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연 극복 5단계
사랑하는 여자친구가 갑자기 교통사고로 죽었습니다. 남자친구가 추도사에서 읽은 것은 '슬픔 극복의 5단계' 였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면, 부정하고, 분노하고, 협상하고, 우울해 하다가, 결국 수용하게 된다는 것 입니다. 슬픔의 5단계는 미국 심리학자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가 '죽음의 5단계'로 제안한 모델입니다. 사람이 죽을 병을 선고받게 된 후 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이에요. 예를 들어, 시한부 인생이라는 이야기를 처음 들으면, 처음엔 그럴 리 없다고 부정하다가, 왜 자기한테 이런 일이 생기냐며 분노하고, 이 병만 낫게 해주면 뭐든 하겠다며 흥정(?)도 해 보았다가, 뾰족한 수가 없음을 깨닫고 체념하고 우울해하다가, 결국 이 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 입니다. 죽음에 대해 나온 모델이기는 하나, 달갑지 않은 슬프고 힘든 일에 적용할 때 꽤 잘 맞습니다. 특히 실연에 적용해도 상당히 흡사해요.
실연 1단계 부정
정말 우리가 헤어진 것이 맞는지 실감을 못합니다. 헤어지기 직전 까지는 사귀는 사이였다 보니, 이제부터는 전화하면 안 되고, 당연한 듯 만날 일도 없고, 연락하면 불편해 진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아닌 것 같아요. 심한 장난 같이 느껴지기도 하고, 늦은 밤이면 다시 전화해서 아무 일도 없없던 것처럼 다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깨지고 나서 처음에는 현실 부정이 먼저인 것 같습니다.
특히 이별 징후 없이, 데이트 잘 하고 들어가서 더 이상 우리는 아닌 것 같다고 메시지 하나 턱 보내놓고 번호 차단하면 황망합니다. (이건 꿈, 악몽일거야.)
이별 2단계 분노
왜 이런 상황이 되었는지 화가 납니다. 그 대상이 자신이 될 수도 있고 상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약간의 성차가 있었는데 남자분들은 대체로 자기 자신에게 화를 냅니다. 여자친구에게 좀 더 잘 해주지 못했고, 게임 한 판 덜해도 되었고, 여자친구가 말걸며 살갑게 굴 때 조금만 더 다정히 대했어도 좋았을텐데 무심했던 자신에게 화를 냅니다.
반면 여자분들은 남자친구에게 화를 내는 경향이 있습니다. 큰 욕심 낸 것도 아니고, 그냥 연인과 사이좋게 지내는 거 말고 별반 바란 것도 없는데 왜 이런 일이 생기냐며 화를 냅니다. 그 대상은 운명이 되기도 하고 팔자가 되기도 합니다.
둘 중의 한 명이 큰 잘못을 해서 깨진 경우에는 당연 그 상대에 대해 굉장히 화가 납니다. 특히 상대방이 바람피워서 헤어진 경우 분노 폭발 합니다.
실연 3단계 협상
어떤 경우는 3단계를 1단계와 함께 겪기도 합니다. 일단 상대의 맘을 돌려 놓기 위해 다시 사귀게만 된다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합니다.
주변인이 보기에는 다시 사귀어도 별반 달라질 것이 없을 것 같지만... 당사자는 심각합니다. 마치 애들이 "이거 하나만 사주면 평생 뭐 사 달라고 안 할게요." 하면서 조르는 것과 비슷합니다. 당장은 "이것만 해주면 아무것도 바라지 않을게요" 한 다음에,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다른 것을 사달라고 할 거면서....
"다시 사귀기만 한다면 너 바라는대로 다 해줄게"가 개 구라 그짓말이라는 것을 너도 알고 나도 알면서도 그런 이야기가 오갑니다. 때로는 이런 협상이 먹히며 다시 사귀게 되고, 다시 사귀게 되면 해결되지 않았던 문제가 터져서 '내가 해달라는대로 다 해준다고 해놓고 왜 또 그러냐'며 싸우는 커플도 수두룩 합니다.
이별 4단계 우울
다시 사귀기만 하면 다 잘 하겠다고 결의도 해보고, 내가 다 잘못했다고 빌어도 보고, 주변인들을 찔러 달래도 보고, 할 수 있는 방법이란 방법은 다 동원했지만 헤어지고 힘든 것은 변함없습니다. 그러면 체념하면서 우울해집니다.
세상이 잿빛이 되고, 그냥 상태가 매우 안 좋아집니다.
실연 5단계 수용
우울의 늪을 빠져나오면, 만나고 헤어지는 것이 가을이 지나 겨울오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것 같고, 그냥 허해집니다. 약간 득도한 사람처럼, 혹은 체념상태로 하염없이 있으려니 힘드니까 상황을 받아들이기 시작합니다. 정말 끝났다는 것을.
헤어진 남친 혹은 여친이 결혼해 버리면서 강제 수용하는 분들도 있고, 다른 사람이 생기면서 쉬이 이전 헤어짐은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이는 분들도 있습니다.
환절기에 꽃가루 날리는 봄, 쪄죽다가 냉방병에 괴로운 여름, 환절기에 추워지는 가을, 뼈 시리게 추운 겨울을 견뎌내고 나면 한 해가 가듯, 괴로운 실연의 5단계를 지나고 나면 실연의 상처가 꽤 아물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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