 분이 D만 편애하신다는 느낌이 들 수 있으니까요. 이사님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음에 직원2가 발표를 했을 때, 기립박수는 커녕 싸늘하게 "요점만 말해봐." 라고 이야기를 하면, D만 편애하신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직원2가 실제로 관찰한 '사실'은 없고, 모두 D 스스로 말한 것들이라는 점 입니다. 실제로 직원2의 눈으로 볼 때 이사님이 D를 칭찬한 적도 없고, 부장님이 D에게 긴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없는데, D가 비밀스럽게 이야기한 내용에서만 친한 거지요. 그러나 D 옆에서 계속 D 이야기를 듣노라면 직원2는 계속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자존감이 낮아집니다.... 참 교묘한 작업이죠.
무서운 점은, 이렇게 사례로 들으면 "그런 사람 있지!" 라거나 "저런 스타일 진짜 싫어." 라며 바로 알아챌 수 있지만 자기 옆에 있는 연극성 성격장애는 알아보기 힘들다는 것 입니다. 평소에 자신에게 살갑게 구는 사람이 교묘히 밑작업을 하며 관계를 이간질하는 것이니까요,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모임에서 나대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보면 됩니다. 갑자기 사람들의 관심이 당신에게 몰리면, 연극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은 그 상황이 미치도록 짜증이 나기 때문에 갑자기 당신을 싫어할 겁니다. 그러나 평소 남의 이목을 끌지 않는 사람이 갑자기 관심을 끄는 것도 어렵지요....
반사회적 성격장애가 알려지면서 정상적으로 보이지만 마음에 장애가 있는 사람에 대한 막연한 공포가 있는 상황에서, 연극성 성격장애에 대한 공포도 하나 얹는 것 같아 죄송스럽기도 합니다. 하나 연애가 꼬이거나 어려울 때 정말 조심해야 할 대상은 반사회적 성격장애가 아니라 연극성 성격장애인 사람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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