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를 떠보려다가 연애가 누렇게 뜬다

라라윈의 연애질에 관한 고찰: 상대 떠보기, 연애를 망칠수도.

요즘 엄마가 아침드라마 '당돌한 여자'를 아주 즐겨보십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침부터 복잡스런 심란한 드라마를 보는 것을 즐기지 않지만, 저에게는 선택권이 없습니다. 밥을 먹으려면 엄마 보시는데 아무말 없이 있는 것이 좋습니다. 밥 먹으면서 곁눈질로 보다보니, 또 답답한 연애사가 보입니다. (이런 것만 보이는...^^;;)

여주인공은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남자와 재혼을 했는데, 남자는 이미 결혼시킨 장성한 아들과 다 큰 딸이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여자는 임신을 하게 되었는데, 남편에게 말도 못하고 혼자 끙끙 앓습니다.
주위에서 은근슬쩍 떠볼 때, 남자는 늘 "저는 아이에 대한 아쉬움 없습니다. 지금 충분히 행복합니다." 라며 아내만 있으면 된다고 단호하게 말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여자는 남자가 아이를 바라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아이를 지울 결심을 하는데, 수술을 받으러 간 날 친구의 제보로 남편이 알게 되어 한바탕 난리가 나는 것이었습니다. 당연히 남자는 아이를 너무나 기뻐했구요.

옆에서 보는 입장에서는 남자도 아이를 원하는데, 부인이 부담갖을까봐 아닌 척 하는 것이 다 보이지만, 부인은 괜히 떠보다가 큰 일을 냅니다. 드라마 속 예시는 극단적이지만, 현실 속 연애에서도 이런 안타까운 상황이 너무나 많습니다.
직접 물어보지는 못하고, 상대방의 마음을 알아보기 위해 우리는 다양한 "떠보기" 기법을 사용하는데, "떠보기"를 통해 얻는 답이 믿을만 하지가 않습니다.
 

걸리면 좋고, 안 걸리면?



1. 질문하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맞춤답안


연애할 때 대표적인 떠보기 질문  몇 가지는 "어떤 스타일을 좋아해?" "이런 남자(여자) 어때?" 등의 개인의 취향에 관한 것들이 많습니다. 이런 떠보기를 통해, 상대방은 모르게 상대의 취향을 파악했다고 기뻐하거나, 상대의 취향은 자신과 같은 스타일이 아니라며 좌절하는 경우가 많은데, 둘 다 정답은 아닌 듯 합니다.
"어떤 스타일 좋아해?" 라고 묻는데, 상대방이 아주 마른 사람이라면 그 앞에서 "나는 마른 남자는 딱 질색이야."라는 소리를 하기가 곤란합니다. 상대방이 정확히 내 취향이라고 해도 그 앞에서 "(너처럼) 체격좋은 남자가 좋아." 라고 하기도 부끄럽습니다. 이런 상황이면 결국 이도 저도 아닌 답을 내 놓게 됩니다.
연애고수들은 이 상황을 역으로 이용하기도 합니다. 실제로는 아담사이즈의 인형같은 스타일을 좋아하더라도, 체격좋고 커리어우먼 같은 스타일의 여자가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냐고 물으면 "난 체격좋고 커리어우먼같은 스타일을 좋아해." 라고 대답을 해서 상대방에게 희망을 북돋워주는 겁니다. (이런 답에 설레이면 낚이는거라는..)
결국 떠보기를 통해 얻은 답들은 믿을만한 것이 없죠. ㅡㅡ;;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상형이나 원래 좋아하는 스타일과 실제로 좋아하게 되는 사람이 늘 일치하는 것은 절대 아니라는 것이죠. 원래는 이런 스타일을 좋아했어도 실제로 사랑하게 되는 사람의 스타일은 다를 가능성도 높습니다.



2. 이미지관리를 위한 모범답안


취향 뿐 아니라, 생각을 알아보기 위해 검증되지 않은 상황판단검사도 많이 합니다.
"너라면 이 상황에 어떨꺼 같아? 니 남자친구(여자친구)가 이런다면 어쩔껀데?"
같은 가정을 하고 물어보는 것 입니다.
그러나 이런 식의 질문에 답을 할 때는 이미지관리가 들어갑니다.
실제로는 바람둥이라도, "니 애인이 바람피우면 어떻게 할래?" 하는 질문에 목에 핏대를 세우면서 "나는 다른 것은 다 용서할 수 있어도 바람피우는 것은 절대 용납 못 해. 만약에 내 애인이 바람을 피우면 같이 죽을거야." 라는 오버를 할 수도 있습니다. 그 상황에서 "다다익선. 원래 한 사람만 만나면 심심하지." 같은 소리를 했다가는 소득없이 이미지만 망가지니까요.
또는  인기부합형 답을 내 놓기도 합니다. 보통 상황이 주어지는 떠보기 질문은 모범답안들이 있습니다.
"남자친구가 바빠서 연락 못하면 어떻게 할거야?" "그럴 수도 있지. 그런 것 가지고 뭘.." 이라고 답하고 실제는 연락 안되면 바가지 벅벅 긁는 사람일수도...
"만약 결혼하면 아침같은건 어떻게 할거야?" "난 아침 안 먹어. 아침은 간단하게 우유 한 잔 마시면 되잖아." 라고 답하고 실제는 아침에 갓 지은 밥에 된장찌개 정도는 차려져야 되는 사람일수도..
솔직하게 말했다가는 인기없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우선은 모범답안을 내 놓는거죠. ㅡㅡ;;;



3. 상대방의 입장을 너무 고려한 답안


맨 처음 드라마의 사례처럼, 남편은 실제로는 재혼한 부인이 자기 아이를 낳아주기를 바랬지만, 부인에게 속마음을 이야기하면 너무 부담을 가질까봐, "지금도 나는 충분히 행복해. 당신만 있으면 돼." 라고 했던 것 뿐 입니다. 이런 식으로 상대방이 상처를 받거나 부담을 가질까봐 속내와는 다른 이야기를 할 때도 참 많습니다.
상대를 많이 생각하거나, 상대방에 대해 잘 알수록 자신의 생각이나 솔직한 입장보다는 상대방 입장을 생각해서 다른 소리를 할 가능성도 많습니다.
 


결국 떠보기를 통해 얻은 답이 그다지 믿을만 하지가 않은데, 직접 물어보기 곤란해서 떠보는 입장에서는 그 답에 많은 의미를 부여합니다. 특히 상대방이 자신을 좋아하는지 아닌지 속마음을 알아보기 위해 엄한 질문으로 상대마음을 떠본 뒤에 혼자 북치고 장구치는 경우는 비일비재합니다.
"왜 사귀는 사람이 없어?" 라고 했더니, "너 같은 사람을 못 만나서..ㅋ" 이라고 했다고 기분이 두둥실 날아다니며 벌써 커플이 된 것처럼 행복해 해도 안타깝고, "소개나 시켜주고 얘기해" 라고 했다고 자신에게 소개를 시켜달라는 것을 보니 마음이 없는 것 같다며 술부터 퍼도 안타깝습니다.
떠봤더니 상대가 좋아하는 것 같다며 혼자 헛물을 켜는 것이나 상대가 자기에게 마음이 없는 것 같다며 혼자 우울해 하는 것이나 둘 다 무한 안타깝습니다. 어설프게 상대방의 속마음을 떠보려다가 연애가 누렇게 뜰 수도 있습니다.

<떠보기 전략?>
- "소개팅 시켜드릴까요?" 라는 말의 다양한 용도
- 남자를 도끼병 걸리게 만드는 여자의 행동들
- 이상형 물어보면 "좋은사람"이라고 하게 되는 이유
- 관심있는 사람, 그 사람도 나에게 관심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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