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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인테리어 환상 vs 현실, 직접 해보니 인건비 비싼 이유 깨달아

· 댓글개 · 라라윈

라라윈 집안 관리하기 : 셀프 인테리어 환상 vs 현실, 직접 해보면 알게되는 인건비 비싼 이유

몇 년 전, 작업실 겸 자취방을 구했을 때 였습니다.
드라마 속 여주인공의 러브 하우스같은 집을 얻었습니다. 부잣집 여주인공 말고,,, 옥탑방 단칸방 살던 가난한 여주인공 집 같은...  그런 집이었어요.
시작은 야심찼습니다.
레몬테라스와 리폼의 달인들이 올린 근사한 자취방 인테리어, 원룸 인테리어, 셀프 인테리어, 셀프 리폼, 나홀로 인테리어.. 이런 글은 엄청난 양을 찾아보며 저도 할 수 있을거라는 강한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인테리어가 너무나 예쁘게 되어 있는 풀옵션 하우스는 비싸므로, 허름한 집을 얻어 셀프 노가다만 하면 라라윈표 러브 하우스가 완성될꺼라는 상상에 젖어 매우 행복한 나날을 보냈습니다. 시작은 용감했습니다.



2011년 작업실 겸 자취방 셀프 인테리어 현실

셀프 인테리어 단점


우선은 지하 방을 더 칙칙하게 만들고 있는 연두색에 잎사귀 가득한 벽지부터 치워버리고 싶었습니다. 우선 벽만 하얗고 깨끗해도 집이 훨씬 환해보이고 커 보입니다.


처음에는 벽지를 제거할 생각이었습니다.
인터넷에서 벽지 제거하는 법을 검색해보니, 촉촉히 적시고 난 뒤에 떼어내면 비교적 깔끔히 떨어진다는 10인 이상의 글을 보고서는 촉촉히 적셔줬습니다. 그러나 2시간이 지나도 안 떨어져요. 조금 떼어냈더니 몰딩 뿐 아니라 전체 벽지를 뜯어내야 될 것 같은 불길한 징후가 보였습니다. 안 돼!
그냥 몰딩위에 칠해 버리기로 계획 수정.

방 한 칸 쯤이야.. 하면서 야심만만하게 시작했는데.....
벽면 하나 칠했더니 그만하고 싶었습니다. ㅠㅠ
그러나 이미 상황은 늦어버렸어요.
군데 군데 듬성듬성 발라놓은 페인트는 어떻게든 수습을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벽 2개 칠했더니 죽을 것 같습니다.
중국집에서 식사 시켜서 허기를 채우고 다시 힘을 내서 시작했습니다.

아... 진짜 힘듭니다.
운동 안한 징후가 몸 구석구석에서 나타납니다.
예전부터 레몬테라스 보면서 리폼해주는 맥가이버같은 남편이 완전 부러웠는데... (생각해보니 리폼해주는 남편말고 인테리어 맘껏 하게 돈 많이 주는 남편이 더 부러워야 되는걸까요.. +_+)
아무튼 혼자 하려니 죽을맛 이었습니다.
삽질을 하다가 문득 이런 상황에서 SOS를 하면 누가 제일 먼저 올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 작업남  2. 남자친구 3. 남편

제 생각에는 작업남이 가장 초고속 도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기회에라도 여자의 마음을 얻고자 총알도착하지 않을까 싶었고, 힘들어도 좋아하는 여자와 잘 되어 보겠다는 일념하에 강도높은 노동도 군말없이 소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음으로 남자친구는 궁시렁거려도 여자친구가 죽는 소리하면 오긴 하겠죠. 왜 이런 삽질을 벌였는지 잔소리를 할 수도 있고, 어찌되었건 간에 도와는 줄듯 합니다. 여자친구의 폭풍 짜증과 삐짐 콤보를 감당하기 싫으면 해주긴 해주겠죠..
그리고... 남편님은 와서 해주는 남편님도 있겠지만, 이번에도 마눌님이 일벌였구나.. 하면서 혼자 처리할 때까지 외근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살짝 듭니다.
이것은 울고 싶은 상황에서 엉뚱한 상상을 하면서 간신히 버텪던 것이었습니다. 귀신나올 것 같은 집으로 이사할 수는 없어서,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라는 마음으로 이를 악물고 벽칠을 했습니다. 페인트칠이 한 번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수차례 바르고 또 발라야 되는것이더라고요. ㅠㅠ

셀프 인테리어 단점


결국 하얗고 예쁜 인테리어를 완성하기까지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페인트 냄새를 맡으며 며칠을 칠하고 간신히 끝이 났습니다. 계속해서 페인트가 모자라서 사왔더니, 최종적으로 들어간 재료비만 50만원이 넘습니다. 


단순 재료비만 보자면 인건비가 비싸니 제가 칠하며 셀프 인테리어 한 것이 이익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서툰 사람이 하느라 골병 들어서 고생한 것, 일 못한 비용 등을 따지면 처음부터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훨씬 나았을 거라는 결론에 다다랐습니다. 집 짓는 것, 인테리어 하는 것 등 많은 일이 "죄다 인건비다."라고 합니다.

그런데 인건비라는 것이 괜히 비싼 것이 아니었습니다. 초보가 하면 인건비 하루 정도 드리는 것의 몇 배가 들어가기에 차라리 인건비를 넉넉히 드리는 것이 나을 수 있습니다.


- 인건비에 대한 생각



돈지랄 혹은 사서고생의 교훈

이렇게 열심히 꾸며놨더니 집주인이 이사들어오고 싶으시다고 해서 이사비를 받고 나왔습니다. 그 때는 지하에 있으면서 몸이 계속 아팠던터라 그리 억울하지는 않았습니다. 주인분도 굉장히 좋으신 분이었고요.

그러나 이후에 이사를 하며 몇 번 더 이 짓을 하고 보니 '다 부질없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판이 누리끼리하고 촌스러우면 어떤가요... 벽이 좀 찌들어있으면 어떻고, 문짝이 옥색이면 어떤가요... (솔직히 거슬리지만, 이걸 제가 할려면 페인트 냄새에 1~2주 이상 고생하고 힘들 생각하면 다 참을 수 있어졌습니다)


아마도 이사 여러 차례 다닌 사람들의 상태는 비슷할지도 모릅니다. 처음에는 자취방 셀프 인테리어 하겠다, 처음으로 생긴 나의 독립공간을 꾸미겠다는 의욕에 불타오르지만 점점 최소한의 것만 하거나 그나마도 귀찮아서 눈 감을 수 있게 됩니다.

내 집이 아닌 이상 돈 들이고 인테리어 하는 것이 다 부질없다며 해탈한 사람처럼 했더니, 제 친구의 반응.


"그 때 해 봤기 때문에 다시 하고 싶은 생각이 안 드는거겠지. 그래도 싸게 막은거잖아. 만약에 네가 결혼해서 네 집이 생기고 그랬으면 더 많이 들였을걸?"


음....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남의 집에 치덕치덕 돈을 발라드리는 돈지랄 혹은 사서고생은 나름의 교훈은 확실히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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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이사 잘하는곳 & 입주 청소 잘하는곳 가격 비교해서 이사 마무리 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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