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에게 진로상담은 하지마라

어린 학생들이 조언을 구하거나 질문을 할 수 있는 대상은 주로 선생님밖에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보니 개인의 대소사 뿐 아니라 진로상담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선생님들의 전문분야는 지식전달과 인성교육이지, 직업설계가 아닙니다. ㅜㅜ
저 역시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이지만,  제가 해주는 진로상담이나 아이들이 다른 선생님들께 받고 온 진로상담의 내용을 보면, 선생님들이 아이의 진로를 상담해주는데 적합한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이 많이 들곤합니다.  

선생님들 모두 너희가 원하는 직업을 잘 찾아가길 바라지만..... 그것이 뭔지 정확히 알지는 못한단다...


선생님은 전공 교과과목에 있어서만 전문가일 뿐입니다.

선생님이 전지전능한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보니 아이들 각양각색의 흥미와 관심사에 대한 모든 것에 전문적 지식을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아이들이 어릴수록 선생님은 모르는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 선생의 입장에서도 그 기대에 부응하고자 많이 노력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노력한다고 해서 모든 것을 다 잘 알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보니 다른 분야에 대한 질문에는 비전문적인 답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선생님도 '교직'외의 경험은 적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대부분 대학졸업 후 별다른 사회경험없이 선생님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원선생님들도 비슷합니다. 다른 일을 하다가 하시는 분들도 계시긴 하지만, 대체로 대학 다니면서 알바로 시작한 일이 직업으로 굳어지신 분들이 많아, 교직이외의 직업에 대한 경험이 거의 없는 분들이 아주 많습니다. 
일본에서 도쿄만 여행하고 온 사람에게 "일본 어디가 좋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자신이 여행한 도쿄가 좋다고 할 것입니다. "교토도 좋고, 훗카이도도 좋다고 하는데, 나는 도쿄를 가봤는데, 참 좋았어." 이런 식일 가능성이 큽니다.
선생님들의 진로상담도 비슷합니다. "선생님 제가 나중에 뭘 하면 좋을까요?" 하는 질문에, "이런 직업을 가질 수도 있고, 저런 것도 있고,.... 이런 것도 있는데... 선생님처럼 선생님을 할수도 있어. 선생님의 되는 경우에는..." 하는 식일 때가 많은 것 입니다.
 아이에게 다양한 진로를 제시해주려고 애를 쓰면서도, 알게 모르게 자신이 경험한 일을 가장 강조하여 설명하게 되는 것 입니다. 그래서 중학생쯤 되는 아이들에게 꿈을 물어도, 체육쪽으로 나가고 싶으면 체육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하고, 음악을 하고 싶으면 음악선생님, 영어를 하고 싶어도 동시통역사나 다른 일이 아닌 영어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선생님도 알고 있는 직업이 많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아이들보다는 많은 직업을 알고 있겠지만, 선생님들의 경우도 대개 일찍 선생님이 되려는 꿈을 품고 한 길로 매진한 경우가 많아, 다양한 직업군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은 분들이 많습니다. 
그렇다보니 학생에게 해 줄 수 있는 조언도 자신의 직업인 선생님, 또는 주변인들의 직업, (주변도 대체로 엇비슷한 직업군일 가능성이 높음) 외에는 직업안내 책자에 나온 수준일 수 있는 것 입니다. 그래서 학교에서 진로상담을 받아도 해답을 찾았다고 느끼는 경우가 없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학교선생님도 모르고 부모님도 잘 모르는 직업들을 찾아내어 자신만의 능력을 키우는 것은 개개인이 풀어가야 할 숙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선생님은 공부를 시킬 의무와 책임이 있는 사람입니다.

선생님은 학생이 공부하도록 동기부여를 하고, 많은 것을 배우도록 하는 사람입니다. 그렇다보니 꼭 공부를 해야만 되는 것이 아닐 수 있는 일에도 공부의 필요성을 말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한 학생이 연예인이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연예인은 공부보다 재능이나 다른 노력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얘기를 합니다. 그말이 맞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사실 선생님들도 연예인을 해본 것이 아니기에 연예활동에 공부가 얼마만큼의 필요성이 있는지 정확히 알지는 못하죠.
하지만 어쨌거나 우선은 그 아이를 공부를 시켜야하는 책임이 큰지라, "연예인도 공부 잘해야돼. 예전에 가수 OOO이 TV에서 'lose'를 장미라고 했다고 별 욕 다들은거 알지? 요즘은 연예인도 똑똑해야돼. 가수 보아가 세계적으로 사랑 받은 이유가 뭐야? 일본어, 영어 모두 능하지? 김태희도 서울대라 더 사랑받잖아......" 하는 식으로 말을 하게 되는 겁니다.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성공을 바라고, 학생들을 진심으로 사랑하시는 분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적성에 맞는 직업에 대해 정확히 알고, 제대로 조언해 줄 수있는 사람은 아닐 수도 있는 것 입니다.  

'병은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 라는 말처럼 자신이 되고 싶고 관심있는 분야가 있다면, 그 일로 성공한 사람에게 묻는 것이 가장 정확할 것 입니다. 직접 물을 수 없다면 관심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의 책을 읽는 것이 가장 많은 정보를 얻는 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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