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윈 연애질에 관한 고찰 : 남자 고백 바로 OK 할 수 없는 여자의 마음 심리
이 시점이면 먼 옛날 저의 화이트데이의 환상을 퍽 깼던 친구의 한 마디.
"화이트데이에 아무 남자랑이나 같이 보내면 돼지. 사랑하는 사람 찾다가 어떡하냐."
라던 말처럼 주위에 누구라도 있으면 붙잡고 싶어지기도 하고, 더욱이 고백할 것 같은 남자, 고백하는 남자가 있으면 "무조건 콜!" 이라고 외치고 싶은 조바심도 납니다. 비단 화이트데이 목전에서 뿐 아니라 오랜 솔로세월이 괴로운 상황에서 좋아해주는 남자가 있으면 감지덕지합니다. 좋은데 참느라 얼굴 안면근육이 씰룩댈만큼 신이나더라도, 여자는 이 상황에서 바로 "OK!"를 외치기가 힘듭니다.
남자에 대해 진실인지 오해인지 확인되지 않는 속설 때문입니다.
마음은 예스예스! 해냈다! 이럴지라도....
여자를 괴롭게 하는 남자의 심리
1. 남자는 정복 욕구를 자극해야 한다며?
여자들이 많이 듣는 얘기 중 하나는, "니가 좋아하는 남자보다 너를 좋아해주는 남자를 만나라"는 것 입니다.
남자는 정복욕구가 강하기 때문에 여자와 쉽게 만나게 되면 "정복 완료." 라고 깃발 꽂고 다음 정복대상을 찾아 떠나는 존재이므로 그 남자의 마음을 얻으려면 최대한 튕기고 애타게 해야 한다는 이론입니다. ㅡㅡ;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들로 남자가 목 매서 커플이 된 커플들은 오래 가는데, 여자가 목 매서 커플이 되면 오래 못 간다는 통계치도 덧 붙여집니다. 구체적으로 사귀기까지 걸린 시간과 그 뒤에 연애 지속기간이 비례한다는 조사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귀는데까지 1년 정도 걸렸으면 그 커플은 좀 더 오래가는데 만난 날 바로 사귀기 시작한 커플은 쉽게 깨진다는 것 입니다.
즉, 그 남자가 맘에 들고 좋을수록 바로 "OK" 해버리면 얼마 안가 끝날 수도 있다는 것 입니다.
뭐든 어렵사리 얻은 것이 더 소중한 법이고, 쉽게 얻은 것은 쉽게 질려 내팽개친다는 그럴싸한 이야기죠.
모태솔로 또는 연애경험이 희박한 상태에서 이런 이야기들을 잔뜩 주워들으면 솔깃합니다.
남자가 맘에 들었고, 고백까지 해주니 너무 좋으면서도 쉽게 OK 해버리면 오히려 상황을 그르칠까봐 목구멍에 "좋아요."가 걸려있는데도 내뱉지를 못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2. 남자는 황장군이 될 수 있다며?
그렇다면 남자에게 튕겼을 때 남자는 얼마나 매달려 줄 수 있을것인가.
이 부분이 다음 고민이 됩니다.
이제는 꽤 오래된 영화 은행나무 침대에서, 긴 세월 미단 공주만을 바라보던 황장군은 여심을 흔들었습니다. 천년 세월을 거슬러 미단공주를 따라다녔는데, 현대에도 비슷한 사례들이 꽤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여자가 싫다는데 10년을 따라다녀 결혼에 골인했다고도 하고, 어떤 사람은 2년, 어떤 사람은 반년, 몇 달.. 이렇게 있는데, 요즘같이 바쁘고 피곤한 시대에 그만큼이나 공을 들인 것은 곧 남자가 그만큼 그 여자가 아니면 안된다 생각해서 공들인 것이라고 보입니다.
다르게 생각하자면, 남자란 존재는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여자에게는 황장군 못지않은 지속적인 애정을 보일 수도 있는 대단한 사람들이라고 보여지는 것 입니다.
고로 그런 '남자'가 한 번 사귀자고 찔러보더니 뒤 돌아보지 않고 갔다는 것은, 몇 달, 몇 년을 들여서라도 사귀고 싶었던 그런 여자는 아니었다는 반증이 되어 버립니다.
몇 년을 따라다녀 주는 것 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남자란 존재가 사랑에 대해 이만큼 열정적일 수 있다면 몇 번쯤은 튕겨도 정말 좋다면 다시 잡아줄 것이라는 근거없는 희망으로 모험을 하기도 합니다.
주저하다가 주저앉는 연애
문제는 요즘 남자는 열번찍어 넘어뜨리겠다 정신보다는 "싫어? 됐어." 이러면서 휙 돌아서는 스타일이 많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동방예의지국 문화 상에서 삼 세번은 권할 줄 알았건만.. 다들 튕기는 여자가 매력적이라 하더니만.. 한 번 거절했다고 냅따 등 돌려버리면, 거절해놓고 다시 바지가랑이 붙잡고 매달릴 수도 없고 참 답답합니다.
이 상황이면 선택지가 두 가지가 있습니다.
1. 용기를 내서 맘이 변했다며 남자를 잡는다.
2. 남자가 진심이 아니었을거라고, 그냥 찔러본거였다고 생각을 바꾼다.
너무 쉽게 "예스!" 라고 하면 안될까봐 한 번 튕긴 여자가 더 쉽게 매달리기에는 자존심이 문제가 아니라, 자존심 접고 매달려도 잘 안 될것 같다는 절망적 예상 때문에 용기가 안 납니다. 한 번 거절했다고 단칼에 잘라버린 남자는 그 여자를 정말 좋아한 것이 아닐 가능성이 높은데 붙잡아 봤자 꼴만 우스워질 것 같아 두려운 것 입니다..ㅠㅠ
고로 좀 더 쉬운 선택지는 남자를 나쁜놈을 만드는 것 입니다.
'한 번 튕겼다고 떨어져 나가냐. 나쁜놈.
애초부터 그냥 한 번 찔러본거지. 췟. 진짜 좋았으면 싫다고 해도 더 붙잡았겠지.
진심이라며. 좋다며. 어떻게 사람마음이 한 순간에 그럴 수 있냐.
다 거짓말이었어...'
라고 여자 스스로의 생각을 고치는 편이 쉽게 상황종료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외로운 독수공방 모솔의 길이 이어집니다. 쉽게... ㅠㅠ
남자가 고백했을 때 바로 좋다 하자니 사랑이 너무 쉽게 시작되고 가벼이 끝날까 겁나고,
그렇다고 튕기면 튕겨져 나갈까봐 겁나고...
참 괴로운 딜레마입니다.
(물론 남자 자체가 없는 것에 비하면 이런 고민 하시는 분은 행복한 고민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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