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윈 연애질에 관한 고찰 : 결혼한 남자의 책임감 보니, 여자라서 햄볶아요.
지난 주말 저희 엄마의 환갑잔치였습니다.
요즘은 환갑에는 잔치는 패스하는 분위기 이기는 한데, 아빠 환갑때 보니 따로 잔치를 하지 않아도 식구들 모여서 밥 먹고 하다보니 잔치 비슷한데 잔치 아닌 자리가 마련되길래, 엄마의 환갑에는 미리감치 날을 잡고 친척들을 초대했습니다.
제가 한 것은 음식점 어디로 예약할까? 하다가 집 근처에 마침 괜찮은 한정식 집 있길래 엄마와 동생과 함께 가서 시식하고 예약한 것과 엄마 환갑을 빌미로 예쁜 원피스 한 벌 사입고 앉아있던 것이 전부였습니다. ^^
제가 더욱 여유로울 수 있었던 것은 저는 제부가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동생이 먼저 결혼을 해서, 저는 서른이 넘어도 결혼압박을 거의 받지 않습니다. 하나는 치웠다는(?), 하나만 남았다는 느낌 때문이신지 저한테는 별로 압박을 안 주시기에 동생한테 다시금 감사하는데, 이 날도 동생한테 정말 감사했습니다. 제부가 다 알아서 해주셨거든요. +_+
손님들 대접과 술상무는 남자 몫..
저는 술을 잘 못하기도 하고, 여자애라서 그런지 (이제 애 소리 들을 나이는 아닐 수도 있지만, 친척들 사이에는 영원한 "애" ^^;;) 저를 불러서 술 한 잔 따라보라고 하고, 술 받으라는 말씀을 안 하십니다.그러나 제부는 너무 바빴어요.
여기서 "전서방~" 저기서 "전서방~" 하면서 술을 청하는 러브콜에 몸이 10개는 되어야 할 것 같아 보였습니다. ^^;;; 제부가 술을 잘 마시기도 하고, 서글서글한 탓도 있겠지만 그 모습을 보니 참 쉽지 않아보인다는 생각이...
여자라서 술병들고 손님 중에 술 안 따라드린 손님이 없는지 찾아다니지 않아도, 뭐라 하시는 분이 없습니다. 오히려 여자에게 술 따라보라고 하는 것에 대한 야릇한 인상 때문인지, 밥 잘 먹고 있는 저를 불러다가 술 좀 따라보라고 하면 다른 친척어른들이 말리시는 분위기였는데, 남자는 입장이 좀 다르구나 하는 것은 느꼈습니다.
경제적 부담도 남자 몫?
이번에 더 날을 미리 잡은 이유 중 하나는 아빠 환갑 때, 어른들이 지나는 말씀으로"장인어른 환갑이니 전서방이 사는거야?"
"전서방이 내는거야?"
라면서 하시는 말씀에 제부가 은근슬쩍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을 봤기 때문이었습니다.
맏이지만 여자이고 어리고 공식적인 직업은 학생인 저에게는 그런 말씀 하시는 분이 없으시지만, 결혼한 남자인 제부에게는 자연스레 경제적인 부담도 제부 몫이 되는 듯 했습니다.
그 때 그 모습을 보고 엄마 생신에는 제가 먼저 나서서 반반 부담해서 식구들 모여서 밥이라도 먹자고 했지만, 그래도 제부의 어깨는 가볍지 않아보였습니다.
혼자 부담하자니 정말 부담스럽고, 미혼이고 여자인 어린 처형 (게다가 공식적인 직업은 학생, 돈 계산할 때만 강조하는... ^^;;;)에게 내라고 하기도 곤란하고...
제가 배째거나 나 몰라라 하면 자연스레 제부 혼자서 감당해야 되는 분위기라 느끼는 듯 했습니다.
같이 내더라도, 저는 (안내도 되는데 내는 듯이) 더 생색나는데, 제부는 할 일을 당연히 한 듯한 묘한 분위기... ^^;;;
남자는 필참?
이번에 엄마 환갑을 지내면서 사촌오빠 사촌언니들에게 무척 감사했습니다.특히 장손인 사촌오빠는 든든히 자리를 지켜주시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니, 결혼하고 나면 남자에게 지워지는 책임감이 어떤걸까 하는 생각이 한 번 더 들었습니다.
친구나 친척들을 보면, 결혼하면 조금 더 집안일을 챙기고 찾아 다니기는 하지만, 그럴때 여자는 "출가외인" 이라는 옛날 이야기를 하면서 시댁에 일 있어서 못 간다는 한 마디면 이야기가 끝납니다. 그리고 여자가 오면 더 '고마운' 일이 됩니다. 의무는 아닌데 참석해주니 고마운 인상인거죠...
그러나 남자는 이런 자리에 빠지면 할 일을 안 한듯한 인식이 좀 있는 것 아닌가 싶었습니다.
특히나 결혼한 남자에게는 집안 대소사 참석이 "의무" 인듯한...
저는 여자라서, 엄마 입장에 더 공감되고, 며느리 입장에 더 공감되서
집안 대소사 치르면서 일은 여자 혼자하고 알아주지도 않는다는 것에 더 동의했었습니다.
명절날이나 집안잔치날 여자가 음식장만하고 준비하고 뒷거지 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이고 책임이라 칭찬받지도 알아주지도 않는 일이라는 생각에 울컥했던 것입니다. (- 잔치날 밥도 못 먹는 며느리)
그러나 엄마의 잔치에서 보면서
저와 몇 살 차이도 안 나는데 사촌오빠와 제부는 결혼한 남자이기에 해야 되는 것들이 많은 것을 보니
여자 뿐 아니라 결혼한 남자라서 지는 책임감 부담감이라는 것도 만만치 않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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