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윈 연애질에 관한 고찰 : 나이 먹으면 연애하기 힘든 이유는 눈치 백단이 되서? 솔로탈출 남친 여친 사귀는 법
주위에서 나섭니다. 소개팅이라도 시켜줍니다.
나이 먹은 남녀가 만납니다.
나갈 때까지는 기대감도 좀 있겠지만, 둘이 마주 앉아있으면 머리 굴러가는 소리가 들릴 지경입니다.
나이가 먹어도 남자의 속 마음은 여전히 모르겠고, 여자의 심리는 여전히 모를지라도 이야기하는 도중에 상대의 의도를 파악하는 눈치만큼은 백단이 되기 때문입니다. ㅠㅠ
나이 먹은 남녀가 만나면, 서로에 관한 호구조사가 아주 수준급입니다.
설문지를 하거나, 상담을 할 때도 묻고 싶은 것을 바로 콕 찍어서 묻는 것이 아니라, 슬그머니 속내를 감추고 돌려서 물어볼 때가 있습니다. 부모와의 관계를 알고 싶을 때, 바로 "부모님과 관계는 어떠니?" 라고 하는 것보다
"엄마와 이야기 할 시간은 많니?" 로 시작하는게 보다 매끄러운 상담이 되니까요...
이런 식으로 소개팅 맞선 상황에서도 속내를 숨긴 간접적이면서도 실용적인 질문들이 마구 오갑니다.
"뭐 타고 오셨어요?"
갤플 소개팅 광고에서 여자 주인공이 대뜸 뭐 타고 오셨어요? 라는 질문을 하는거 보고 혼자 빵 터졌는데, 언뜻 보면 오는 길이 힘들지 않았는지, 장소가 괜찮았는지에 대한 질문 같지만 저 질문은 차량 소유 여부를 묻는 질문이죠. ^^;; "버스 타고 왔어요." 라고 하면 차는 없을거라 예측, "지하철 타고 왔어요." 라고 해도 역시나 차는 없을거라 예측하지만, 이어서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을거 같아서..." 라고 하면, '차가 있구나..' 하면서 파악하는 식 입니다.
보다 직접적인 질문은 "차 가지고 오셨어요?" 가 있습니다. ㅡㅡ;
뭐 타고 오셨어요? 나 차 가지고 오셨어요? 하고 물으면, 질문을 듣는 사람도 상대의 의도가 뭔지 대충 압니다. 차가 있어도 대뜸 차량 소유 여부부터 조사하는 듯한 느낌이 그리 즐겁지는 않을 수 있고, 차가 없으면 더 기분 안 좋은 질문이 되고요.. 정 묻고 싶으면, 나갈때 주차 쿠폰에 도장찍을 때나 물어보시길..
"혹시 차 갖고 오셨어요? 주차 쿠폰에 도장 찍어 가시라고요. ^^;" 라고 하면, 궁금했던(?) 차량 소유 여부도 파악되고 배려심도 있는 사람 같아 보일 수 있습니다.
"주식 하세요?"
시사 경제 이야기를 하면서, 슬쩍 주식에 관심이 많은지 묻는 듯한 질문이지만, 재테크 방식을 묻는 참으로 포괄적인 질문이기도 합니다. 주식을 좋아하는지, 펀드를 좋아하는지, 주식시장에는 관심이 없고, 차곡차곡 적금 스타일을 좋아하는지 상대의 경제개념과 재테크 스타일을 한방에 알아볼 수 있는 실용질문인 듯 합니다. 이보다 쪼금 더 머리를 쓰는 질문은 이야기 중간 중간 일부러 재테크 단어들에 비유를 하는 겁니다.
"이게 꼭 주식시장 같죠. 드디어 우량주가 빛을 본 것처럼 잘 된거에요.. (알아듣는지 공감여부 반응 살피기)"
"아.. 그거 딱 펀드랑 비슷하지 않나요? 펀드 하세요?"
라는 식으로 다른 이야기를 하다가도 일부러 주식, 펀드, 부동산 등에 비유해서 물어보면서 상대방이 반응하는 것을 살피는 방식입니다.
이야기가 아주 자연스럽게 흘렀다 하더라도 상황이 소개팅이나 맞선 분위기라면, 상대방의 의도가 훤히 보입니다. 재테크 개념이 있는 사람인지, 경제력은 어떤지 경제적 성향을 파악하고 싶은거죠.
마찬가지로 상대방의 경제관이나 경제수준이 궁금해서, "네. 저는 주식이랑 펀드에 분산투자 하고 있어요. 특히 통신주에 관심이 많은데, oo씨는 어떠세요?" 라면서 바로 경제력 호구조사 들어가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런 질문이 참 속보이며 속물스럽다 느껴 기분 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여행 좋아하세요?"
취미를 묻는 가벼운 질문 겸 소재거리 탐색 질문도 되지만, 더불어 된장끼 측정도 되는 질문입니다. 여행 너무너무 좋아한다는데, 들어보니 주로 비싼 지역, 비싼 숙박시설에 쇼핑하는 여행을 좋아하는 듯 하면, '저 사람은 허영심이나 된장기운이 역력하구나..' 하는 것도 느낄 수 있고, 가족여행으로 유럽, 미국 등지를 몇 달씩 다녀왔다고 하면 '집안이 좀 사는구나' 하는 것도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여행은 무전여행이 쵝오라면서, 지지리 궁상 스타일의 여행만 좋아하고 럭셔리 여행은 여행이 아니라고 침 튀기면서 이야기를 해도, 저런 사람이랑 같이 있으면 '고생을 사서 하게 될 것만 같은' 불길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여행할 여유 따위는 없다고 하면 더 심란하고요. ㅡㅡ;
물론 돈 버느라 너무 바빠서 여행할 시간이 없다고, 애인생기면 한번쯤 가고 싶다고 하면 또 다르게 들릴지는 모르겠습니다. ^^;;
"막내세요~?"
호구조사에서 빠트릴 수 없는 것이 가족관계인데, 소개팅이나 맞선을 주선하는 사람이 미리 가족관계에 대해서 다 알려주었다면 묻지 않겠지만, 모르는 상황에서는 이런 부분이 중요합니다. ㅡㅡ;;그러다 보니 괜히
"막내같아 보여요. 혹시 누나 있어요?"
라면서 아무거나 불러 본 뒤에 실제 가족관계를 파악하기도 하고, 대놓고 "몇 째세요? 언니나 동생 있어요? 남동생? 여동생?" 등을 물어보기도 합니다.
의례적인 질문 같아도 그 속에 녹아든 정보는 매우 중요한 질문입니다. 장남 장녀는 아닌지, 챙겨야 하는 딸린 짐(?) 스러운 식구들은 없는지 파악하는 예민한 질문이죠. ㅜㅜ
문제는 질문하는 사람만 혼자 약게, 다중적인 의도를 지닌 질문을 자연스럽게 처리한 것이 아니라, 질문을 듣는 사람도 그 속을 훤히 안다는 점 입니다. 대놓고 "차 있으세요? 차 종이 뭐에요?" 라거나, "재테크를 어떻게 하세요? 자산 규모는?" "형제 관계는? 결혼하면 부모님 모실건가요?" 라면서 직설적인 질문들만 쏟아부어도, 첫 만남부터 정떨어지겠지만, 돌려서 말해도 나이가 먹다보니 속을 읽을 수 있게 되면 참 씁쓰름 합니다.
이 상황은 딱 그거죠.
"선수끼리 왜 이러세요.. ㅡㅡ;"
라는 상황. 연애에는 선수가 아닐지라도 나이가 먹다보면, 상대가 무슨 뜻으로 저런 말을 하는 지에 대한 눈치는 조금씩 늘어갑니다.
"이거 원래 20만원짜리인데, 특별히 제가 빼드려서 15만원에 드리는 거에요." 라고 하면
원래 10만원짜리인데, 10만원 더 붙여서 팔려다가 5만원만 붙였다는 뜻이라고 이해하게 되고,
끝날 시간 쯔음에 "오늘 모임 어땠어?" 라고 하면
"이제 모임 끝낼 시간이니 집에 가." 라는 뜻이라고 이해하게 되고,
얼굴을 보며 "어머~ 귀엽다." 라고 하면
죽어도 예쁘다라는 말이 안 나오는데 예의는 차려야 겠어서 하는 말임을 압니다.
그러다 보니, 나이 먹은 남녀가 만나서 머리 굴러가는 소리가 들리는 듯한 고도의 탐색전이 오갈 때, 서로의 수가 훤히 보여서 더 가까워지기가 어려울 때도 많은 듯 합니다.
사실은 그냥 할 말이 없었을 뿐이고, 순수하게 궁금해서 물어봤을 뿐일 수도 있는데,
나이만큼 세상의 때가 묻은만큼, 받아들이는 귀가 순수하지 않고 빙빙 꼬여서 들리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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