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변하는 것보다, 자기 자신이 변하는게 두려운 것?

라라윈의 연애질에 관한 고찰: 사랑이 변하는 것이 두려운 것일까, 나 자신이 변하는 것이 두려운 것일까.

날도 춥고, 주말에 친구들이 모두 애인님하랑 논다고 안 놀아주고, 솔로를 우울하게 하는 솔로 재앙 명절 시리즈가 한달 뒤 빼빼로 데이를 필두로 크리스마스, 새해, 설,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가 떡하니 버티고 있는 이 시점쯤 되면 "연애 한 면 해볼까?" 싶은 생각이 좀 더 진지하게 들기도 합니다.

주위에 마땅한 이성 사람이 없다는 것도 연애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지만, 막상 연애를 해볼까 하는 마음이 들어도 겁이 납니다. 혹시나 실연의 아픔을 또 겪게 될까봐, 상처받게 될까봐 겁이 나서 연애를 망설여지기도 하고, 다른 점에서는 나 자신이 변하는 것이 무척 두렵습니다.

김창렬씨같은 변화는 좀 좋아보이기도...+_+

주위에서 봐도, 연애질을 시작함과 동시에 사람이 대 변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두컴컴하던 사람이 밝게 변하기도 하고, 이성적이던 사람이 감성적으로 변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이라 느낄만큼 상당히 많이 변합니다. 주위사람만 변하는 것이 아니라, 나 역시 별 수 없이 변합니다.
보통은 사랑을 통해 사람이 긍정적으로 변하는 면이 부각되면서, 자기계발서와 복음에서는 사랑의 힘을 이야기하는데, 안타깝게도 사랑해서 긍정적으로만 변하는 것은 아닙니다.

연애를 하니 주위 친구들은 등한시하고, 애인만 챙기고 있는 모습에 스스로도 놀라기도 하고,
답답하다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애인 걱정만 하고 있기도 하고,
대범하던 사람이 말 한마디, 표정 하나, 몸짓 하나에 예민하게 반응하기도 합니다.
거기에 추가 옵션으로 연애 조울증으로 상대방의 태도에 따라 흐렸다 맑았다 하는 불안한 정서상태를 가지게 되기도 합니다.
이런 변화 뿐 아니라, 꼭 좋다고만 말하기는 어려운 변화들이 잔뜩 따라옵니다. (☞ 정말로 커플이 솔로보다 좋을까?)

다른 사람이 변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이 변하는 것이죠.
연애하면서 이상하게 변하는 모습을 보게 되면, 다른 것보다도 스스로가 변하는 것이 너무 두려워집니다. 

"내가 나를 아는데, 나는 뭔가가 좋으면 완전히 꽂혀..."

사실은 누구나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짚섶을 지고 불에 뛰어들듯이 완전히 꽂힙니다. 남이야 완전히 꽂혀서 정신을 못차리던 말던 상관이 없지만, 나도 사랑에 빠져서 그 사람만 바라보고 정신 못차리는 모습을 한 번 보고나면 그 다음에는 내가 나를 알아서 무섭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나를 아는데, 나는 한 번 마음을 주면 쉽게 안 변해..."

상대방에게는 이보다 반가운 말이 없을 수도 있겠지만, 스스로에게는 걱정스러운 일일 수 있습니다. 나는 쉽게 안 변하지만 상대방은 아니라면? 답은 금방 나옵니다. 나만 상처받겠죠.
스스로가 이런 것을 알면, 쉽게 사랑에 빠질 수가 없습니다.

물론 반대라서 고민하는 분도 있습니다.

"내가 나를 아는데, 나는 사람을 보면 금방 질려..."

몇 번만 만나면 갑자기 정이 떨어지고 싫어지는데, 그럴 때 상대방은 이제 좋다면서 마음을 열기 시작하는데 나는 마음이 식어버리면 너무 미안해진다는 것 입니다.

이 밖에도
"내가 나를 아는데, 나도 좋아하는 사람 있으면 절대 쿨하지 못해. 완전 소심해져.."
"나도 사귀면 집착해.."
"연애하기 시작하면 정신 못차려. 일을 못해."
"연애하면 친구, 가족 절대 신경 못써."
등등의 자기가 자기 자신을 잘 아는 연애할 때면 나타나는 안 좋은 변화들이 있습니다.

갑자기 생활이 변하는 것, 환경이 변하는 것도 사람에게는 스트레스가 되고 달갑지 않은 일인데,
다른 것도 아닌 "나 자신"이 변한다는 것, 그것도 아주 대변신할 가능성이 98%라는 것은 정말 두려운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랑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이 변하는 것이 정말 두려운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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