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윈 연애질에 관한 고찰 : 데이트에 대한 남자와 여자의 어마어마한 생각 차이
'우리는 매일 만났다. 늘 함께 있었다.'
아주 짧은 한 문장인데, 이 문장을 이해하는 남자와 여자의 생각은 하늘과 땅 차이가 나는 것 같습니다.
# 여자의 생각
남친이 친구를 만날 때, 게임방에 갈 때도 늘 함께 갔다.
남친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좋았지만, 때때로 시간이 아까운 날이 많았다.
남친이 혼자 노는 사이 그저 멍하니 앉아 있을 때면, '난 누구, 여긴 어디, 난 대체 뭘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곤 했다.
데이트라고 하는 것은 함께 뭔가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같이 있지만 같이 있는게 아니다. 남자친구가 나를 정말 사랑하는 지 아닌지 모르겠다.
혹시 그냥 자기 친구들 만날 때 달고 다니는 장식품 정도로 여기는 건 아닐까.
# 남자의 생각
여자친구가 헤어지자고 한다. 너무 당혹스럽다.
우리는 조금 전 까지도 만나서 같이 있었다. 여자친구가 삐진 기색도 없었고, 다 괜찮았는데, 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다. 왜 갑자기 이제 그만하자고 문자를 보냈지? 도무지 모르겠다. 전화를 해서 물어봤다.
"왜, 아까까지 괜찮았잖아. 조금전까지도 재미있게 잘 있었으면서 대체 왜 그래?"
여자친구는 잠시 말이 없더니 울먹이듯 쏘아 붙인다.
"재미있게? 그래 넌 늘 그런 식이지. 내 생각은 안하지."
끝이었다. 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 우리는 늘 함께 했는데.
# 어디서 문제가 시작된걸까?
남자는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 데이트라고 여깁니다.
만나서 각자 스마트폰을 보거나, 자기 할 일을 했어도 괜찮습니다.
그러나 여자는 아닙니다. 안 괜찮습니다.
만나서 같이 커피숍에서 남자는 혼자 게임하고 여자는 멍하니 있다 던가, 만나서 남자는 친구를 불러 놀고 여자는 거기에 껴있는 상황들이 전혀 달갑지 않았던 겁니다.
이것은 많은 상황에 다 반영이 됩니다.
여자와 남자가 도서관에서 만나서 함께 공부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면, 남자 입장에서는 함께 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자 입장에서는 과연 함께 했다고 생각할까요?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둘이 같이 음료수 마시며 수다떨고 쉬는 시간을 함께 했다고 여길 지는 몰라도 각자 공부하던 시간은 그냥 공부를 한 것이지 '함께' 한 것이 아닙니다.
여자의 입장에서 함께 한 시간은 남자가 여자에게 온전히 할애한 시간들 입니다. 여자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하거나 들어주었을 때, 여자친구를 챙겨주었을 때, 정말로 같이 무언가를 했을 때 함께 했다고 생각을 합니다. 같은 공간에서 있었던 것 만으로는 만족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런 차이는 사귄 시간, 세월에 대한 지각에서도 다르게 나타납니다.
만약 5년을 사귀었고, 그 동안 매일 만났다면 남자는 우리는 늘 함께 했다고 생각할 겁니다. 남자에게 연애의 시간은 5년일 겁니다. 그러나 5년을 만났으되, 만나서 남자는 늘 게임을 하거나 자기 일을 하거나 했고, 여자는 그 옆에서 혼자 놀았다면, 여자에게 연애의 시간은 5시간도 안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 사실은 여자에게 이별을 결심하는 확고한 증거가 됩니다.
사귀기 시작했고, 햇수로는 5년이 지났는데, 그 사이 남자친구와 한 일이 아무 것도 없다. 이게 과연 연애가 맞는가? 라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그리고 끝이 납니다.
이혼을 할 때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곤 합니다. 10년을 잉꼬부부로 산 부부가 이혼을 하는데, 남편은 '우리가 함께 한 시간이 얼마인데.. 라며 10년 세월을 강조하는 한 편, 부인은 '그 시간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아느냐, 나는 늘 혼자였다.' 라는 주장을 하기도 합니다.
분명히 10년 간 같은 공간에서 함께 살았어도 남편이 주로 혼자 TV보고 쉬고, 아내와 시간을 보내주지 않았다면, 아내 입장에서는 10년을 살고도 '함께 한 시간'이 없이 외롭고 고통스러운 시간일 뿐이었던 겁니다.
'연애심리 > 연애질에 관한 고찰' 카테고리의 다른 글
SNS가 헤어진 연인에게 미치는 영향 (5) | 2015.02.27 |
---|---|
발렌타인데이 선물 준비, 이제 초콜릿 선물의 시대는 갔다? (8) | 2015.02.10 |
적극적으로 고백하라 vs 부담스러운 고백 하지 마라, 그 애매한 경계는? (7) | 2015.0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