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윈 데이트 코스 추천 : 63빌딩 데이트 코스, 씨월드 대신 무료 전시회 러브업
저는 서울 촌사람이라 63빌딩에 오면 왠지 기념 사진을 찍어야 될 것 같은 설레임을 느낍니다. 63빌딩 놀러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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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빌딩 데이트 팁, 63빌딩 주차 할인권 미리 챙겨두기
매표소 근처에서 티켓 챙기고 주차 할인권을 받는 사이, 잘생긴 청년이 63 러브 업 캠퍼스10 아트 페스티벌 관람권을 나누어 주고 있었습니다. 며칠전부터 63빌딩 계단 특별 전시회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 티켓이 그 초대권인가 봅니다. 1층부터 60층까지 비상구 곳곳에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재미난 전시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오늘의 목적은 63스퀘어 빅4 관람이라, 먼저 63시티 씨월드 수족관으로 달려갔습니다. 마침 며칠 전에 너무나 아름다운 수족관 동영상(http://vimeo.com/5606758)을 보아서, 수족관 데이트가 꼭 해보고 싶었어요.
그러나.... ㅠ_ㅠ 화이트데이 데이트하러 63빌딩에 온게 저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커플, 가족 단위 손님들로 씨월드에 입장하는 줄은 스카이 아트 전시관을 지나서까지 끝이 없이 이어져 있었습니다. 씨월드 입장 줄이 너무 기니까, 스카이 아트 전시부터 볼까 하고 줄을 보니 역시 만만치 않은 줄이었습니다. 그럼 밥도 든든히 먹었겠다, 운동도 할 겸 아까 받은 63 러브업 계단 전시회나 보러 가자고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전시회 보고 왔을 때는 대기줄이 좀 줄어 있기를...
63 비상구 아트 페스티벌, 63빌딩 최초의 계단 전시회 1층부터 60층까지!
1층부터 17층까지는 대학생 작가들의 작품이고, 17층 러브 존에는 앤디 워홀, 키스 해링의 작품, 나얼, 솔비의 작품도 있고 아트 토이 전시도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18층부터 60층까지는 사랑의 메시지를 담은 참여형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고 합니다. 저도 그랬고, 이 앞에서 안내판을 읽는 커플들은 우선 1층부터 60층까지라는 문구에서 웃음을 터트렸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4층까지만 갈까?" "5층까지만 보고 내려오자" 등의 말을 하며 마의 전시에 발을 들였습니다. 저도 그랬어요. 4~5층 보고 내려와서 다시 빅4 관람권 씨월드, 스카이 아트, 3D 입체 영화, 왁스 뮤지엄을 보러 갈 생각이었습니다. 이 때는 몰랐어요. 이 곳이 한 번 발 들이면 돌아 나올 수 없는 곳이었다는 것을....
대학생 작가들의 작품은 대부분 유화 작품으로 보기 편안한 회화가 주를 이루었습니다. 그리고 중간 중간 올라가는 계단에도 작품인지 안내판인지 경계가 모호한 문구가 붙어 있었습니다. 아마 이 스티커 붙이신 분 죽어 났을 것 같아요. ^^;;
비상구의 문 옆과 중간 쉼터에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중간 중간 발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근사한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4층에서 본 저 작품도 무척 마음에 들었었어요. 이혜성 작가님의 "the line of paradise" (2014, 유화) 입니다. 드레스 또는 한복 치마가 쫙 걸려있는 장면을 잘라 그리신 것 같은데 멋졌어요.
구입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던 임지범 작가님의 그 익숙한 공간의 낯설음 (2013, 유화) 입니다. 비가 내리고 있는 거리의 촉촉한 모습에 마음을 뺏겨 한참을 바라보았습니다. 저만 그런 것이 아니었는지 다른 분도 이 앞에서 츄파 앱을 꺼내들고 한참을 바라보고 있었어요. 츄파 앱으로 스캔해 가면서 관람하는 것을 보니 좋아 보이길래 저도 따라서 츄파 어플을 깔았습니다. 좋아보이는 것은 따라해보는...^^;
작품들을 스캐닝해서 작가의 메시지, 작품에 대한 설명 등을 들을 수도 있고, 좋아요도 누를 수 있으니 정말 상호적인 전시 관람이 되었습니다. 불현듯 10여년 전 미대생 시절에 전시회 준비하면서 어떻게 하면 관람객과 소통할 것인가를 목에 핏대 세워가며 이야기하던 때가 생각이 났습니다. 이제는 기술이 해결해주는군요.. ^^;;;
4층만 보고 내려가려고 했는데 어느새 9층까지 올라왔습니다. 5층인가까지는 나가는 문에 진행요원이 서 있어서 카드를 찍어서 내 보내주는 것 같은데, 그 뒤로는 진행 요원이 없어서 나가려면 17층까지 올라가야 한다고 합니다. 강제 등반 확정. ^^;;; 다행히 한 층 한 층 올라갈수록 지금 제가 무려... 10층을 넘게 걸어 올라가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게 만드는 감동을 주는 작품들이 계속 있었습니다. 이주희 작가의 조용한 다툼 (2012, 종이에 먹) 이라는 작품도 너무 좋아서 한참을 바라봤어요.
어느새 11층이라니. 숨이 턱까지 차오른 커플들의 거친 숨소리도 들려오고, 조용한 비상구에서 커플 셀카를 찍기도 하고, 참.. 이곳은 환상적인 데이트 코스였습니다. 흔들다리 효과라고 하는 움직이고 심장이 뛰는데 이성이 옆에 있으면 그 사람 때문에 심장이 뛰는 것처럼 착각하게 되는 효과도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63빌딩 비상구를 걸으며 전시회를 보는 이 환상적인 데이트 코스가 3월 14일과 3월 15일 이틀 밖에 안 한다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계속 전시회를 하면, 63빌딩 데이트 코스 명소 중 하나가 되지 않았을까요. 그러나 보안의 문제로 계속 전시를 하기에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
계단을 올라가면서 본 작품과 정면에서 본 작품이 달라지는 홀로그램 작품이었습니다. 조은애 작가님의 젠가 2-3 (2012, 홀로그램) 작품입니다. 그냥 젠가가 무너지는 것 같지만, 저 속에는 아파트 거품, 각족 사회 문제에 대한 고찰이 녹아 있었습니다.
17층에 다다르는 환희에 정점을 찍어준 정희정 작가님의 여산폭포도 (2013, 장지에 꼴라주, 채색, 향, 라이터) 작품입니다. 근사한 동양화 같은데, 가까이 한발짝 다가서는 순간 뒤통수를 치는 작품입니다. 저 속에 붙어있는 것들이 사회 문제들에 대한 신문 스크랩 들이에요. 멀리서 보면 아무 문제 없이 근사한 동양화 화폭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썩어 문드러지고 있는 사회 문제들을 라이터로 태워 붙여 큰 울림을 전해줍니다.
63빌딩 전시회 17층, love up 특별 전시회
시원한 빈스앤베리즈 레모네이드를 한 모금 빨며, 63빌딩 17층의 전망을 둘러보니 가슴이 탁 트이는 기분이었습니다. 17층까지 올라오며 헥헥 거렸던 것도 잠시.. 63층 수준은 아니어도 17층이라 한강과 곳곳이 한 눈에 보이는 풍경에 기분이 좋아졌어요.
여기서도 츄파 어플은 유용했습니다. 한 낮에 63 빌딩 야경을 보여줍니다. +_+
이런 식으로 바닥에 사탕을 잔뜩 깔아놓는 작업을 하는 작가가 있었는데... 음... 지금은 작가 이름이 기억이 안 나네요... 아무튼 바닥에 가득 깔려 있는 마켓오 초콜릿을 양껏 집어 갈 수 있었습니다. 초콜릿을 한 웅큼 집어먹으니, 17층을 올라오는 동안 방전되어 가던 체력이 보충되었습니다.
63시티 특별 전시회, 아트 토이 컬쳐 피규어 전시회
프레인 디자인 연구소 귀요미 피규어도 있고요.
귀요미 왕눈이 피규어도 있었습니다.
제가 몹시 껄떡거리고 있으나, 롯데 자이언츠 피규어가 프랑켄슈타인 머리처럼 생겨서 맘에 안드는 야구단 피규어도 있었습니다.
답답한 공간이 아니라, 살짝 17층의 전망까지 엿보이는 공간의 전시는 기분이 좋았습니다.
몹시 탐나는 자개 곰돌이도 있었습니다. 자그마한 피규어 하나 사가고 싶어서 판매도 하는지 물어봤더니, 이 날 전시는 5월 1일부터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하는 전시의 예고편 같은 것이라고 합니다. 63 빌딩 비상구 아트 페스티벌을 보러 와서 등산한 커플들이 많았는데, 여기서 판매를 했어도 지갑을 여는 남녀가 많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63빌딩 전시회, 나얼 노준 "사랑 가까이 더 가까이"
63 빌딩 전시회 love up 중 사랑 가까이 더 가까이 입니다. 공간도 쾌적하고 작품들도 근사하고, 무척 행복한 데이트 코스 였습니다.
집으로 모셔오고 싶은 작품들이었어요.
앤디 워홀 키스 해링 작품 전시회
앤디 워홀의 작품 입니다. 진품인데, 마릴린 먼로 모작을 하도 많이 본데다가 실크 스크린 작품이라 큰 차이가 없어서 그런지 감흥이 적습니다. 그보다 17층 전시회장을 가득 울리고 있던 뱅앤올룹슨 스피커에 더 눈이 갔어요. ^^;
마무리까지 애정지수를 높여주는 63 비상구 아트 페스티벌 love up
17층까지 관람했는데 두 시간 정도 흘렀길래 내려와서 씨월드와 왁스 뮤지엄 보러 가려고 돌아 나오는 엘리베이터 문을 눌렀는데, 깜짝 놀랐어요. 파란색으로 칠해진 엘리베이터 안에서 쳐다보고 있는 눈이 오싹했습니다. 괜히 무섭다며 남자친구 팔에 한 번 매달려 볼 수 있게 해주는 훈훈한 전시회였어요.
한화생명 1층에서 만난 황인기 교수님 작품
검은 패널에 큐빅(?)이 붙어있는 작품 기법을 보니, 혹시... 이거 황인기 교수님 작품이 아닐까 했는데 맞았습니다. 황인기 교수님의 디지털 한강 풍경이었습니다.
아마도 밤에 조명이 켜진 상태에서 보면 훨씬 더 아름답고 근사할 것 같습니다.
63스퀘어 씨월드의 인기란...
으아아아아아아아! 아까보다 줄이 더 길어졌습니다. 이제는 줄이 길어지다 못해 63뷔페 파빌리온 앞까지 씨월드에 입장하려는 사람들의 줄로 늘어서 있었습니다. 도저히 오늘 내로 보기에 힘들 것 같아, 빅4 관람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63빌딩 데이트를 마쳤습니다. 빅4 관람을 못했어도 티원의 음식도 맛있고, 63 비상구 아트 페스티벌 전시회가 너무나 재미있어서 행복한 63빌딩 데이트 였습니다. 수족관 데이트를 핑계로 다음에 63빌딩 데이트 하러 다시 오는 걸로... ^^
[다시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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