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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론이 연애를 망치는 3가지 이유

· 댓글개 · 라라윈

라라윈 연애질에 관한 고찰 : 운명의 상대가 연애를 망친다.

연애 심리로 논문을 쓰고 있지는 않지만, 저 혼자 계속해서 하고 있는 연구 중 하나는 "행복하게 연애하는 사람의 특징, 결혼해서 행복한 사람의 특징"을 찾아내는 것 입니다. 계속 찾다보니, 점점 더 뚜렷해지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운명론을 믿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운명론이 연애를 망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1. 운명의 상대


운명론을 신봉하게 되면 눈이 어마어마하게 높아집니다.
짜리몽땅한 키에 뚱뚱한 몸매에 못생긴 얼굴에, 말주변이 없어서 재미없고, 백수에, 집은 가난하고, 성격은 지랄맞은 운명의 상대를 꿈꾸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나의 '운명의 상대' 쯤 되려면 거의 왕자 또는 공주급 입니다.
 
이런 틀을 정해놓고 연애 상대를 찾기 시작하니, 주위의 평범한 사람들이 눈에 찰리가 없습니다.
듀오의 광고 문구처럼 "세상이 넓어서", "아직 멀리 있어서" 인연을 못만났을 뿐일 수도 있지만, 바로 옆에 운명의 상대를 두고도 가까운 곳은 보지 못하고 멀리 있는 것만 보이는 원시가 된 시력 때문에 인연을 못 만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행복한 연애를 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야기한 행복한 연애의 비법 중 하나가 "내려놓으라."는 말이었습니다... ^^


2. 끼워맞추기


가까스로 1단계의 고비를 넘겨서 누군가를 만나기 시작하면, 다음으로는 현실을 운명에 끼워맞춥니다.
알고 보니 애인의 취향이 나랑 똑같았다며 우리는 인연인가 보다. 알고 보니 우리가 너무 비슷해서 정말 천생연분인 것 같다. 알고 보니 식성도 비슷하다. 알고 보니 좋아하는 영화 취향도 비슷하다. 이런 식으로 끊임없이 인연이자 운명이라고 말할 만한 꺼리들을 찾습니다.
"알고보니" 잘 맞는다는 것은 나쁠 것은 없지만, 지나치게 인연, 운명에 집착하면 반대의 상황을 마주쳤을 때는 너무 빨리 인연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한 명은 고기를 너무 좋아하는데, 다른 한 명은 고기를 입에도 안 대거나, 한 명은 회를 너무 좋아하는데, 한 명은 회를 못 먹으면 힘듭니다. 만에 하나 그 사람과 결혼이라도 한다면 그토록 좋아하던 음식을 먹는데 있어 평생 큰 차질이 생깁니다. 또는 한 명은 여행을 너무 좋아하는데 한 명은 집밖에 나가는 것을 싫어하는 경우 등등, 무언가 같지 않는 부분을 발견하면, 역시 인연이 아닌가 싶어 쉽게 우울해집니다. 그래도 우리는 인연이고 운명인 것을 포기 못하고, 어떻게든 상대방을 뜯어고쳐서 "역시 우리는 잘 맞아"라고 하고 싶어하기도 하고요. 그러나 끼워맞추기는 말 그대로 끼워맞추기 입니다. 잘 안 맞아요...


3. 날로먹기


운명론을 신봉한 덕에 참 피해를 많이 본 사람 중 하나가 저입니다. 친구들과는 언성 높이며 싸워본 기억이 없는데, 평생 싸울 싸움을 예전 남자친구와 다 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에게 그렇게 치열한 전투력이 잠재되어 있는지도 처음 알았고, 연애라는 것이 그토록 피곤한지도 처음 알았어요.
성격이 잘 안 맞거나, 생각이 너무 다른 부분들이 하나씩 나타날 때마다

"이 사람은 나랑 아닌가봐. 어쩌면 이렇게 사사건건 부딪히고, 다를까."
"역시 헤어지는게 낫겠어."

라는 마음으로 달려드니 화해는 점점 멀어지고, 싸움은 커졌습니다. 그리고 꿈꿨어요. 운명의 상대를 만나면, 이렇게 치열하게 싸울 필요없이 절로 맞을 줄 알았습니다. ㅡ,,ㅡ;;
친구들과는 엄청 잘 맞는다고. 유독 남자친구와만 안 맞았던 것은 운명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던 적도 있는데, 되돌아 생각해 보면 친구에게는 일방적으로 이해해 달라고 바라질 않았습니다. 그보다는 가능한 친구에게 맞춰주려고 애쓰면서 좋은 친구로 이미지 메이킹하려고 했었습니다. 반면 남자친구는 남자친구니까 노력하지 않아도 그냥 맞기를 바랐던 것 입니다. 
마치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처럼 애인과 운명적으로 척척 들어맞기를 꿈꿨던 것이죠. 전 요리도 안하고, 재료를 사오지도 않고, 설거지도 하기 싫고, 그냥 하늘에서 음식이 뚝뚝 떨어지길 바랐던 겁니다.



감동적인 영화가 탄생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보면, 처음에는 이 이야기가 아니었다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주연 여배우를 다른 사람을 생각했는데, 그 사람이 고사하는 바람에 엉뚱한 여배우가 주연을 하게 되어 오히려 대박을 쳤다거나, 처음에는 어디에서 촬영하려고 했으나 그 촬영장이 허가가 안나서 다른 곳으로 급격히 배경을 변경했는데 더 반응이 좋았다거나 하는 등의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 때 그 때 한정된 자원이나 주어진 상황에 따라 맞춰가면서 진행을 했던 것이겠지요.
만약 그 감독님이 바뀐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끝까지 그 배우, 그 촬영지만 고집했다면 투자자도 사라지고 각본만 손에 쥔채 영화는 만들지도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심지어 그 각본이 다른 감독님께 넘어갔을 수도 있겠지요...

모태솔로일 운명.
나쁜 남자만 만날 운명. 나쁜 여자만 만날 운명.
연애해서 불행할 운명.
내가 써 놓은 이 각본만 움켜쥐고 언젠가 걸작 영화를 만들기를 꿈꾸고 계신 것은 아니시죠....
찾아낸 주연배우가 내 인생 연애 영화의 주연을 고사했다면 다른 주연을 찾아보고, 내가 점찍은 촬영지가 구해지지 않으면 다른 촬영지를 찾아서 명작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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