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이 넘은 저는 '언니, 누나'로 불리는데, 너무도 풋풋한 20대 초반의 남동생들은 '아저씨'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무척 고마운 호칭이지만, 저보다 훨씬 어린 남동생들은 '아저씨'라 불리는 것을 보니 의아하고 안쓰러웠습니다.
이유인 즉, 여자는 나이가 많아도 미혼이면 '언니,누나'인데, 남자는 군대를 갔다오면 무조건 '아저씨'라는 나름의 단순명료한 규칙이 있습니다.
나름의 근거있는 단순명료한 규칙??
제가 처음 아줌마 소리를 들어본 것이 20대 초였습니다.
어린 남자아이가 자신의 누나도 어린아이다 보니, 어린아이만 누나이고 나이가 많은 사람은 다 아줌마 라고 생각해서 실수(?)했던 것입니다. 나중에 이유를 알고는 이해는 됐지만, 기분은 무척 나빴습니다. 20대 초반 꽃다운 나이에 '아줌마'라뇨!!! ㅡㅡ^
그런데 20대 초반 꽃다운 나이의 저 동생들은 아저씨 소리가 얼마나 듣기 싫을까 싶습니다.
다행히 성격들이 좋아 아이들의 그런 호칭에도 신경쓰지 않고 잘 지내지만, 어린 나이에 아저씨란 호칭이 달가울리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이 그렇게 부르는 것은 다름 아닌 '군대'때문입니다. 군대를 다녀오면 아저씨라는 것이죠.
묘하게 설득력있게 들립니다. 우리 모두 어릴 적부터 군인아저씨라고 배워왔기 때문입니다.
군인분들을 친근하게 부르는 호칭이 '군인아저씨'입니다. 군인하면 아저씨라고 하는 것이 너무도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거기서 발전하여 '군인=아저씨, 그러므로 군인이었던 남자=아저씨'라고 생각되는 것 입니다.
● 신문기사에도 으례 군인은 '아저씨'...
● 위문편지 쓸 때도 호칭은 '아저씨'.
지금 저에게 군인분들은 99% 동생들입니다. 대체로 20대에 군복무를 하니까요. 그런데도 저도 모르게 '군인아저씨'라고 할 때가 있는 것을 보면 조기교육의 놀라운 효과인 것 같습니다. 이제는 '군인동생'이라는 표현이 맞을텐데도 어릴 적 배운대로 '군인아저씨'인거죠. ^^;;;
어릴적부터 간호사분들은 '간호사언니'라 배우다 보니 나이 많은 간호사선생님을 봐도 '언니'라 하는 것과 마찬가지 인 것 같습니다. (이제는 간호사 동생님들이 더 많은 듯...ㅜㅜ)
아이들의 모순된 호칭때문에, 별스럽지 않게 생각해오던 '군인아저씨'라는 말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어린나이에 나라를 위해 군대에 다녀와주는 것으로도 너무나 감사한 일인데, 군대에 갔다왔다고 '아저씨' 소리를 듣게 되는 것은 바뀌어야 할 점인 것 같습니다.
군복무중이거나 제대한 지 얼마 안되는 분들 대부분 아저씨 소리 들을 나이도 아니고, 초, 중, 고 학생들과 나이차이도 얼마 안 납니다.
이제부터라도 학교에서나 우리들의 언어습관에서라도
군인아저씨가 아닌 '군인오빠''군인 형'이라 하면 (아니면 군인동생? ^^;;)
군복무 했다고 아저씨되는 억울함이 좀 사라질까요?
자매품: 미혼녀에게 '아줌마'보다 더 기분 나쁜 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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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자언니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저는 지금도 군인아저씨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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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군인아저씨가 입에 달라붙어 익숙하긴 해요..
근데 이젠 저보다 7~8살 어린 동생들이 군인이라는....ㅠㅠ
꼼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외국에선 친하면 나이와 상관없이 이름을 부르면 되고, 안 친하면 Mr. Mrs. 등을 붙여 부르면 되는데...한국에선 호칭이 너무 애매한 경우가 많아요.
젊었을 땐 저보다 나이 많아 보이는 동네분들을 다 아줌마라고 불렀는데... 이젠 저도 아줌마 대열에 속하면서도 무의식적으로 아직도 다른 분들 보고 아줌마라고 하네요.
전 나이 안먹는 줄로 자주 착각하고 살아서 문제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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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이님 말씀에 무척 공감되는데요...
저도 전 나이 안먹는 줄 착각 많이 합니다...^^;;
7~8살 어린 동생들이 군필자라는 사실에 흠칫 했던 경험이었습니다...^^:;
12343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우..그..그래도!!! 나는 평생 오빠이고 싶었다능!!!! ㅠ_ㅠ
저 편지는 탄저균 흰봉투보다 더 큰 정신적 충격이...
이자리를 빌어 전 아저씨가 아니라고 외쳐 봅니다!!! ㅜㅜ
(여..여튼 방문에 감사드립니다.. 라라윈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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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ㅎㅎㅎㅎㅎ 탄저균 흰봉투...ㅋㅋ
좀 그렇죠...^^;; 저 학교 다니던 시절에는 답장 받고 싶어서 정말 열심히 써서 보냈었는데...
엘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진짜 군인 오빠`~~하고 위문편지보네면
군인 후배분들이 무척 좋아할꺼에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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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아저씨! 하는 것 보다는 훨씬 애교있고 정감있어서 좋은 거 같아요~ ^^;;;
맑은아침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전 아저씨라는 소릴 들으면 그냥 자연스러운 나이가 되었습니다....-.-
가끔 70이 넘은 아버지뻘 회사 동료분에게 형님이라 부르면 무척 좋아하십니다.....^^
물론 사적인 자리에서 말이죠...^^
저도 누군가가 "오빠" 라고 불러주면 기분이 좋더군요..쓸대없이.....ㅎㅎ
이런소릴 아들이 들으면 당장 그만두라 그럽니다.....닭살이라나 뭐라나....-.-
모자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범죄 일으키지 말고'가 펀치라인이군요. 일부러 웃기려고 써도 저렇게 쓰기 힘들겠네요.
군인아저씨란 말은 까쓰배달아저씨, 산타할아버지처럼 어린아이 입장에서 친근하게 쓰일 수 있도록 합성된 말이죠. 어른들이 군인아저씨란 말을 쓰는 경우는 별로 없고 있더라도 어리광에 가깝죠. 공식적으로 그런 말을 쓰는 경우는 더욱 드물고요. 어차피 철책 지키는 군인한테 위문 편지 와봐야, 저렇게 억지로 쓴 초딩에게서뿐일텐데, 굳이 형, 오빠란 말을 듣고 싶을까 싶네요. 그냥 어린애들이 줄곧 그러듯이 아저씨라는 먼 호칭을 쓰는 게 차라리 귀여워 보이지 않을까요. 알지도 못하는 사람한테서 서투르게 꾸민 감정을 받아보는 것보다 저렇게 어이없는 편지라도 보고 한바탕 웃는 게 군인들한텐 오히려 활력소일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산타 오빠란 말은 산타가 제일 어색해 할 테니까요.
아디오스(adios)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ㅋㅋ 남자가 되었다는 의미죠
이제 장가가도 되겠네~ 이런 의미로 아저씨라는 타이틀을 붙여준거 아닐런지
반면 여자는??
괜히 아가씨한테 아줌마 라고 말 잘못하면 클나기에..걍 여자분~ 이러는건 아닐런지요
ㅎㅎ 전 워낙 오래전부터 아저씨 소리들어서 ^^;
어웅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아무래도 군대 갔다오면 아저씨같은 사고방식을 체득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갑작스레 군대가 '한국사회를 향한 아저씨 사회화'를 담당하는 기관은 아닌가 싶은
엉뚱한 상상을 하게 됩니다.
산다는건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저는 군 복무 중에 저보다 나이 많으신 누님에게도 '군인 아저씨'란 소리를 들었었죠...후후 인생은 다 그런 겁니다....
그라나도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이것도 일종의 남녀차별 중의 하나가 아닌가 싶네요..
(진정한 페미니스트 1人 ^^)
나늘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이글 보면서 웃고있는 중, 고등 남학생들..
너희들도 금방이야~ 독해~~ ㅋㅋ
ring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위문편지 내용 읽다 쓰러졌습니다 ㅋㅋㅋㅋ
우린그들의노예의하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공감요 ㅋㅋ
고1때 수학여행가서 군인들을 만났는데
우리반애들이 "우와~ 군인아저씨다~" 했어요.
그러자 그분들이 여학생들에게는 "아저씨 아니야 오빠라고 불러^^"라고 했고
남학생들에게는 "니들 덩치 보니 군대 지금 와도 되겠구만!" 하시던데 ㅋㅋ
좀 미안했음 ㄷㄷ
아저씨에는 큰 이유가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군대에서 타 부대끼리는 아저씨라고 부르기때문에 군대가면 누구나 다 아저씨가 됩니다 ㅋㅋㅋ 그렇기에 군인아저씨입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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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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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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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댓글입니다
초전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넘 익숙해서 그런가봐요 ..
헤헤헤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어이 아줌마! 이게 최고 아닐까요
ㅡㅡ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제나이 이제 꽃다운 스물 하나
50대 아줌마가 아저씨라고 부르면 죽여버리고싶은 충동이 생깁니다..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