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윈 미대생 이야기: 실제로 본 누드모델의 몸매는?

예전의 '사진촬영 비매너 BEST 3'라는 글에 사용한 사진을 보며, 야하다는 이야기를 해주시는 것을 보고 흠칫했습니다. 저는 야하다는 생각을 못 하고 있었거든요...ㅜㅜ 대학교 시절, 수업과정에서 누드를 그리거나, 더 야한(?) 장면을 이용하여 작업하는 경우가 많아서, 야한 이미지에 대해 좀 무디어져서 그랬나봅니다. ^^;;;
문득 대학시절 처음으로 받았던 누드수업이 생각났습니다. 서양화 전공의 경우, 크로키 수업, 서양화 수업, 회화 수업 등에서 누드를 그리게 되는 과정이 꽤 있습니다.


대학교에 입학하니, 첫 오리엔테이션을 마치자마자 다음 시간부터 누드수업이었습니다. +_+
오오오~~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온 학생들은 호기심과 흥분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여자인 저희들도 그랬으니 남학생들의 기대는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것 같습니다. 다음 날, 지각하는 사람 하나 없이 부지런히 교실에 들어가, 서로 누드모델에게서 가까운 자리에 앉으려고 자리 쟁탈전을 해가며 둘러앉았습니다.


그러나 기대했던 쭉쭉빵빵 아가씨는 보이질 않고, 수업시간이 되어갈 무렵 왠 아주머니 한 분이 오셨습니다. "이 교실이 OOO교수님의 기초회화 수업하는 곳인가요?" 하시길래 그렇다고 했더니, 주섬주섬 짐을 내려놓으시는 것 입니다.
'설마..설마..' 하고 있는데, 잠시 뒤 교수님이 들어오시더니 벌써 몇 해째 보시는 듯  익숙하게 인사를 하시고, 아이들에게 모델 분이 추우시지 않도록 난로를 켜고, 맨살로 앉으시는 것이니 의자에 담요를 깔라고 시키십니다.

 
잠시 뒤 등장하신 아까 그 아주머니가 가운을 벗으시는데......
헉.... 이럴수가! 

아무리 아주머니라고 하셔도 프로 누드모델이시기에 멋진 몸매를 기대했는데, 뱃살이 두둑하고, 팔뚝굵은 그저 평범한 아주머니 몸매입니다. ㅠㅠ
다들 의욕이 뚜욱 떨어지고....ㅜㅜ

설상가상으로 초짜인 학생들과 달리, 오랜 세월 누드모델을 해보신 아주머니는, 마치 교수님처럼 그림에 지적도 해주십니다.
"학생~ 여기 비율이 틀렸어. 내 몸매가 이렇지 않아~ 이렇게 그려야지~ "
"........ㅡㅡ;;;;;"


이런 몸매까지 바란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런 몸매일 줄이야...ㅠㅠ



아주머니와 몇 주를 함께 그리고 나니, 이번엔 '아가씨' 모델이 온다는 반가운 말씀을 하셨습니다. 아가씨 모델이라고 하니 다시 한 번 섹시한 몸매를 기대했는데.... 헉! 이번엔 가슴이 없으십니다.. ㅡㅡ;;; 가슴과 더불어 허리도 없이 통통한 일자의 아동몸매의 소유자였습니다.  ㅠㅠ
그나마 예전의 아주머니는 차라리, 뱃살과 팔뚝살도 있으셔서 그릴 것이라도 많았는데, 이 분의 너무나 밋밋한 몸매에는 도무지 그릴 것이 없습니다. 모든 아이들의 화폭에는 머리긴 남자가 한 명씩 들어앉아 있었습니다. ㅜㅜ


그렇게 10여분의 누드모델분들을 보게 되었는데, 정말 몸매가 좋으신 분은 몇 분 안되었습니다. (한 분의 경우만 정말 몸매가 잡지에서 보던 모델 같았습니다.)  무난한 모델분들의 몸매 덕에 그냥 목욕탕에 온 기분이 살짝 들었을 뿐, 별 다른 감흥은 없었습니다. 그보다 기대가 된 것은 2학년때의 남자 누드모델 수업이었습니다. +_+
라라윈 서른살의 철학자, 여자 http://lalawin.com



특히 그 당시에 '내 마음을 뺏어봐'라는 드라마에서 한재석씨가 학교에서 누드모델을 하는 모습이 나왔었습니다. 그 모습을 기억하는 아이들이 많았고, 한재석씨처럼 멋진 얼굴까지는 아니어도 몸매는 좋은 멋진 분이 오실거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이런 분들이 오시려나~ +_+




그러나, 당일날 오신 것은......
'이외수 작가님'을 닮은 분이었습니다. ㅠㅠ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머리에, 삐쩍 마른 분이었습니다. 그 분이 옷을 벗으시는 순간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ㅜㅜ




ㅠㅠ 이건 아니잖아...


정말 '고행상'이 떠오르는 갈비뼈가 다 드러나는 피골이 상접한 몸이었기 때문입니다. ㅠㅠ
여러 명의 누드모델을 보면서, 누드모델의 몸매가 생각보다 좋지 않기도 하다는 점을 알게 되었어도, 또 다시 충격이었습니다. 몸매 뿐 아니라 실제 누드모델들을 보면서 놀란 점들이 여러 가지 있었습니다.


누드모델을 실제로 보고 느낀점 몇 가지...


1. 누드모델이라고 해서 몸매가 모두 좋은 것은 아니다.

모델들의 세계에서 '급'이 존재하기에, 잡지나 화면에서 보던 쭉빵한 모델들은 몸값이 너무 비싸 학교에서 볼 수 없어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해도 일반인치고도 '몸매 좋다'는 편이 아니라, 몸매가 이상한 분들이 많아 놀라긴 했습니다.

2. 결혼한 누드모델이 많다.

아내가 누드모델 한다고 하면 싫어할테니, 결혼한 누드모델은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대부분 기혼녀이셨습니다. 남편도 직업으로 이해하고,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고, 예술작품의 모델이 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하십니다.

3. 포르노배우와는 엄연히 다른 직업이다.

포르노 배우도 벗고, 누드모델도 벗으시기에 좀 헷갈렸습니다. 그래서 누드모델 분들이 가장 기분 나쁜 것이 포르노배우처럼 대하는 사람이나, 그렇게 헷갈리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포르노 배우들의 경우에는 다른 이들 앞에서 성행위를 하는 좀 더 '성'을 상품화 하는 직업이지만, 이 분들은 인체의 특징과 아름다움을 보여주며, 작품의 모델이 되는 분들로 '예술'을 위한 직업이기 때문입니다.

4. 프로의식을 가진 전문가이다.

누드모델의 시급이 상당히 높다는 이야기에, 눈이 반짝반짝했던 아이들이 많았는데, 누드모델은 고사하고 옷 입고 한 자리에 가만히 몇 십분 있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닙니다.
미술학원에서 인물화를 위해서 모델들을 쓰는 경우가 있는데, 3~4시간 앉아있고 하루 일당을 주기때문에 많은 분들이 처음에는 혹해서 오시는데, 한 번 해보면 두 번 다시 안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몇 시간을 같은 자세로 꼼짝도 안하고 앉아있는 것이 보통일이 아닌 것입니다. 특히 다리 꼬는 포즈라도 취한 경우, 집에 갈때쯤이면 다리가 저려서 잘 걷지도 못하고, 까칠한 학생들이라도 만나면 손가락 끝만 움직여도 포즈 틀려졌다고 성질내기도 합니다.
옷 입고 그냥 앉아있어도 힘든데, 옷을 벗고 계시면 우선 날씨에 그냥 노출이 됩니다.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덥고, 에어컨이라도 가동하면 또 추워서 힘들다고 합니다. 또한 맨몸이 고스란히 보여지기에 옷을 입고 앉은 포즈보다 더 예민하게 동일한 포즈를 취해야 합니다. 그 상태로 얼어붙은 듯이 가만히 있어야 하구요..
그러한 일들을 힘든 내색없이 해내시는 것을 보면, 그 분들은 진정 프로이신 듯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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