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윈 맛집 데이트 코스 추천 : 응암동 초밥 맛집, 은평 이마트 옆 스시 쇼부
응암동 이마트 근처의 아주 맛난 초밥집을 발견했습니다. 조그만 떡볶이집이 있던 작은 가게에서, 어느날인가부터 장인 포스를 물씬 풍기는 분이 하얀 조리복을 입고 재료를 손질하고 있었습니다. 궁금했던 차에, 친구가 그 집 초밥 맛있다고 추천 해주기에 가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스페셜 초밥 포장을 해보았는데 응암동 일대에서 보기 드문 훌륭한 초밥이어서, 다음에는 예약을 하고 카운터에 앉아 먹어 보았습니다.
가게는 앞에 방풍 비닐까지 있어, 자그마하고 허름한 포장마차처럼 생겼습니다. 비닐 안 쪽에 포장 기다리며 앉아 있을 수 있는 의자 2개가 있고, 안쪽에 주방과 주방장 앞에 카운터 4자리가 있습니다. 다찌 자리라고 하려다가, 다찌 뜻이 뭔지 잘 몰라서 다찌 뜻을 계속 검색해 봤는데, たち로 찾아도 だち로 찾아도 나오지를 않았습니다. 알고 보니, 주방장 앞의 좌석을 다찌라고 하는것은 한국인들의 이상한 일본어라고 합니다.
출처: 한국남성의 제대로된 일본 펜팔 문화 이야기 (http://yskh03241110.tistory.com/1871)
일본어 사전에 카운터를 다시 검색해보니, 일본어 예문으로도 카운터에서 술을 먹다, 카운터에서 메밀국수를 먹는다라고 나옵니다. 응암동 초밥집 소개하면서, 일본어를 일일이 검색하는게 된 이유는 이 곳에서 식사를 하는 도중에 정체불명 일본어를 너무 많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스시 쇼부에는 자리가 카운터 4자리 밖에 없습니다. 덩치 좀 좋은 남자들이 있으면 옆사람과 어깨를 부비며 먹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작은 가게에 4명이 앉아 있고, 주방장이자 사장님 한 명이 있다보니, 옆에서 하는 이야기가 다 들리는 곳이었습니다.
1부였나, 2부였나 예약을 하고 갔더니, 자리에 젓가락, 접시, 컵, 물티슈 등이 차려져 있었습니다. 옆자리 손님의 술병 뚜껑도 얹어져 있었고요. 자리에 앉자, 따끈한 차를 내주었습니다. 차가 맛있어서 먹는 동안 여러 차례 더 마셨습니다.
스시 쇼부 오마카세
뭘 먹을까 하다가, 회와 초밥을 다 먹을 수 있는 오마카세를 골랐습니다. 오마카세(おまかせ[任せ])는 "맡긴다" 라는 뜻으로 주방장이 알아서 회와 초밥을 내주는 메뉴라고 합니다. 오마카세 스페셜을 주문하겠다고 하니, 재료가 그렇게 충분하지 못하다며 그냥 오마카세를 주문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그냥 오마카세를 먹었습니다.
오마카세1. 단새우를 감싼 광어회와 그냥 광어회
2. 연어회 : 한점은 그냥 주고, 한 점은 불로 그을려서 주었습니다.
3. 참치회
4. 레몬과 소스 위에 굴
5. 불에 그을린 관자를 김으로 감싼 것
6. 시메사바 (고등어 초절임) : 고등어 초절임이 너무 맛있어서, 오마카세 먹던 중간에 고등어 초절임을 추가로 주문해서 먹었습니다.
7. 전복 : 전복을 살짝 쪄서 주었는데 맛있었습니다.
오마카세 8. 생선회 다진 것 위에 단새우, 성게알
오마카세 먹다가 추가 주문한 시메사바 고등어 초절임
아직 오마카세 코스가 다 나온 것이 아니지만, 앞서 먹은 고등어 초절임이 너무 맛있어서 추가로 주문했습니다. 시메사바 (しめさば [締鯖])는 고등어를 소금과 식초에 절여 놓았다가 구워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구워주기도 하고, 그냥 썰어서 먹기도 한다고 합니다. 스시 쇼부에서는 큼직한 고등어 한 마리를 꺼내 생선가시를 전부 제거하고 나서, 석쇠 위에 한 번 구워 껍질은 불맛이 나고, 살은 탱탱하고 고소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오마카세 먹다가 추가 주문했더니, 양이 많은데 괜찮으시냐고, 그냥 몇 점 더 썰어주실 수 있다고 말리셨으나, 많이 먹으려고 주문해서 먹었습니다. 반으로 나눠 주셔서 사진은 2분의 1 입니다. 고등어 초절임이 이렇게 맛있는 줄 몰랐는데, 입에 착착 달라 붙습니다.
다시 처음 주문한 오마카세 이어서...
오마카세9. 불에 그을린 참치회 : 중간 중간 불에 그을려 주는 메뉴가 많았는데, 호불호가 갈렸습니다. 저는 불맛이 좋았는데, 일행은 불맛이 원재료 맛을 가려서 별로라고 하였습니다.
오마카세10. 광어초밥
11. 불에 그을린 연어 초밥
12. 참치초밥
13. 단새우 성게알 김초밥
14. 사바보우즈시 (고등어봉초밥)
사바보우즈시 さばぼうずし 는 아까 고등어 초절임을 해 놓은 고등어를 꺼내어 배를 가른 뒤에 안에 시소(しそ, 차조기)와 생강절임 등을 잘게 다져서 넣고 밥을 채웁니다. 그대로 김밥 말듯이 만 뒤에 썰어주는 것이었습니다. 주방장님이 알려주시길 3자 모양이 잘 나올수록 잘 된 사바보우즈시라고 합니다. 맛있었습니다.
15. 연어알이 잔뜩 얹어진 왕 김밥 (이것도 일본어로 뭐라고 하던데, 잘 모르겠습니다)
참치, 단무지, 야채 등이 들어가 있고, 한 입에 다 안 들어가는 엄청난 크기입니다. 한 입에 들어가지 않아 절반을 베어 물었다가 속재료가 후두둑 떨어져, 먹기가 어려웠습니다.
오마카세 16. 우메보시 (うめぼし, 매실절임 매실 짱아찌).
중간에 추가 주문한 고등어 초절임 (시메 사바)를 제외하고, 무려 16가지나 먹었네요. 1인당 25,000원 코스였습니다. 상당히 잘 나오는 편이라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응암동 스시 쇼부 사시미
여기까지 먹고 이미 배가 상당히 불렀는데, 일행이 술이 남아서 회 (사시미)도 주문해 보았습니다. 배는 부르지만 회 몇 점 정도는 충분히 더 먹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오마카세에 시메사바도 추가주문하고 사시미까지 주문하니 주방장님이 말리는 사인을 보내셨습니다. 양이 부족하거나 안주가 부족하면 추가 주문하지 않아도 더 주실 생각이었는데, 자꾸 따로 주문을 해서 약간 당황하셨다고 합니다. 더불어 사시미를 주문할 무렵은, 재료가 거의 다 떨어졌다고 포장 손님 여럿을 돌려 보낸 상황이라 주문하지 말라고 하셨으나, 또 주문을 했습니다. 재료가 부족해서인지 회 자체보다, 남은 재료들을 합쳐 솜씨와 정성을 담아주셨던 것 같습니다.
사시미1. 광어, 시소 무침 : 시소 = 차조기 = 방아잎 이라고도 하고, 다르다고 하는 사람도 있어서 뭐가 맞는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향긋한 그 풀을 섞어 무쳐주었습니다.
사시미2. 마 갈은 것 위에 참치, 마
3. 참치 김밥 : 진짜 참치회가 들어간 참치 김밥입니다.
4. 참치
5. 관자 성게일 김
6. 연어회,
7. 단새우 성게일 김 초밥
8. 전복, 이 쯤에는 아무리 좋아해도 더는 못 먹겠다 싶을만큼 배가 부른 상태였습니다. 모듬 사시미 가격은 2명 합쳐서 2만원이었습니다. 1인당 만원 정도 내고 8가지를 맛보았으니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회와 초밥으로 배가 빵빵하도록 먹어서 행복하게 배를 통통 두드리며 귀가하였습니다.
응암동에 훌륭한 초밥 회 맛집이 생겨 아주 기쁩니다. 제가 은평구 일대에 있는 초밥집, 회집을 다 가본 것은 아니나, 가 본 중에서는 가장 훌륭하다고 쌍엄지를 들어주고 싶은 집이었습니다. 가격 대비 아주 맛있습니다.
다만, 빨리 이사하셔서 카운터 자리 외에 식탁 자리도 생기면 좋겠습니다. 저는 낯선 사람과 이야기하면서 먹는 것이 부담스러워 카운터 자리를 피하는 편인데, 스시 쇼부는 카운터 자리 4좌석 밖에 없어 어쩔 수 없이 카운터에 앉아 먹었으나, 역시 불편했습니다. ㅠㅠ 제가 여러 메뉴를 먹다보니 오래 앉아 있어서 옆좌석 손님이 몇 번 바뀌었는데, 오시는 분마다 자신의 일본음식에 대한 지식을 자랑하지 못해 안달이 난 듯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주방장이 다음 재료를 꺼낼 때마다 "이야, 그거 참치 주도로네!" "오도리 좋죠." "어라? 시소네. 시소다!" 같은 대화들이 이어졌습니다. 즉, 코스의 모든 재료에 대해 이름 맞추기 대회를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딱히 음식에 대한 토막 정보를 얻는 것도 아니고, 그냥 재료의 일본어 이름을 아는 척 하는 것이라 무척 재미없는 대화였습니다. 일본에 사셨던 분도 아닌 것 같고... 뭔가 어줍짢게 계속 아는 척을 하시니, 정보가는 없으면서 귀는 피곤했습니다. 아마도 여자친구에게 잘 보이려고, 더 아는 척을 하셨던 것 같은데... 옆자리의 저는 괴로웠습니다. 그 커플이 가고 다음에 온 분들도 또... 일본어 재료 이름 맞추기 놀이와 일식에 대한 잘난척을 하셔서.... 카운터 자리에 대한 환상이 완전이 깨졌습니다.
저의 환상 속의 카운터 자리는 낯선 사람들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술 한 잔씩 주고 받으며 친구가 되는 훈훈한 이미지였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카운터 자리는 어디가서 뽐낼 수 없던 일식 재료에 대한 상식을 뽐내러 앉는 자리인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집이 정말 맛있다는 반증은, 옆 좌석 잘난척을 계속 듣는라 정신적으로 상당히 피곤한 가운데도 코스로 나오는 메뉴를 3가지나 먹으며 오랫동안 앉아있었다는 것 입니다. 맛은 아주 좋았어요. 재료가 별로 없다는데도 이 정도면 재료가 충분할 때는 어떨지 기대가 됩니다.
위치 응암동 이마트 정문 옆 (아주곱창 옆집), 서울시 은평구 은평로 101 (응암동 90-14)
전화 02-385-0045, 010-5129-7997
시간 평일 오후 5시~11시, 주말 점심 12시~ 3시, 5시~11시, // 1부 5시~ 6시반, 2부 6시반~8시, 3부 8시~9시반, 4부 9시반~11시
2016/05/09 - 응암동 초밥 맛집, 스시 쇼부 새로 이사한 곳의 런치 코스
[응암동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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