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쿠스를 보면 태도가 달라지는 사람들

친구 한 명이 에쿠스를 탑니다. 나이에 걸맞지 않는 좋은 차 인 것 같아 에쿠스를 산다고 할 때 친구들이 많이 뜯어말리기도 했던 차 입니다. 
"니 나이에 에쿠스타면 아빠차 끌고 나온 것처럼 보인다," "기사인 줄 알거다," "건달같다.." 등등 주변 친구들이 별 소리를 다 했었습니다. 그래도 꿋꿋하게 에쿠스를 산 친구 덕에 에쿠스를 타보게 되었습니다.
과연 우리나라 최고의 차라는 명성에 걸맞게 좋은 차 입니다. +_+
차보다 더 놀라운 것은 차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였습니다.


사람들의 태도를 변하게 하는 마력을 가진 차?

 
에쿠스는 도로에서 들이대는 차가 적다.

에쿠스같은 차량과 접촉사고라도 나는 경우, 과실비율과 상관없이 고급차량쪽이 견적이 많이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다른 차량들이 조심운전 하는 것 같았습니다.
마이바흐라도 개의치 않고 들이대실 스타일의 운전자 몇 분 빼고는, 이 차에게 양보도 더 잘해고, 이 차 앞으로 무리하게 끼어들려 하지도 않고, 뒤에 바짝 붙어 따라오지도 않습니다.
주차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후진주차의 경우야 정해진 선안에 대는 것이니 큰 차이가 없다해도, 평행주차 해 두면 앞 뒤 차량이 다른 차보다 간격을 많이 두고 주차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어차피 승차감도 좋고 운전하기에도 편안한 차인데, 사람들이 배려까지 해주어 도로에서 더욱 편안히 운전하는 모습을 보니 부러웠습니다. ㅡㅡ;;

에쿠스는 서비스를 잘 해주어 단골로 잡아두려한다. 

가게 앞에 차를 주차하고 들어갈 때, 주인이 차를 보는 경우 서비스가 좀 다릅니다.
음식점에서  비싼 걸 먹지 않아도 '오늘은 싼게 먹고 싶은가보다. 하지만 다음에 비싼거 먹으러도 올 수 있으니 잘해주자.' 하는 눈치였습니다. 특히 고급메뉴도 있거나 회식 등을 노리는 가게들은 사장분의 친절도가 항상 별 다섯개였습니다.  
카센터도 그런가 봅니다. 자잘한 수리는 서비스로 해주거나, 다른 차보다도 저렴하게 해 준다고 합니다. 대신 다음에 큰거 고칠 때 꼭 자기 가게를 찾아달라고 부탁한다고 합니다.
친구 말에 따르면 큰 부품이나 수리는 차값만큼 비싼 부품때문에 돈이 많이 들지만, 예전에 타던 차보다 자잘한 비용은 안 든다고 합니다. 카센타에 가서 공임이나 부품값을 따져도 사장님들이 오히려 눈치보며 할인을 해 주신다고 합니다. 
아마도 후진 차를 타면서 "부품이 비싸다, 공임이 비싸다."하면 돈 없어서 궁상떤다 생각하지만, 에쿠스를 타면서 "부품이 비싸다, 공임이 비싸다."할 경우 '돈 있는 사람이 더 알뜰하다, 있는 사람이 더 무섭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기 때문인가 봅니다. 
'에쿠스던 뭐던 난 관심없다.'는 가게도 있지만, 대다수 가게나 고객을 상대하는 곳에서는 에쿠스만 보면 좀 더 잘해주는 면이 있는 모양입니다. 
돈을 안 써도 대접받고, 깍아달라고 해도 좋게 보는 모습을 보니 참 부러웠습니다.  

에쿠스를 보면 없던 집도 생긴다. 

집을 구하러 부동산을 돌아다닐 때 였습니다.
저 혼자 다니며 "00000원 정도에 집 있나요?" 했을 때는 문전박대 당하기 일쑤였습니다. 
많은 부동산에서 쳐다도 안보며 "그 돈에 무슨 집을 구해요? 그런 건 없어요."라고 하더군요. 
몇 일을 헛수고를 하며 발품을 팔다가, 그 친구와 볼 일이 있어 같이 부동산에 들른 날이었습니다. 
친구의 차를 보더니, 똑같은 금액에 매매물건이 있는데 관심이 있냐고 하더군요. ㅡㅡ;;;
그 돈에는 전세도 없다더니 매매라니.. 황당했습니다. 그러더니 한술 더 떠 몇 억대 주택과 아파트도 보여주겠다고 나섭니다. (집 구하는 사람은 나라구요, 아줌마... ㅡㅡ^ ) 
'아, 부동산에서는 있어보여야 집도 있다고 하는구나. 같은 돈이라도 보여주는 것이 다르구나.' 하는 것을 깨닫고, 다음부터는 친구에게 부탁하여 부동산 코앞에 차를 대고, 중개사 분 보는 앞에서 내려서 집을 구했습니다. 며칠동안 문전박대하던 곳들이 태도가 180도 달라지더니 집들을 마구 소개시켜줍니다.
어떤 분은 "에쿠스 타시는 분이 이런 집에서 사실 수 있겠어요?" 하는 걱정까지 해 주십니다. (이런 집? ㅡㅡ;;; 이런 집을 구하고 있는 난 뭐람...ㅡㅡ;;)
친구 덕분에 쉽게 집을 잘 구할 수는 있었지만, 무척이나 씁쓸했습니다. 


이런 것을 에쿠스효과라고 해야할까요?
에쿠스만 보면 친절해지고, 에쿠스만 보면 친하게 지내려 들고, 잘 보이려 애쓰고...

에쿠스라는 차량이 지니고 있는 '고급차, 비싼 차, 에쿠스 오너는 부자, 잘 나가는 사람 등등'의 이미지때문에 후광효과가 있어 그러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또는 에쿠스를 타는 사람은 부자이고 집안이 좋거나 능력있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으니, 친하게 잘 지내면 이득이 생길지도 모르겠다는 속물근성에서 그렇게 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저 역시도 좋은 차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보면, '저 사람은 돈이 많은가 보다. 능력있다 보다. 집안이 좋은가?' 등의 생각을 합니다. 좋은 차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보면 부럽고, 좋아 보이는 것은 누구나 그럴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사람들의 반응이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고 이해가 되면서도, 실제로 태도가 돌변하는 사람들을 볼 때는 조금 씁쓸한 마음이 듭니다...
 
좋은 차를 가지고 있으면 상대에게 아무 것도 해주는 것이 없어도, 좋은 차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수 많은 사람들이 먼저 잘하려고 하고 다가서나 봅니다.
좋은 차를 가진 것만으로도 행복한 일일텐데, 그로 인해 사람들의 호감과 친절, 서비스도 얻는 것을 보니 1석 2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래서 사람들이 성공해서 좋은 차, 좋은 집을 가지려고 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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