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랑 대화주제, 인터뷰 준비가 효과적

데이트 카톡 대화주제

연애에서 남녀차이가 나는 부분 중 하나가 대화주제 준비 입니다. 여자분들은 남자 만날 때 무슨 말을 할지 열심히 준비 안 하거든요. 반면 남자분들은 여자랑 대화주제 어떤 것을 하면 좋을 지 열심히 준비하시는 분들이 많은 편 입니다. 카톡 보낼때, 소개팅할때나 데이트할 때 무슨 얘길 하면 좋을지 고민하고 준비한다는 것이 여자 입장에서는 참 고마운 일 입니다. 그러나 준비성에 대한 고마움과 별개로, 그렇게 준비해 온 대화주제 듣노라면 굉장히 힘들 때가 많았어요. ㅠㅠ


준비한 대화주제 다 말하는 강의 모드는 비추

강의 들을 때, 강사 (연사)가 너무 준비를 안 해와도 짜증이 나지만, 준비를 지나치게 많이 해와도 괴롭습니다.

최근에 3시간짜리 R (논문 통계분석) 특강 들으러 갔다가, 데이터 입력 부분에 대해서 지나치게 많이 준비해 온 강사님 덕분에 3시간 내내 데이터 유형, 데이터 형변환, 데이터 입력에 대한 이야기만 듣느라 고역이었습니다. 결국 논문 통계분석은 시작도 못한 채 강의가 끝났습니다. 3시간의 고문이었습니다.

또 다른 강의에서도 시간 남을까봐 백업 파일을 7개나 준비해오신 열정적 선생님 때문에 기겁한 적이 있습니다. 다행히도 준비해 오신 것 중에 2개만 더 하고 5개는 다시 가져가셨어요.


준비를 엄청나게 많이 해오는 자세에는 박수를 치지만, 사람이 들을 수 있는 분량이 있습니다. 준비 많이 했으니 준비한 것은 다 이야기하려고 들면, 상대방은 굉장히 괴로워집니다. 특히 진행 맡던 연예인들의 진행병처럼 데이트나 카톡 대화를 자신이 이끌어야 한다는 강박감을 느끼면서, 계속 혼자서 준비해 온 대화주제를 떠들면, 상대 입장에서는 엄청 지루하고 괴로운 일대일 고문의 시간이 됩니다.

상대는 강의를 들으러 온 사람이 아니고, 원맨쇼 보러 온 사람도 아니에요.



상대에게 관심 가져 주는 인터뷰 모드 추천

데이트할 때나 카톡 주고 받을 때 제일 좋은 대화주제는 '상대' 입니다. 처음 만나는 남녀에게 제일 궁금한 것은 상대방이지, 나라 상황, 국제 정세, 사회 경제 문화 상식이 아닙니다. 그러니 상대에 대해 '잘' 물어보면 됩니다.

'잘'이라는 점을 강조했는데, 면접관처럼 캐묻지 말고 실력있는 인터뷰어처럼 대화를 이끌어 가는 겁니다. 물론 면접관처럼 굴지 말고, 인터뷰어처럼 굴라는 것은 말이 쉽지 실천이 쉽진 않습니다. 더욱이 대부분 사람들은 인터뷰를 받아본 적은 거의 없고, 면접만 받아보다 보니 면접 방식에 알게 모르게 더 익숙해져 있습니다.


면접관 모드

"어디 살아요?"

"ㅇㅇㅇ이요."

"가족이랑 같이 살아요?"

"학교도 근처에서 나왔어요?"

"전공은 뭐에요?"


면접관의 특징은 자기 얘기는 안하고 질문만 합니다. 묻기만 하면서도, 대답을 제대로 듣고 있지 않는 듯한 인상도 줍니다. 드물게 '교감'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면접관이 있으나, 대부분의 면접관은 벽과 대화하는 느낌을 줍니다. 질문을 했으면 듣고, 자기 이야기도 하고 질문을 해야 하는데, 몇 분 내에 질문을 쏟아내면 지칩니다. 지원한 적도 없는 곳에 강제 면접 보는 기분도 들고요.


안 좋은 면접관의 두 번째 특징은 상대의 대답에 대해 평가하는 태도를 보인다는 것 입니다. 사는 지역 말하면 "거기서 출근 할 수 있겠어요? 거리가 있는데." 라고 하고, 가족관계 말하면 "아이가 어린데 일 할 수 있겠어요?" 이런 식입니다.

이런 면접방식 대화가 익숙해서인지, 데이트할 때나 카톡 주고 받을 때도 이런 식으로 반응을 하기도 합니다. 사는 지역을 두고 "그 지역에 살면 좀 위험하지 않나?" 라거나 "집이 거기면 돈 많겠네. ㅎㅎ" 같은 반응을 보인다거나, 가족관계에 대해서도 "첫째면 부담 많이 느꼈겠네." "둘째면 눈치 빠르겠네." 같은 반응입니다. 이러면 대화 초반부터 약간 빈정 상하면서 대화 하기 싫어집니다. 대답 하나 하나에 평가 당하는 인상을 주거든요.


안 좋은 면접관의 특징은 수없이 많은데, 데이트나 카톡에서 보이기 쉬운 특징을 마지막으로 짚자면 표정과 태도 입니다. 안 좋은 면접관들은 상대에게 미소 지어주면 큰 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구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굉장히 무뚝뚝하고 불편한 태도, 불편한 표정을 지어서 가뜩이나 긴장되는 면접을 더 긴장되게 만들죠.


정리하자면, 면접관처럼 무뚝뚝한 표정 + 면접관 같은 일방적 질문 + 면접관 같은 리액션을 하면, 굉장히 매력없습니다.



인터뷰어 모드

인터뷰 잘하는 것은 고급기술이라 하루 아침에 잘 되진 않습니다. 그러나 에릭남 같은 훌륭한 인터뷰어를 참고 삼아 준비해 보면 도움이 됩니다. 에릭남의 경우 인터뷰를 할 때, 상대를 친구처럼 여기려고 하고, 편하게 해주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한다고 합니다. 다음으로 인터뷰 상대에 대해 최대한 많은 정보를 찾아보고 준비를 많이 하면서 공통점을 찾아 그 부분부터 파고 든다고 합니다.


에릭남 인터뷰


에릭남 인터뷰를 보면, 취조하듯 "ㅇㅇㅇ 알아요?" 이런 것을 묻거나, "보스톤 사셨죠? 나도인데.", "ㅇㅇㅇ 좋아하신다면서요?" 같은 식의 질문을 하지 않습니다. 재빨리 자신의 이야기를 살짝 하면서 공감대 형성을 해서 상대를 편하게 하고, 질문이라기 보다 서술문처럼 이야기를 했습니다. "기자들이 삭발하신 것을 보고 두상이 참 예쁘시다고 말을 했어요." 같은 식으로 말을 건네더라고요. 질문과 서술문을 적절히 섞어서 상대가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멍석을 펴 주었습니다.

하루 아침에 에릭남처럼 인터뷰를 잘 할 수는 없지만, 데이트에서 어떻게 해야 할 지 참고할 수 있습니다.


만약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을 보고 거주지나 출신지역, 학교 등이 같다는 것을 미리 알게 되었다면, "ㅇㅇ고 나왔다 면서요? 나도 인데." 라고 말해서 사전에 신상을 털었다는 것을 알게 하지 말고, 자연스러운 질문인 척 하면서 "고등학교는 어디 나오셨어요?" 같은 질문을 던지고, "나도 그렇다"면서 반가워 하면 됩니다. 상대가 고등학교의 기억이 별로인지 떨떠름한 것 같으면 빨리 다른 주제로 넘어가고요.

혹은 카톡 배경 화면에서 응원하는 야구팀을 알게 되었다면, 그 팀 이야기로 시작해 볼 수도 있습니다.


비밀스러운 사람이라 카톡 배경에도 아무 정보가 없고, SNS에도 별 다른 정보가 없으면 쉬운 질문들을 해 볼 수 있습니다.


"강아지랑 고양이 중 어떤 걸 더 좋아하세요?"

"아빠 닮으셨어요? 엄마 닮으셨어요?"

"일주일에 몇 번씩 먹는 음식 있어요? 아님 굉장히 좋아해서 자주 먹었던 거"

"가봤던 여행지 중에 여긴 다시 가보고 싶다 했던 곳은 어디에요?"


이 질문들의 포인트는 네/ 아니오로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며, 정답이 없다는 것 입니다.

강아지를 더 좋아한다, 고양이를 더 좋아한다는 것으로 자신에 대해 평가당할 것 같진 않거든요. 반면 영화나 TV 프로그램 질문은 뜻밖에 이미지 관리 때문에 거짓말을 하기도 합니다.


굉장히 우아한 인상의 여자인데 하드코어한 것, 고어물 같은 것을 좋아하고, UFC 좋아하는데, 남자 만날 때는 그 이야기를 절대 안 하더라고요. 그냥 영화 다 좋아한다고 말하더라고요. 초장부터 하드코어, 고어물, UFC 말하면 남자가 싫어할 것 같다고...

오히려 그런 이야기하면 남자가 더 좋아할지도 모른다고 했으나, 이미 해 봤대요. 처음부터 그런 취향을 드러내면 당황하면서 불편해하는 남자분들이 더 많았다고....

술에 대해서도 인상관리 때문에 거짓말을 많이 했습니다. 실제로는 한 번 마시면 새벽까지 마시는 스타일이나, 처음부터 그런 이야기하면 싫어할테니 "술은 그냥 즐기는 정도에요." 라고 한다고....


상대 입장에서 곤란할지 아닐지, 부담없으면서 재미있을지 고민을 해야 하다 보니, 인터뷰 질문 잘하는 것이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데이트나 카톡에서 말을 잘하기 위해, 평소 친구나 주변인들을 대상으로 연습을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질문했을 때 상대가 재미있어 하거나 신이 나서 대답을 하는 것들은 계속 질문하고, 질문했을 때 반응 안 좋은 것들은 빼고요.



좋은 인터뷰의 마무리는 기억력

질문의 마무리는 기억 입니다. 일부러 테스트 하려는 것은 아니나, 어느 순간 경청 테스트를 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제가 작년에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아, 맞다. 할아버지 돌아가시고 얼마 안 되어 돌아가셨다고 했지?"

(???? 그건 누구 얘기지?)


"다음 주에 제가 가족모임이 있어서."

"(처음 듣는다는 듯이) 아, 가족 모임 있으시구나?"

(야, 내가 지난 번에 30분 넘게 가족모임 얘기했다)


이런 상황들이 반복되면, 상대방이 관심이 정말 없다는 느낌이 듭니다. (머리가 나쁘거나)

애초에 자기 자신에게 밖에 관심이 없어서 그렇거나, 나는 그냥 시간 때우는 대상이지 관심을 가지고 좋아하는 대상이 아니어서 저렇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머리가 나빠서 일 수도 있으나, 이상하게 남녀사이에서는 머리 나빠서 내가 한 말을 전혀 기억 못한다고 생각되진 않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아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자신의 능력을 뛰어 넘는 놀라운 기억력을 보이니까요.

결론은 이야기에 대해 기억 못하는 것은 관심이 없기 때문인 것 같고,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나에게 관심이 없는 상대에 대해서는 마음이 식습니다. 마음을 주고 받는 것에 자존심을 들먹이는 것이 우스운 일이긴 하나, 내가 한 이야기를 전혀 기억 못하고, 내가 하는 말을 죄다 흘려듣는 사람에게 나 혼자 신경쓰고 기억하는 것이 바보같이 느껴지거든요.

그러니 관계가 진척이 되려면, 잘 들은 후 잘 기억해 두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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