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 페리터미널 딤섬 맛집에서 배운 홍콩여행 팁
홍콩 여행에서 딤섬은 꼭 먹어보고 싶었는데, 어느덧 여행 마지막 날까지 딤섬을 먹지 못했습니다. 홍콩 여행 마지막날에는 마카오에 갈 예정이라 마카오 맛집에서 매케니즈 음식을 먹으면 홍콩까지 와서 딤섬을 못 먹어보고 갈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홍콩의 마카오 페리터미널 지하에 맥심즈 팰리스 레스토랑이 있었습니다. 홍콩관광청 가이드북에서 본 적이 있는 체인 맛집이었습니다.
페리 터미널 티켓을 구입하고 한 시간 남은 사이 딤섬을 먹어보겠다며 지하에 있던 맥심즈 팰리스로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이 곳에서 홍콩 여행책에는 적혀 있지 않던 중요한 홍콩 식당 예절 2가지도 무척 부끄럽게... 배우게 되었습니다. ㅠㅠ
사람들이 번호표를 들고 기다리고 있었고, 입구에 있는 메뉴판에는 영어가 없이 한문만 있어서 이 곳이 딤섬을 파는 곳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영어를 잘 하실 것 같은 중년부인께 이 곳에서 딤섬을 파냐고 묻자, 딤섬을 판다고 이야기하고, 먹고 싶으면 데스크에서 번호표를 받으라고 했습니다. 몇 명인지 물어보고는 저희 대신 번호표를 받아다 주셨습니다. 번호를 부르면 들어가면 된다고...
몇 분이나 기다려야 하냐고 여쭤보니 아마도 15~20분 정도 되지 않을까 라고 답하셔서, 저희는 불안해졌습니다. 12시 30분 배를 타야 하는데 11시 40분이었거든요. 10분만 기다려보고 안되면 위에 올라가서 샌드위치나 먹기로 하고는 잠시 기다렸습니다. 3분 남짓 기다렸을까요. 금세 저희 번호를 불렀습니다.
"이산링!"
오! 다행히 광동어 숫자는 한국어와 발음이 정말 비슷합니다. 230이 이산링이에요. 그래도 혹시 몰라 슬쩍 쳐다보니 230번에 줄을 쭈욱 긋는 것이 제 차례가 맞는 것 같았습니다.
들어가 보니 어마어마하게 큰 홀에 북적북적 거렸습니다. 저는 작은 레스토랑 생각했는데, 한국의 결혼식장 뷔페의 몇 배나 될 것 같은 규모 입니다. 어디에 앉아야 할지 몰라 두리번거리다가 자리 정리를 하고 있는 분께 어디에 앉아야 하냐고 여쭤보니, 그 곳에 앉으라며 자리 정리를 마저 해주었습니다.
테이블 위에는 큰 접시, 찻잔, 죽그릇과 수저, 젓가락이 놓여 있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뜨거운 물이 담긴 주전자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메뉴판도 있었는데, 온통 한문이라, 메뉴판을 보고 또 다시 멘붕....
그림 메뉴판을 부탁하니, 휘리릭 사라져서 금방 그림판을 가져다주셨습니다.
금방 차 주전자가 자리에 놓여졌습니다. 앞서 준 뜨거운 물 주전자는 차를 리필해서 우려 먹으라고 가져다 주었나 봅니다.
그 뒤 저희를 담당하는 아저씨는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유리 대접 하나를 대충 슥슥 닦아서 주셨습니다.
크기는 다기 숙우보다 약간 큰 국그릇 보다는 조금 큰 사이즈 였습니다.
두 명이 각기 다른 차를 시켰으니 숙우라면 두 개를 주셨을텐데... 왜 주었는지 몰라 갸우뚱 거리는 사이 현정이가 차를 따라 찻물을 식혔습니다. 왜 하나 밖에 안 줬냐며 이야기를 하다가, 옆 테이블에 보니... 앗....
투명한 유리 그릇에 뜨거운 물을 부어서 잔을 데우고 식기를 소독하는 것이었습니다.
멘붕이 온 저와 현정이는 "대체 왜 수 많은 여행책자에 어디에도 이런 걸 안 적어주는거야!" 라며 놀랐습니다.
옆 테이블 노부부가 하는 것을 보니 뜨거운 물에 잔과 수저, 젓가락, 식기를 싹 닦고 휴지로 한 번 더 닦아냈습니다. 잔을 데우는 효과와 소독효과 두 가지를 다 노리는 것 같습니다. 뜨거운 물은 차에 넣으라고 준 것이 아니라, 닦으라고 준 것이었네요. ㅡㅡ;
혹시 홍콩 여행가서 현지인들이 많은 레스토랑에서 용도를 알 수 없는 그릇과 뜨거운 물을 주면 잔을 닦으세요.
홍콩여행책에 나와 있던 것도 있었습니다. 카트를 끌고 다니면서 메뉴를 고르는 것이었습니다.
딤섬을 고를 수는 없었고, 디저트를 고를 수 있었습니다. 딤섬은 주문대로 딱딱 배달됩니다. 테이블이 어마어마하게 많은데도 일하는 분들은 완벽히 적응이 되셔서인지 정확히 주문한 것을 가져다 줍니다.
씨우마이. 돼지고기에 새우 소를 얇은 반죽에 감싸서 찐 딤섬입니다. 날치알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배고프고, 홍콩 딤섬은 먹어보고 싶던 상황이라 그런지 아주 맛있었습니다. 다만 양이 적어요.. ㅜㅜ
하카우. 가장 대표적인 광동식 딤섬이라고 합니다. (책에..) 쫄깃한 피에 고기와 새우가 들어 있고 육즙도 쪼로로 나옵니다. 책에 적혀 있는 것처럼 잊지 못할 광동의 미각을 선사하는 맛은 아니었으나, 맛있었습니다. 적어요..
점심으로 달랑 딤섬 4점씩 먹었더니 썩 충분치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마카오 맛집도 가야하니 이 쯤에서 참았습니다.
인심좋게 한 주전자씩 가져다 준 차로 슬슬 배를 채웠는데, 딤섬을 먹는 사이 저의 보이차는 사약처럼 우러나 버렸습니다. 차를 너무 아낌없이 많이 넣어주었어요...
테이블 개수만 100개는 넘을 듯한 큰 레스토랑이나 담당 웨이터 아저씨를 잘 만난 덕인지 불편함없이 잘 식사했습니다. (뜨거운 물 그릇의 용도는 몰랐지만요.. 아마도 아저씨도 저희가 사용법을 모를까봐 갸웃하면서 내려놓으셨던 것 같습니다.) 현정이는 잘 챙겨주신 아저씨께 너무 감사하다며 팁을 드리고 싶어했습니다. 홍콩 팁 문화가 따로 없는 것 같으나, 현정이 마음이 그랬습니다.
아저씨를 애타게 불러 팁을 건네 드렸는데, 너무 놀라하시며 손사레를 쳤습니다. 아저씨는 너무 당황하시며 손사레를 치고, 정말 괜찮다고 영어로 이야기하시다가 '아리가또, 아리가또'를 연발하셨습니다. 저희는 한국인이라고 말씀드리고 이야기도 재미나게 나눴는데, 너무 당황해서 그러셨나 봅니다.
너무 감사해서 팁을 드리고 싶었는데 사양하시자, 현정이는 무척 아쉬워했습니다. 하지만 안 받으시니 어쩔 수 없었습니다.
계산을 해달라고 하자, 지배인 같아 보이는 양복 입은 분이 와서 돈을 받아갔습니다. 베니건스처럼 자리에 앉아 계산을 합니다. 잠시 후에 영수증과 거스름돈을 접시에 담아 가지고 왔기에, 지폐를 집어들고 동전을 집어 들려는데 동전을 다 집기도 전에 접시를 들고 가려고 하셨습니다. 동전을 다 집지도 않았는데 이상하다 생각하며 나왔습니다.
나중에 다른 레스토랑에서 밥 먹을 때 옆에 테이블에서 하는 것을 보니 거스름돈을 가져다 주면 지폐만 챙기고 동전은 팁으로 접시에 놓아두고 나오는 것이 홍콩 식당 매너였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지폐를 집어드니까 동전을 들고 갔는데, 저희가 놀라서 부르면서 동전 한 닢까지 챙겨서 그 지배인 분이 다소 놀랐나 봅니다. (무지한 외국인 관광객) 팁을 드리고 싶으면, 직접 주는 것이 아니라 현금 계산시 남는 동전을 남기고 오면 팁이었어요...
거스름돈은 남기는 홍콩 팁문화도 모르고, 알뜰히 영수증과 잔돈을 챙겨왔습니다.. ㅜㅜ
맥심즈 팰리스에서 딤섬 2 접시, 차 2 주전자 먹고 86.9 홍콩달러(약 12,000원)를 냈습니다.
홍콩여행책에는 안 적혀있던, 중요한 홍콩 레스토랑 예절
1. 뜨거운 물과 국그릇 같은 그릇을 주면 거기에 식기 소독을 하세요. 차 따라 마시지 말고.. ㅠㅠ
이런 중요한 정보가 왜 홍콩 여행책 어디에도 적혀 있지 않냐며 흥분했는데, 홍콩에서 살다온 선생님께 물어보니, 소독할 수 있는 그릇을 주는 레스토랑은 그리 많지는 않다고 합니다. 나름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에서나 주고, 외국인 관광객 같아 보이면 어차피 모를 것 같아서 안 가져다 주는 경우도 많다고 하네요.
2. 현금으로 계산 시 동전은 두고 오세요.
그게 테이블 서빙해주신 분께 드리는 팁 이었습니다.
[점점 순서가 뒤죽박죽 되고 있는 홍콩여행기]
불펌 적발 시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루비™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뜨거운 물과 큰 그릇은 찻잔 소독용이었네요.
몰랐으면 홍콩 여행 가서 들고 마실 뻔 했어요.
그리고 잔돈은 팁으로 남겨두라는 것도 기억해 두어야겠네요~^^
딸꾹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팁 문화는 아무리 지나도 생소해요.ㅋ
예~전에 시청역 부근에서 알바를 할 때 서양 분들이나 외국 분들은 종종 팁을 주더라고요. 아 이건 참 받자니 뭔가 민망하고 안 받자니 또 다른 방향으로 어색하고..ㅎ
액수도 천차만별이라 놀라서 다시 물어본적도 있네요.
쩡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여행책에 나와있는데요ㅎ
홍콩잘 모르네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하카우가 아니고 하까우 그리고 계산시 10%에 해당하는 서비스 비용이 포함되어 있음
고로 팁 줄 필요 없다
자야되는데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흐미 저같은 딤섬 마니아에게는 상상 불가한 개수로군요.. 한접시만 드시다니 ㅜㅜ 차라리 티를 빼고 딤섬을 더 드시지 그러셧어요! 그나저나 좋은 것 배웠습니다
조은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230은 이싼링 아니고 얼싼링입니다. 이얼싼쓰우려치빠쭤우싀... 그리고 중국전역은 대부분 그릇을 씻습니다. 특히 광저우쪽 남부는 심하구요. 한마디로 위생과 물이 안좋아 생긴 조합이지요. 쫌 좋은 식당이나 호텔은 그릇 안 씻구요.. 중국인들은 서로를 못믿어합니다. 아직 건물 화장실에 좌변기를 선호하지 않는것 일회용 그릇.수저를 선호하는것도 비슷한 이유지요
⎿ 홍콩잘 모르네 답글주소 수정/삭제답글달기
이싼랭이지 아는척하지마 광동어야
⎿ 조은 답글주소 수정/삭제답글달기
미안. 광저우 몇년 있어도 광동어쓰는거 못봐서...아는척 안할게. 미안해
딤섬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쓰신내용은 기본중에 기본인데 조사가 부족하셨는듯
⎿ 쿵쿵 답글주소 수정/삭제답글달기
말씀하신부분 <클로즈업 홍콩>에 나와있습니다~ 팁 주는 건 고급 레스토랑이면 세계 어디든 해당되는 문화지요
팁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일반 식당에선 팁 안 놓고 가고요. 대중 식당에 팁 놓고 가면 거꾸로 그게 무례일 수 있습니다. 중급이나 고급, 특히 파인다이닝 식당의 경우엔 십중팔구 계산서에 서비스차지가 포함되어 있는데, 그게 팁을 미리 뗀 겁니다. 서비스차지에 잔돈까지 남기고 오면 팁 2번 주는 거에요. 물론 그래도 되지만, 그건 정말 담당 웨이터가 고마운 경우에만. 큰 단위 동전은 챙기고 작은 단위 동전은 남기고 오는 것도 방법. 그리고 일부 최고급 식당(ㅍㄹㅁ에서도..)은 서비스차지 떼고도 지폐로 줄 수 있는 거스름돈을 일부러 동전(10달러, 5달러 동전)으로 잔뜩 가져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놓고 가라는 눈치죠. 하지만 이런 일 당하면 괴씸해서라도 센트 동전까지 다 챙겨옵니다. 빡빡한 예산에 큰맘 먹고 간 경우라면, 특히나 음식이나 서비스가 감동적이지 않았다면 그냥 동전 다 챙겨서 일어 나세요.
유부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한 테이블에 차를 두가지 시키니까 갸웃한 걸로 생각됩니다
핑구야 날자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여행을 가면 기본적인 예절을 알고 가면 도움이 되겠죠
티스토리 운영자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안녕하세요, TISTORY입니다. 이 게시글의 이미지가 1월 19일자 티스토리 앱 카테고리 배경이미지로 소개되었습니다. 항상 좋은 글과 사진으로 활동해주셔서 감사합니다.
FKI자유광장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crysta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차가 담가져 있지 않은 뜨거운 물은 2가지 용도로 사용이 가능합니다.
얘기해 주신대로 그릇을 닦을 때도 쓰시고,
차가 너무 진하게 우러 났을 때, 뜨거운 물을 부어서 옅게 차를 드시는 겁니다.
너무 진한 차는 쓰니까요.
그릇을 씻으라고 빈그룻을 주는 곳도 있지만,
좋은 음식점이나 간편히 주문해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음식점에서는
그릇 닦으라고 빈 그릇을 주지 않습니다.
거의 다 주는 것은 아닙니다.
또 하나 알아두시면 좋은 것은
개인 젓가락 외에, 식탁 가운데 젓가락과 숟가락이 놓여 있는 곳이 꽤 있는데
이것은 음식을 덜어 먹는데 쓰는 공용 젓가락과 숟가락 입니다.
즐거운 여행들 하십시요...
mutia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좋은 경험 하셨네요.
대부분 경우 차를 시킬때 폿(차주전자)으로 나올 경우 의견을 같이해서 한 종류의 차만 시켜 나눠 마시는게 좋으나, 요즘 홍콩, 대만계 식당이나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인당으로 해서 돈을 받는 경우가 많더군요.
그리고 뱃시간이 빠듯해우 맘 졸이면서 먹는 음식 맛을 잘 느끼실수 있을지.. 다음에 여유로운 시간에 다시 방문하면 틀림없이 다른 맛이 나지 않을까요.. 손님들이 엄청나게 많이 보이네요(사진 속)
mutia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좋은 경험 하셨네요.
대부분 경우 차를 시킬때 폿(차주전자)으로 나올 경우 의견을 같이해서 한 종류의 차만 시켜 나눠 마시는게 좋으나, 요즘 홍콩, 대만계 식당이나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인당으로 해서 돈을 받는 경우가 많더군요.
그리고 뱃시간이 빠듯해우 맘 졸이면서 먹는 음식 맛을 잘 느끼실수 있을지.. 다음에 여유로운 시간에 다시 방문하면 틀림없이 다른 맛이 나지 않을까요.. 손님들이 엄청나게 많이 보이네요(사진 속)
소이나는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달기
230은 중국어로도 이싼링입니다. ㅎㅎ
비슷한 발음이 꽤 많은 것 같아요.
숫자도. 1이2얼3산4스5우6뤼7치8빠9쥐10쓰100바이
그래서 여행할때 편한 것 같아요 ^^
딤섬은 어떤건 엄청 맛있고, 어떤건 엄청 역하고..
저에게는 정립할 수 없는 정의의 맛으로 기억되요ㅋㅋ
⎿ em 답글주소 수정/삭제답글달기
중국어로는 알싼링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