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윈 연애질에 관한 고찰 : 김광석과 아이유, 현실은 넘은 사랑이 될 수 있을까?
머물러 있는 청춘인줄 알았는데...
귀에 완전히 밀착해서 달라붙어 버리는 김광석의 목소리가 오랫만에 티비를 통해 다시 나왔습니다.
김광석은 저에게 실제로 기억이 없으면서도 추억인듯한, 추억이 없는 추억입니다.
저는 초등학교 때 급식시범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네모난 양은도시락에 대한 추억같은 것은 전혀 없는데, 추억의 도시락이라며 다시 팔고, 엄마 아빠, 선생님들이 말해준 추억을 재구성해서, 저도 마치 도시락에 대한 추억이 있는 듯 느끼는... 실제로 경험한 적도 없으면서 추억인 것처럼 학습된 것입니다.
그래서 김광석의 노래를 미친듯 좋아하며 따라부른 기억은 없는데도.. 왠지 반가운.. 추억의 목소리처럼 들렸던 것 입니다. 김광석의 얼굴에 대한 기억도 없는데... skt 광고 속에서 다시 본 김광석은 1박 2일의 나영석 PD와 닮아 더 정감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 눈에만 김광석과 나영석 PD가 닮아보이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오랫만에 추억이 없지만 추억인듯한 김광석의 노래를 다시 들으니, 저도 옛 추억이 떠올랐습니다.
파릇파릇하지만 마음은 너무 여려서 맨날 부끄럽고 맨날 고민스럽던 열여덟살 고등학교 시절이었습니다.
여고생에게 미술학원 남자 선생님들은 몹시 멋있는 존재인데, 특히 그림을 잘 그리고 (미술학원 선생님은 우선 그림을 잘 그려야.. ) 멋진 포스까지 풍기시면 미술학원 아이들에게는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게 됩니다.
보통은 미혼남 대학생 선생님들이 대학만 가면 사귈 수 있을거 같은 가능성이 있기에 더 인기지만, 그보다 더 여학생들에게 인기를 누리시던 여심을 사로잡은 유부남 선생님이 계셨습니다.
그림에 대한 열정, 사랑에 대한 열정, 넘치는 카리스마에 열여덟 여고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 입니다.
그 선생님이 몹시도 좋아하시던 것이 김광석의 노래였습니다.
선생님이 지금의 부인과 결혼하기 전, 부인과 잠시 헤어졌을 때 너무 힘들어서 계속해서 듣고 또 들었던 것이 김광석의 노래라고 하셨거든요. 테이프가 늘어지도록 듣고 또 들었다고 합니다.
김광석의 노래 한 소절에도 선생님이 떠 올랐는데...
뒤이어 광고를 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김광석이 누구인지도 모를 것 같은 여고생 가수 아이유가 김광석과 함께 서른즈음에를 부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김광석의 목소리와 아이유의 목소리가 그다지 잘 어울리는 것 같지 않지만, 김광석과 아이유의 무대는 상당히 충격적이고 새로웠습니다. 가뜩이나 김광석의 노래 한소절 만으로도 저를 추억으로 끌어당기면서, 여고생 시절 선생님을 추억하게 만드는데 김광석 옆에 여고생 아이유가 앉아있는 모습을 보니... 더욱 더 추억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입니다.
그 때의 꿈은... 저도 빨리 훌륭한 작가가 되어 선생님과 같이 전시회도 하는 그런 모습이었는데...
김광석과 아이유의 합동공연은 현실은 넘어선 것이지만, 제가 꿈꾸었던 것도 비슷했던 것 같습니다.
미대를 준비하던 여고생이었지만, 언젠가는 선생님과 같은 공간에서 전시회를 하는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었었죠.. 지금은 제가 그림을 그리지 않는 관계로 점점 더 멀어져가는 꿈이지만요...
짧은 광고지만, 김광석과 아이유, 제가 여고생이던 시절의 선생님...
그리고 청각과 감성을 더 예민하게 해주는 비...
이런 조합이 되니 아주 짧은 김광석과 아이유의 콘서트에서도 추억속으로 깊이 깊이 빠져들게 됩니다.
그 선생님을 더 기억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선생님의 몹시 열정적인 사랑 이야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저는 때때로 왜 요즘은 목숨 건 사랑을 하지 못하는 걸까? 하는 생각... 바보같던 사랑의 추억이 있으세요? 하는 생각을 하곤 하는데, 그 선생님의 러브스토리는 정말 영화 속 옛 이야기 같았습니다.
통제 불가능해 보이는, 불같고 제멋대로인 열정이 대단한 선생님이셨는데,
그런 예술가의 삶이 녹녹치는 않아.. 이해심 많던 여자친구도 지쳐서 헤어지자고 했다고 합니다.
(예술가의 삶인지, 선생님 성격 때문인지는 확인할 길이... ㅡㅡ;)
여자친구와 헤어지게 되자, 그림도 삶도 아무 의미가 없어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여자친구의 집 앞에서 몇날 몇일을 기다리고..
(스마트폰 없던 아날로그 시대답죠..)
여자친구와 헤어진 상실감에..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어서
작업실에서 일주일 내내 김광석의 내사랑 내곁에만 계속해서 리플레이해서 들었다고 합니다. 지금처럼 mp3가 있던 시절이 아니니, 테이프에 김광석의 내사랑 내곁에만 계속 녹음해서 그 테잎을 또 듣고 또 들으셨던 거죠,...
헉.. 쓰다보니 김광석이 아니라 김현식이었군요.....;; 김현식의 내사랑 내곁에를 일주일 내내 한 곡만 들었다고 하셨던 것 같아요.. (김광석과 김현식이 때때로 헷갈리는 무지한 1인 ㅠㅠ)
미친듯이 좋아하고, 폐인이 되어 버리고.......
죽는다 말하는게 아니라, 정말 죽을 것 같고..
그런 선생님을 보자, 여자친구도 마음이 돌아섰나 봅니다.
여자친구의 집에서도 그림그리는 남자 (더욱이 서양화.. ㅡㅡ;) 는 고달프다며 말렸지만, 선생님의 열정에 현실을 넘어선 것 같습니다. 장인어른도 결국 포기하고 결혼을 허락하셨다고 합니다.
옛날 영화 속 이야기 같죠... 제가 여고생 시절 얘기인데도 십수년 지났다고 지금 모습과는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요즘같으면, 여자친구가 헤어지자고 하고 연락을 안 받으면, 폭탄문자 남기고 카카오톡으로 말걸고, 네이트온 접속했나 안했나 살펴봤을 겁니다.
기술의 발전이 사랑의 방법도 아주 많이 바꾸어 놓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아날로그 시절 연락이 안되어 엇갈려서..
서로의 집앞에서 기다리다가 연락이 끊어져 헤어지게 되는 가슴 아픈 이야기는 사라졌지만...
아날로그 시절의 감성어린 사랑이야기도 함께 사라진 것 같기도 합니다.
대신 디지털 사랑이 그 자리를 대신해서,
게임 속에서 청혼을 하고...(- 여자들이 좋아하는 이벤트?)
여자친구의 이름과 같은 인터넷 지인들을 통해 이벤트(여자친구 이름으로 이벤트를 해준 남자친구)를 하는 또 아날로그 사랑과는 다른 디지털 사랑이 나타났습니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몇 년 전의 모습을 되돌아보면 깜짝깜짝 놀라도록 현실이 변해가는 것 같습니다.
10여년 전과 지금을 생각하면 깜짝깜짝 놀라는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아날로그 사랑이 디지털 사랑으로 변해가고..
10년 전에 터치스크린은 박물관에서 버튼 누를 때나 만져볼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성능도 그다지 좋지도 않았구요. 그럼에도 이런게 집에도 있으면 좋을텐데.. 우리도 쓰면 좋을텐데.. 하는 생각은 영화속 꿈같았죠.
하지만 불과(?) 10년도 지나지 않은 지금에는 누구나 터치스크린 스마트폰을 쓰고, 터치패드가 되는 네비게이션, 터치스크린 노트북, 컴퓨터에... 이제는 박물관이나 과학관이 아니라 집에 이것저것이 다 터치스크린입니다.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죠.
스마트폰은 더 빨랐죠.
얼마전에 스마트폰을 사용하신지 얼마나 되었냐는 질문을 받아서, 옴니아2부터 계산해보니 이제 불과 18개월 밖에 안 되었습니다. ;;;
그러나 어느덧 전국은 스마트폰없으면 살기가 힘들 것만 같아졌습니다.
김광석과 아이유의 광고는 "4G LTE 현실을 넘다"라는 내용으로 4G에 대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4G LTE는 3G보다 3배는 빠르고, 지금은 상상도 못할 기술이 가능해질거라는데... 역시 아직은 10년전 터치스크린 같은 느낌입니다. WIS 같은 곳의 SKT 부스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이거나, 미래 체험관에서나 보는 느낌이죠.
하지만 4G LTE도 지금은 이름조차 낯설기 그지 없지만, 본격 상용화 하면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아 4G LTE 아니면 통신 못할 것처럼 굴게 되지는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해가는 모습을 보니.. 서른즈음에 세상 참 오래 산 것만 같은 느낌입니다.
대학교 입학할 때만 해도 삐삐로 사랑을 주고 받았는데, 핸드폰, 이제는 메신저, 스마트폰으로 24시간 서로에게 접속해 사랑할 수 있는 세상...
기술로 김광석과 아이유가 한 무대에서 노래하는 것을 보게 되는 세상...
(이 광고는 다시 봐도 소름돋네요.. 신기하기도 하고요..)
광고로 보다보니, 김광석 서른즈음에 전곡이 다시 듣고 싶어집니다.
김광석 서른즈음에..(전곡 유튜브 링크)
서른즈음에.. 서른이라는 것이 저에게 의미가 커서인지... 서른이 넘어가면서 취향이 바뀌어가는 것인지, 김광석의 목소리가 귓가에 달라붙어 떨어지질 않네요... 저 광고 처음 본 날부터 계속 나즈막히 김광석의 서른즈음에를 따라부르고 있습니다.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
떠나간 내사랑은 어디에
내가 떠나 보낸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온것도 아닌데
조금씩 잊혀져간다
머물러 있는 사랑인줄 알았는데
또하루 멀어져 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김광석과 아이유처럼.. 뭔가 꿈꿨던 추억....
지나간 옛 시간의 추억...과 함께 편안한 주말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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