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윈의 연애질에 관한 고찰: 결혼은 사랑보다 때 되면 그냥 하는 것?
초등학생도 자기가 사귀는 여자친구와 결혼할거라는 이야기를 할 정도로 결혼이란 "좋아한다, 사랑한다"는 말의 최상의 표현이었습니다. 결혼은 사랑함의 끝을 보여주는 말이라는 뜻에다가, 환상까지 덭붙여집니다. 동화속의 엔딩은 늘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이고, 영화 속 주인공은 운명의 상대를 만나 "이 여자야!" 하면서 열렬히 사랑하다가 결혼합니다. 주위에서 결혼해서 툭탁대는 사람들, 사랑과 전쟁에 나오는 이혼 위기의 부부들을 보면서, 결혼생활이 동화처럼 "결혼해서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만은 아니라는 것은 조금 깨닫지만, 그래도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들이 깨기 힘든 환상이 있습니다. 최소한 결혼상대는 정말 사랑하는 사람일거라는 것 입니다.
물론 엇갈린 인연에 의해 가장 사랑했던 사람이 아닐 수는 있지만, 그냥 때 되서 하는 일이 결혼이라는 생각은 안 합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만나는 이웃의 이야기는 결혼상대에 대한 환상조차 팍팍 깨 줍니다.
#1 결혼할 나이는 되었고, 사람은 없고..
종종 기혼자 분들께 "부인과 어떻게 만나셨어요? 어떻게 프로포즈하셨어요?" ("남편과 어떻게 만나셨어요?") 하는 질문들을 합니다. 알콩달콩 러브스토리로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에 불을 지펴주시는 분도 계시지만, 참 맥 빠지는 대답도 많습니다.
"사실 난 결혼할 생각이 없었어. 그런데 내가 외 아들이거든. 집에서 부모님이 결혼하라고 성화를 대시더라고. 그런데 마침 선 본 사람이 있고, 그냥 할 일이면 빨리 해 치우려고 결혼한거지."
"나이 마흔은 넘기면 안 되겠더라고. 그런데 우연찮게 만난 여자가 있어서 빨리 결혼했지. 그래도 외국에서 데려오는 것보다는 낫잖아.."
이건 사랑하는 사람과 하는 것이 결혼이라는 이야기와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멉니다. 여덟살 되면 초등학교 가야되고, 학교 졸업하면 취업 해야하는 식으로, 그냥 때 되었으니 해치워야 하는 "일"처럼 보입니다.
#2 이제는 독립하고 싶어서..
부모님이 자유방임 스타일이 아니시면, 나이를 먹어서는 함께 살기 불편한 점들이 많습니다. 학생때처럼 통금이 있는 경우도 있고, 술을 마시거나 노는 것에 제재를 받기도 하고, 아무래도 생활전반이 자유와는 거리가 멀어집니다. 그런 상황이 되면, 소원이 "독립"인 경우가 많은데, 엄하신 부모님들은 "독립은 결혼 밖에 없다. 절대 혼자서 나가살 수는 없다."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래서 정말로 다른 이유보다 집에서 나오고 싶어서, 자유롭게(?) 살고 싶어서 결혼을 서두른 분들도 있었습니다.
"이제는 나이 먹어서 친구들하고 밤 늦게 술도 한 잔 할수도 있고, 밤에 남자친구랑 드라이브도 갈 수도 있는거잖아. 그런데 부모님이 넘 엄하시니까 숨 막히더라고. 그래서 독립하고 싶어서 더 빨리 결혼했지. 결혼이 해방구였어."
"원래 동생과 따로 살았는데, 부모님이 이사를 오시면서 합치게 되었어. 그런데 나이 서른 중반에 부모님과 합치려니 깝깝한거야. 그 상황에서는 결혼을 하고 따로 있는 수 밖에 없겠더라고. 그래도 식구들이랑 같이 사는 것보다는 남자랑 둘이 사는 쪽이 편할거 아냐. 마침 그냥 나 좋다고 따라다니던 애가 있었어. 마음에 들었던 건 아닌데, 그래도 그 상황에서는 그게 제일 나은 선택이었어."
그래도 좋아하는 마음이 있으니까 결혼을 했겠지 하는 희망을 가져보지만, 그런 희망에 "남편 안 들어 올때가 제일 편하고 좋지. 완벽한 해방아냐!" 하는 말로 정말 주거 독립 때문에 결혼했다는 데에 쐐기를 박는 분도 있었습니다.
#3 그 사람이 그 사람이야..
사랑의 상처 때문이거나 너무 많은 연애경험으로 초월한 분도 있었습니다.
"여자(남자) 많이 만나봤는데, 그 사람이 그 사람이야. 만나고 살다보면 다 똑같아."
"정말 사랑하는 사람과는 잘 안 되는 것 같아. 그냥 무던한 사람 만나서 살다보면 그냥 사는 거지 뭐.."
이런 말씀을 하시는 분들은 사랑에 너무 지쳐버렸나 봅니다...참 가슴이 아려오는 대답이었습니다....
지금 이 사람이 아니면 안되고, 다시 태어나도 지금 배우자와 다시 결혼할거라는 이야기를 하는 결혼도 있지만, 지금 이사람이 아니라도 누구든 간에 이성이기만 하면 되는 결혼도 있나 봅니다.
사랑때문이 아니라 그냥 해야 하는 일이 되어 버리는 결혼.. 참 서글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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