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윈의 연애질에 관한 고찰: 좋아하는 사람에게 고백할 때 피해야 할 방법 3기지
도시락 싸들고 쫓아다니며 말리고 싶은 고백 방법 세 가지를 꼽으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도시락 싸서 말리고 싶은 고백방법: 문자 고백
마음은 전해야 겠고, 얼굴을 보면 입술이 달라붙어 말이 안 나오고, 100번은 연습하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는데 막상 입에서는 엉뚱한 소리만 툭툭 나오고...
도저히 안 되겠다 싶을 때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문자입니다.
간접적이고 말을 잘 다듬어서 보낼 수 있기에 고백하는 사람의 마음의 부담을 덜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문자는 보내기 버튼을 누르고 나서부터는 1초가 1시간 같은 피 마르는 시간이 제공되는 방식입니다. 상대방이 제대로 받았는지, 지금 뭘 하고 있어서 답이 없는 것인지, 고백을 거절하는 뜻으로 문자를 씹는것인지 혼자서 15425가지 상상을 해가며 애를 태웁니다. 그렇게 문자로 고백했는데 영영 답이 없으면, 고백한 사람은 피가 말라 죽어 버릴 것 같은 상태를 경험하게 되고, 답이 오긴 왔는데 알쏭달쏭 애매모호한 답이 오면, 암호 해독을 하느라 또 마음이 타들어갑니다.
문자로 고백했을 때, 고백한 사람이 애타는 상황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문자로 고백을 받게 되면 답변하기가 매우 곤란하기 때문입니다.
문자로 "사실 너 많이 좋아한다. 우리 사귀자." 라는 고백을 받았다면, 상대방이 좋고 사귀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해도 낼름 "응. 그래" 라고 보내기도 어렵습니다. 혹시나 잘못 보낸 것일 수도 있고, 상대방이 진심인지 아닌지 그냥 한 번 떠보는 것인지 헷갈리는데다가, 진심이라고 해도 문자 한 통에 낼름 좋다고 하면 너무 저렴해 보일 것 같다는 부담도 있습니다. 결국 마음에 드는 사람이 고백을 해서 너무 기쁘더라도 문자로 뭐라고 답을 할 지, 고백을 받은 사람도 무척 고민하게 됩니다. 단 두 줄로 심상을 표현하는 고품격 시조를 창작하는 느낌일수도...
그저 그런 사람이나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 문자로 고백을 해 와도 고민스럽기는 매한가지 입니다. 뭐라고 답을 보내야 사이가 덜 어색해지면서 거절할 수 있을 지 고민되는데, 이 경우는 좋아하는 사람에게 고품격 답장을 위해 고민하듯 고민하지는 않습니다. 잠시 고민하다가 뭐라고 답하기 애매할 때는 못 받았다고 하는 것이 제일 낫기때문에 씹으면 되니까요.
결국 고백하는 사람만 문자 보내놓고 애타면서, 결과도 안 좋은 것이 문자로 고백하는 방법입니다. 상대방의 분명한 대답을 들어야 한다면, 가능한 간접적인 문자보다는 직접 얼굴 맞대고 답을 듣는 것이 확실합니다.
문자로는 어감이나 표정을 볼 수가 없기 때문에 상대방의 "No"가 희망조차 없는 완벽한 거절인지, 튕기려고 한 번 하는 소리인지 구분하기도 어렵고, 상대방의 애매모호한 답의 뉘앙스를 읽어내기도 어렵습니다. 괜히 문자로 고백하고나서 답을 못 들어서 애타고, 들어도 해석하느라 애타는 일은 피하시길...
2. 도시락 싸서 말리고 싶은 고백방법: 취중진담 전법
술 자리에서 농담인 듯 진담인 듯 고백하는 취중진담 전법은, 문자 보다는 직접적이고, 술이라는 용기와 핑계를 함께 주는 무기를 이용한 고백은 널리 애용되는 방법입니다. 술자리에서 농담 반 진담 반처럼 좋다고 한 뒤에 상대방 반응에 따라 적절히 발을 뺄 수 있으니까요. 상대방이 OK 라고 하면 취중진담이었다고 하면 되고, 상대방이 거절하면 술 취해서 실수했다고 하면 되는 참 그럴듯해 보이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이 참 괜찮아 보이는 방법도 허점이 큽니다.
고백하는 사람의 민망함을 덜어주고, 마음의 부담을 줄여주지만, 고백을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불쾌하거나 헷갈리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취중진담이라는 노래도 있긴 하지만, 술 김에 하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신뢰도가 떨어집니다. 다음 날 저 사람이 기억이나 할까 하는 걱정도 되고, 진담인지 아니면 술 기운에 이성이 그리워서 하는 소리인지 구분하기도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상대방의 기억과 진심여부인데, 좋아하는 사람이 술 김에라도 좋다고 고백을 해주면 참 행복한 일이기는 합니다만 술이 깨고나면 달라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큽니다. 나는 진지하게 좋다고 대답을 했는데, 상대는 다음 날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무슨 일 있었어? 우리 뭐?" 라고 하면 민망해질 수 있으니까요.
그저그런 사람이나 마음에 없는 사람이 술 김에 고백을 한다면, "술 먹고 뭐래?" 라는 반응이나 술 먹고 술 김에 이 소리 저 소리 막하는 가벼운 사람처럼 보여서 그나마 있던 마음도 없어질 수도 있습니다.
정 술의 힘을 빌려야 한다면, 상대방에게 자신이 취하지 않았고, 확실히 기억하고 있고, 진심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지시킨 뒤에 고백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 같습니다.
3. 도시락 싸서 말리고 싶은 고백방법: 대책없는 고백
고백의 의미라는 것이 상대방에게 내 마음을 알린다는 것이기는 하지만, 고백의 목적이 상대방과 사귀게 되는 것이라면, 상대방은 눈치도 못 챈 상태에서 나 혼자 좋다고 하는 고백은 사이만 어색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주 아주 운 좋게 알고 보니 상대방도 나를 좋아하고 있었다는 소설 속 상황이 연출되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상대방은 나를 친구나 동료 이상으로 생각조차 해 본 적이 없다거나, 심하게는 그냥 아는 사람으로 여기고 있었다면 어렵게 용기낸 고백이 무한 민망함과 상처가 됩니다.
예전의 '여자가 먼저 고백하면 어떨까?'라는 글에 남겨주신 댓글에서 배운 점도, 여자라고 해서 남자는 생각도 없는데 무턱대고 "좋아해요." 라고 해서 사귀게 되는 것은 절대 아니라는 점 입니다. 여자건 남자건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마다하지는 않기에, 누군가가 나를 좋다고 하면 기분은 좋아하는데, 그것이 상대방에 대한 호감이 아니라, 아직도 나는 인기있다는 자기애라는 것 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기분 좋아지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애써 고백했는데 단순히 기분만 좋아하고 나를 좋아하지는 않으면 슬퍼집니다.
정리하자면, 단순히 "내가 너를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알릴 목적으로 고백을 하려는 것인지, "나는 너를 좋아하고 있고 너도 나에게 관심을 가져서 사귀고 싶다"는 제안을 하고 싶은 것인지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보통은 후자를 기대하는데, 대책없이 내 마음만 통보하는 수준으로 고백해 버리면 곤란합니다.
상대방이 눈치채고 마음이 준비와 답을 생각해 둘 수 있도록, 좋아하고 있다면 그 감정은 평소에 기회 닿는대로 티를 내고, 고백은 결정적인 순간에 가능한 "Yes"라는 답을 들을 수 있을 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니면 거절 당해도 "열 번찍어 안 넘어 가는 나무 없다"나 "용기 있는 자가 미인은 몰라도 애인은 얻는다."는 마음으로 무한도전할 생각으로 계속 고백해 본다면 대책없는 고백도 먹힐지도 모르겠습니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전하는 것, 용기내는 것도 어려운데
방법을 잘못 택하여 상처받을 일이 불보듯 한 상황은 정말 도시락 싸서 말리고 싶습니다....
좋은 방법을 택하셔서 사랑을 꼭 이루시길 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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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펌 적발 시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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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rro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1,2번은 저도 예전에 해보았는데..
해서는 안될것들이었군요~ㅎㅎ
언젠가는 저도 고백할날이 오겠죠?^^
잘 알아두고 있을게요~ㅎㅎㅎ
무예24기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ㅜ.ㅜ
그냥 당당하게 말해도 대책없이 차일듯 ^^:;
보기다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1, 2번은 정말 공감되네요~
근데 3번처럼 해서 제 친구들이 결혼을 많이해서^^;
고백은 타이밍이 중요한데 그 타이밍을 제대로 못 잡겠다는거ㅠ.ㅠ
엔돌슨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문자나 전화로 하다 망해봤음 -_-;;
두손을 꼭잡고 하는건 어떨까요? 손으로 내 텔레파쉬가 전해지지 않을까요?
내 초능력으로 어떻게 안될까...
조용한 공원같은곳에서 우리 사귈까? 이런식은 밥통들고 말리실건가요 ㅠㅠ
shinlucky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ㅎ 3번째 방법쓰다가 존망한 기억이 나네요 ㅠ.ㅜ;
다음에는 도시락 싸주면서 추천하고 싶은 방법을 기다리겠습니다. ㅎ
rinda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상대방이 자신의 마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방법들을 생각해야겠죠.
특히 이게 안 좋다고 할 것도 없이 세 방법 모두 별로에요.
도시락 싸서 말리고 싶다는 라라윈님의 말씀에 적극 공감이 되네요 ㅎㅎㅎ
PinkWink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ㅎㅎ 그렇군요... 저도 그런적이 없었는지.. 문득 생각하게 되는군요...^^
the123-1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잘생기거나 이쁘면 저것도 오케입니다 ㅋㅋㅋㅋ
⎿ K 답글주소 수정/삭제답글달기
생각해보니 이게 정답인듯... 예쁘거나 잘생겼다면 위 3가지 방법도 만사ok죠
wnsguddl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그럼 어떻게 고백하는게 제일 좋은 방법일까요?
아ㅠ_ㅠ.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저는 심지어 "난 당신이 별로 예쁘지 않아서 좋아요"
라는 고백을 들은 적이 있어요..
정말 기분 나쁘고. 이건뭐지 했어요.
심지어 그 전에 저에대한 호감도를 전혀 표현하지 않았었기 때문에 더 당혹스러웠다는.ㅠ_ㅠ.
함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예전에 꽤 괜찮다 생각했던 그냥 만나기만 하던 남자가 있었는데
밤에 문자 주고받다가 문자로 실은 나 너 좋아한다고 사귀자고 하는거임.
괜찮다 생각하고 있다가 문자로 그 말 받고 그 사람에 대한 이미지도
깨지면서 좀 꾸질하다는 느낌을 받아서 거절했음.
문자와 메신저로 고백받으면 좋다가도 남자가 없어보이고 진실해 보이지 않아
싫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얼마전에 저거 3개 합친 고백을 들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보고있니?
ㅋㅋ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3개 합친..ㅋㅋㅋ 귀여우시네~잼있네요..
굿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문자 고백 진짜 싫어요 얼굴 보고 얘기할 용기도 없으면서 무슨 고백을 한다고 하는지.. 심지어 짜증남ㅋㅋ
맞아요맞아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예전에 재수학원다닐때 뭔 얼굴도 겨우 알까말까하는 남자애가 갑자기 고백해서 어이없었어요. 게다가 고백받고 그때서야 걔가 누군지 알았는데 처음 고백부터 대답들을려고해서 완전 어이없었음.. 물론 거절했었지만 결국은 걔가 괜히 싫어지더라구요ㅋㅋ끈질기게 한 3번은 더 고백했음..........
ㅌ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네톤 고백 진짜 싫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high quality jerseys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ㅋ끈질기게 한 3번은 더 고백했음.....
나도한마디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조금이라도 마음에 염두해두지 않았던 사람에게서 2년 가까이 고백을 받았는데..
심지어 남자친구 있다 해도 상관없다고 하더군요..그때 생각하면 지금도 짜증나요..
열번찍어 안넘어 간다는 말..참 받는 입장에선 조금의 호감이라도 있으면 한번이라도
재고해 볼 수 있지만..어쩌면 스토킹(?)을 정당행위로 옹위하는 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드네요..오해하진 마세요..여러분의 그런 용기를 잘못됐다 말하는게 아니라 제게 거절을 당할때 그분이 괜찮다..말하면서 주변친구들한테 그리 말을 하고 다녔대요..으~~ 싫어!
니노밍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1,2,3번 모두 정말 공감가는 내용이네요~
추천하고 갑니다^^
최근에 1번으로 고백을 받게 되서 한참 고민하다가
직접 다시 만나서 얘기하자고 했는데요
정말 문자 고백은 개인적으로 봤을때도 진짜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웬지 고백을 문자로 하는 사람은 헤어질 때도 문자로 통보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헤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이 말이 가장 와닿습니다.
상대방이 눈치채고 마음이 준비와 답을 생각해 둘 수 있도록, 좋아하고 있다면 그 감정은 평소에 기회 닿는대로 티를 내고, 고백은 결정적인 순간에 가능한 "Yes"라는 답을 들을 수 있을 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