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윈 일상 이야기 : 블로그 하는 사람들 직업은 뭘까? 부자집 딸 들?
좀 더 솔직히 말하면, 저 혼자 상대적 박탈감이 느껴졌습니다.
제가 음식점이나 제품을 검색하는 이유는 몰라서 탐색하는 목적도 있지만, 돈이 부담이 되서 헛돈 쓰기 싫어 검색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다이소 2천원 짜리 물건이나 동네의 6~7천원짜리 밥집을 검색해서 블로그 후기를 읽고 가지는 않으니까요.
저는 부담이 되어서 검색을 해보는데, 어떤 사람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비싼 음식점을 자주 간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샀다고 하면 왠지 씁쓸합니다. 이 사람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직업이 궁금하고 연령층이 궁금해집니다. 저보다 연배가 많이 높은 분이면 쉽게 마음이 편해집니다. 또는 직업이 딱 봐도 돈 많이 버는 직업이라고 하면 쉽게 수긍이 됩니다.
또는 그냥 넘사벽 부자집 딸이라는 것이 표가 나면, 저와 다른 세상 사람의 이야기 같아 포기하면서 편해집니다.
가장 불편한 상황은 이도 저도 아닌 백수인 듯한 평범한 사람이 먹고 사고 즐기며 사는 모습을 볼 때 인 것 같습니다.
저들은 나와 별로 달라보이지도 않는데, 거저 즐기고 노는 것 같아 보이면서... 저의 척박한 하루가 더 질척하게 느껴집니다.
종종 페이스북을 보다가도 그런 날들이 있습니다.
벼르던 명품가방을 샀다, 여행 상품을 질렀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그도 저도 월급 받는데... 저는 대체 뭐에 돈을 쓰기에 돈이 없나 싶어 혼자 멍 때리고 있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의 블로그와 페이스북을 보고 이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다른 분이 제 블로그나 페이스북을 볼 때도 혹시 똑같은 기분이 드는 것은 아닐까요.
뭐 하는 여자인지는 모르겠으나 비싼거 먹고 비싼거 사고 매일 놀고...
갑자기 학교 친구들과 선배님들이 했던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니 블로그보면 세상 모든 것을 다 아는 애 같아. 모르는게 없어. 안 가본데가 없고, 안 써본게 없고, 아주 그냥."
"너 만나면 니가 맛집은 다 아는 줄 알았는데. 니 블로그 보니까 안 가본데가 없드만. 앞장서봐."
라고 하다가, 정작 제가 알고 있는 것은 블로그에 올린 것이 전부라는 사실을 금방 알아채시곤 합니다.
아주 많은 것을 알고 있고 블로그에 그 중 몇 개를 올렸거나, 저는 익숙해서 올린 것이 아니라, 정말 신기해서.. 처음 가봐서.. 처음 만져봐서 자랑하려고 올렸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좀 실망하시곤 합니다..
블로그에 보이는 것과 저의 실제 사이에는 간극이 있는 것이죠.
제가 남의 블로그를 보듯 제 블로그를 한 번 들여다 보았습니다.
음.. 맛집을 보니, 매일 3만원짜리 정식 먹고 다니는 사람 갖군요. 오늘도 점심 때 2천원짜리 잔치국수 먹었는데....
데이트 코스.. 엄청 다녀 보이는 군요. 이거 지지난 달에 한 번 간 건데...
제품.. 우와.. 진짜 부자 같아 보이는 군요.. 이거 빌려서 한 번 써본건데...
제가 제 블로그를 봐도..
이 여자 딱히 직업도 모르겠고, 부자집 딸도 아닌 것 같은데.. 잉여롭고 아는 척은 쩌는 재수없는 캐릭터로 보이네요.
음.... 아.... 이런 것인가 봅니다.
정말 일상을 업로드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살아가는 나날들 중에서 아주 특별한 날만 골라 편집해서 올리다보니, 블로그를 보면 마치 그 사람의 일상이 그렇게 특별해 보이는 것인가 봅니다.
블로그나 페이스북은 그 사람이 보여주고 싶은 모습만 예쁘게 편집된 것이고...
실상은 무한도전 1시간 짜리를 위해 일주일 촬영한다는 것처럼 질척 퍽퍽 구차 다사다난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시집 잘 간 여자 연예인 순위를 보는 여자의 마음
- 예쁘고 고울 것 같은 미대생의 실체
- 실제로 본 누드모델의 몸매는?
- 카톡 프사 도용에 페이스북 사칭, 대체 왜 그러는걸까? 사칭 도용하는 사람의 심리
'생활철학 > 생각거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라라윈 근황, 7월 한 달을 보내며... (18) | 2014.07.31 |
---|---|
EBS 스페이스 공감 축소할 수 밖에 없는 이유, EBS 수신료 70원 (17) | 2014.01.14 |
지난 한 해 가장 크게 깨달은 3가지 (14) | 2014.0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