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차사면 여자친구 생길까?
지하철에서 포르쉐 차키를 보았습니다. 앞에 서 있던 남자분이 차 키를 손에 들고 서 있는데, 차 키 모양이 특이했어요. 네모난 것이 아니라 자동차 모양으로 생긴 차 키에 버튼이 있었습니다. 포르쉐 차 키 인줄도 모르고, '저거 이쁘다. 나도 나중에 차 키 저렇게 만들고 싶네...' 라는 마음에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차키에 로고가 있는데 페라리 또는 포르쉐 인 듯 했어요. 영국 가문 문장 같이 생긴거였거든요. 이제와 생각하니 페라리는 앞발 든 말이고, 포르쉐가 가문 문장 같은 거 였는데, 당시에는 그다지 중요치 않았습니다.
특이한 차키가 예뻐서 쳐다봤으나, 잠시 지나니 의아했습니다. 왜 지하철에서 차 키를 손에 들고 서 있는걸까요?
참고로 그 남자는 아래 그림처럼 차 키를 들고 있었습니다. 지.하.철 에서요.
보통은 차키를 손에 들 때, 차키가 잘 보이지 않게 꼭 움켜쥐고 있습니다. 그 남자처럼 로고가 잘 보이도록 들고 있는 것은 누군가에게 건네줄 때나 저렇게 드는 듯 합니다. 주머니도 많고, 가방도 큰 것을 들고 있던데 굳이 저렇게 차키를 들고 있던 이유는 포르쉐타는 남자라고 자랑하고 싶었던 걸까요?
갑자기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져 슬쩍 쳐다보았습니다. 잘 꾸미고 자기 관리 잘 하는 남자인 듯 했습니다. 그런데 포르쉐 타는 외모 좋은 남자임에도 매력이 눈꼽만큼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포르쉐 타도 매력없는 이유
첫째로 지하철에서 포르쉐 차키를 들고 있는 자체가 조금 유치해 보였습니다. 자랑하고 싶어 안달난 애 같아 보였어요. 옷에 주머니도 많은데 굳이 차 키를 손에 꺼내어, 잘 보이게 대롱대롱 들고 있는 자체가 웃겼어요. 너무 티가 나서 NG였습니다.
둘째로 사람들이 포르쉐 차키만 보면 껌뻑 넘어갈거라고 착각하는 듯해서 불편했습니다.
물론 좋은 차 타는 친구가 있으면 좋았습니다. 에쿠스 타는 친구 덕분에 방을 쉽게 구한 적도 있고, 좋은 차 사는 친구 있으면 시승 해보는 것이 신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냥 구경 한 번 하는 신기함이 전부일 뿐 입니다. 좋은 차만 보면 껌뻑 넘어가며 좋은 자리에 주차하게 해주고, 좋은 차 끌고 오는 손님에게 호의적인 것은 일부 장사꾼이나 하는 짓입니다.
셋째로 과시하려고 들수록 반발심이 생겨 깍아내리고 싶었습니다.
전액 현금으로 샀으면 인정, 할부면 안 인정.
수입이 너무 많아서 비용처리 하려고 외제차 리스하는 거라면 인정, 수입도 없는 주제에 한 번 타보고 싶어 무리하게 산거라면 안 인정.
이런 식으로 외제차 탄다고 다 부자가 아니라 카푸어도 많고 가랑이 찢어지는 허세남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차를 자신의 형편에 맞지 않게 지르는 경우도 꽤 있어서, 차만 가지고 경제상황을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김국진같은 사람이 경차타기도 하고, 매달 카드값 돌려막는 빠듯한 형편에 차만 번드르르한 것 가지고 다니는 사람도 있고요.
또한 돈 자랑 좋아하는 부자도 있지만 돈자랑 안 하는 부자들이 많다는 점도 걸렸습니다.
집이 잘 살아서 가족이나 친척 대부분이 외제차 타는 사람들은 외제차 가지고 자랑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빠차, 엄마차, 자기차, 형제자매차가 다 외제차라 그냥 흔한 차라 여기는 것 같았어요. 반면 없는 집에서 간신히 외제차를 타게 된 사람들이 자랑이 심했습니다. 외제차를 타게 된 것이 큰 성취라서 그렇겠죠. 고로, 외제차 자랑이 심하면 그게 전재산이거나, 가족 중에 본인이 제일 잘 사는 상황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외제차로 소개팅 성공하려면?
만약 소개팅 같은 상황에서 차 키를 저러고 있는다면 어떤 느낌일까 생각해보니, 참 별로였을 것 같습니다.
인터넷의 현인이 이야기한 외제차 사도 여자친구 없는 이유가 떠올랐습니다.
즉, 외제차 사면 여자친구가 생긴다고 여기는 분들은 여자친구를 사은품 정도로 여기는 것 일 수 있습니다. 물건 많이 사거나 돈 많이 써서 VIP가 되면 특급 대우를 받듯, 외제차를 사면 대우를 받는것이 당연하고, 여자는 호의를 갖는 것이 당연하다 여기기 때문에 외제차 사도 연애가 힘든지도 모릅니다.
또 다른 이유로는 외제차에 이처럼 집착하면, 차로 사람 등급을 가르는 무서운 경우도 있습니다. 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꺼내며 "차 뭐에요?" 라고 물어본 다음에 차종에 따라 사람을 구분 짓는 겁니다.
차가 문제가 아니라, 차주의 태도가 너무 비호감인 거겠죠....
그러나 분명 외제차를 산 덕분에 여자친구가 생기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 사례를 보면, 포르쉐남처럼 차 키를 손에 들고 있진 않았습니다. 집이 있거나 외제차 타는 남자친구가 있는 친구에게, 어떻게 호감을 가지게 되었냐고 물으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농처럼 하기도 합니다.
"소개팅으로 만났는데 처음 들어올 때는 키도 작고 좀 별로였거든. 스타일도 아저씨같고. 그런데 자리에 앉더니 테이블에 핸드폰이랑 열쇠를 올려 놓는데 래미안이 달려 있더라고 ㅎㅎㅎㅎ"
"한쪽 구석에다가 차키랑 지갑을 올려 놨는데 차키에 외제차 로고가 있더라고."
이런 말씀을 드리면 역시 아파트나 차가 있어야 한다며 그 것 때문에 여자가 반했다고 착각하시나, 그보다 중요한 것은 '자랑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이' '티나지 않게''한 쪽 구석에' 얹어 놓았다는 것이 포인트 입니다. 집도 차도 좋지만, 너무 자랑이 심해서 역겨우면 견디기 힘듭니다. 사람도 괜찮고, 티내진 않았지만 차까지 좋을 때 매력적인 겁니다. 차만 좋을 때가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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