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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상상 못할 여자들의 불편한 추행 경험 배틀

· 댓글개 · 라라윈

라라윈 여자심리 탐구: 남자는 상상 못할 여자들의 추행 경험 배틀

강남역 사건으로 편치 않습니다. 남녀 대결, 커뮤니티 대결, 싸움 등으로 번지는 것 같아 불편한데, 조금 더 힘든 점은 강남역 사건으로 인해 여자들이 겪는 불편한 경험을 떠올리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어쩌다가 불쾌한 추행 경험 이야기가 나오면, 배틀이라도 붙듯이 더 심한 사례가 쏟아져 나오곤 합니다. 가족이나 남자친구에게는 1~2단계 정도만 말할 뿐, 말하기도 뭣한 이야기라서, 남자는 상상 못할 배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1단계 : 골목길 그림자

이 정도는 남친에게 쉽게 이를 수 있습니다. 골목길을 가는데 뒤에서 덩치 큰 남자가 와서 무서웠다며 약한 척을 할 수 있지요.

역으로 제가 치한으로 오해를 받아보니 엄청 기분이 나쁘기는 했습니다.(- 치한으로 오해 받아보니, 남자심정 이해돼) 그래서 가능한 남자도 억울할 수 있다고 이해하려고 애쓰고 있긴 하지만, 고등학교 시절에 이상한 아저씨가 바지 지퍼를 내리고 자신의 것을 밖으로 끄집어 내어 흔들면서 뒤따라 온 적이 있고, 여고 앞 골목에는 바바리맨이 자주 출몰을 해서... 혹시나 하는 불안감은 있습니다. '오해야, 괜한 사람을 오해하는거야' 라면서 주문을 외워도 쪼금 무서울 때가 있기도 합니다.


# 2단계 : 지하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지하철을 탔는데, 어떤 아저씨가 술에 취했는지 계속 저를 빤히 쳐다보았습니다. 제가 착각한 것일 수도 있으나 어쨌거나 불편하니 그 아저씨로부터 좀 더 먼 곳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그리고 주위를 돌아보는데 그 아저씨가 원래 있던 자리에서 제 쪽으로 자리를 옮겨 계속 저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아닐거라고 생각하면서 좀 더 자리를 옮겼는데, 마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라도 하듯이, 자리를 옮기고 돌아보면 이내 그 아저씨는 아까와 같은 거리에서 저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무서워서 옆 칸으로 옮겨 갔습니다. 그런데 아저씨도 쫓아와서 아까와 똑같은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이쯤되니, 저 아저씨의 목표물이 저라는 것이 너무 확실해 정말 무서웠습니다. 옮겨도 소용없는 것 같길래 그냥 서 있었는데, 정말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처럼 제가 흘깃 볼때마다 점점 저와 가까워져서 어느새 제 바로 옆에 서 있었습니다.

곧 내릴 역이 다가오자, 더 걱정이었습니다. 제가 내릴 역이 사람이 별로 없는 역이었거든요. 안 내리는 척 하다가, 문이 닫히기 직전에 뛰어 내렸는데... 그 아저씨도 손을 집어 넣고 문을 열어서 따라 내렸습니다. 저는 경보하며 빠져나왔고 그 아저씨는 어떤 사람과 부딪혀 잠깐 주춤하길래, 그 사이 우사인 볼트처럼 미친 속도로 달려서 집까지 뛰어갔습니다. 언뜻 뒤돌아 보았을 때 멀리 아저씨가 뛰어오는 것이 보였는데, 그 뒤로 무슨 정신으로 집까지 뛰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집에 도착해서 허둥지둥 문을 여는데, 그 사이에 아저씨가 쫓아와서 문을 채 닫기 전에 손을 집어 넣을 것 같아, 너무 무서웠습니다.



그 날 지하철에서 겪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가 제 평생에서 가장 스릴 넘치던 것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시 떠올려도 소름이 돋을 정도입니다. 그래도 이 정도까지는 남자친구에게 말을 할 수 있습니다. 너무 무서웠다는 투정도 하고, 약한 척도 하고, 위로도 받을 겸...


# 3단계 : 말로 하는 품평단

3단계 부터는 남자친구에게는 말 못했던 이야기 입니다.

초등학생 때 였습니다. 집 근처 슈퍼 아래 공장에서 일하던 껄렁껄렁해 보이는 아저씨들이 문 앞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것을 자주 보았습니다. 그 아저씨들은 저를 쳐다보며

"10만원" "다리 잘 빠졌네. ㅋㅋㅋㅋㅋ"

등의 품평을 하며 키득거렸습니다. 10만원 줄테니 한 번 하자거나, 오빠가 뻑가게 해줄께(?)였나 뭐 이런 종류의 이야기였습니다. 저는 초등학생이었고, 반바지입고 심부름하러 나온 여자아이였습니다. 요즘이야 지나는 초등학생 여자아이를 보면서 맛있겠느니, 다리가 잘 빠졌느니 하면 아동 범죄자 취급을 받지만 그 때는 그런 개념이 전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좀 더 충격적인 사실은 이 경험이 저만 겪은 아주 특별한 경험이 아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무슨 이야기 때문에 시작되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이 이야기가 나오자, 여기저기서 간증이 쏟아졌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가슴이 나왔다는 친구는 "나도 그랬어. 나 지나가면 동네 오빠들이 C컵이야? 한 번 만져보자 ㅋㅋㅋㅋㅋ" 이러고, "내가 만져서 더 키워주께 ㅋㅋㅋㅋ" 이런 얘기 너무 많이 들어서 가슴 큰게 스트레스 받아서 가리고 다녔다고 합니다. 5만원, 10만원, 얼마 줄테니 하자 등의 이야기도 아주 흔하디 흔한 사례였습니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는 남친에게 하기도 뭣 합니다. 자기 여자친구가 초등학교 시절부터 다른 남자놈들에게 희롱당했다고 생각하면 기분 좋지 않을 것 같아서요...



# 4단계 : 호기심 천국 남학생

주둥이만 나불대던 껄렁한 사람들은 그나마 순박한 사람들이었는지도 모릅니다. 본격적으로 만지는 사람들이 나타납니다.

제가 겪은 첫 추행은 어떤 남학생이었습니다. 길 가는데 자전거를 타고 남학생 한 명이 지나갔습니다. 여기까지는 너무나 흔한 일이죠. 저는 친구와 같이 이야기하면서 가고 있었고요. 아까 지나갔던 중학생 쯤 되어 보이는 남학생은 다시 자전거를 돌려 제 쪽으로 오고 있었습니다. 그냥 되돌아가나보다 하고 있었는데,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전속력으로 페달을 밟더니 제 가슴을 만지고 튀었습니다. 저도 중학생 때라서 너무 당황스러웠습니다. 그 뒤로는 자전거 타고 지나가는 남자를 보면 흠칫하면서 조심했습니다. 이제는 나이가 먹어서 '내가 당한 가장 인상적인 추행' 이라면서 그 남학생이 얼마나 만져보고 싶었으면, 얼굴이 뻘겋게 달아올라서 페달을 있는 힘껏 밟아서 옆을 스치면서 내 가슴을 만졌겠느냐 ㅋㅋㅋ 이라며 웃으며 이야기를 할 수 있긴 합니다. 그러나... 자전거 남학생이 가슴 만지고 도망간 것을 털어내어 농담으로 승화시키기 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러나 호기심 많은 남학생이 그 학생 하나 뿐은 아니었습니다.

고등학교는 버스타고 대여섯 정거장이었는데, 남고 학생이랑 같이 버스를 탄 날은 여지없이 불편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앉아 있으면 어깨에 툭툭 허리춤을 들이대며 건드리고, 서 있으면 뒤에서 엉덩이를 툭툭 치거나, 부벼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좀 더 놀라운 것은 저의 경험은 배틀에서 바로 깨갱하는 수준이었다는 것 입니다. 제 얘기를 듣더니 "그 정도는 별거 아니지. 난 치마 속에 손이 들어온 적도 있었다니까." 하니 또 다른 친구는 한 술 더 떴습니다. "난 손이 쑥 속옷 속에 들어온 적도 있었어.." 라며....


# 5단계 : 이상한 영감

어쩌다 한 번, 버스에서 마주친 남학생, 자전거타고 지나가던 남학생은 그나마 나이를 먹으면 조금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그 나이대 남학생들이 얼마나 들 끓었으면... 이런 마음이 듭니다. 그러나 나이를 먹어도 이해 안되는 이상한 영감님들도 있었습니다.


여고 시절 한 50대 남자 영어 선생님은 교복 속으로 손을 쑥 집어 넣어 브래지어 끈을 당기는 벌을 주곤 했습니다. 브래지어 끈을 당기려면 여학생 블라우스 속으로 손을 집어 넣어서 헤집어가면서 당기는 것인데.. 참... 이상한 영감님이었습니다. 가슴과 매우 비슷한 질감이라고 하는 팔뚝 아래의 젖살을 주물러대는 40대 아저씨 선생님도 있었고요. 뭔가 야릇한 짓을 태연하게 하는 영감들이 있었습니다. 학교 선생님, 일하는 곳의 상사, 아무튼 매일 봐야되는 사람인 경우, 참 괴롭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한국의 여자들 중 상당수가 5단계 정도의 추행에 대해서도 끝도없이 경험을 쏟아내며 배틀이 가능하다는 것 입니다.


# 6단계 : 술자리의 목적

이 이상은 정말 심각한 범죄의 수준이므로 그만하겠습니다. 6단계 수위에서도 배틀은 이어졌습니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한 남학생이 자전거를 타고 달려와서 내 가슴을 만지고 도망갔어 ㅎㅎㅎㅎ" 라고 하는 이야기가 몹시 독특한 이야기였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 정도는 말도 마라면서 "난 얼마 전에도 겪었어. 강남대로변에서 넘어졌는데 일으켜세워준다면서 남자가 내 가슴을 만지더라고. 앞에 있던 남자가 일부러 뒤로 돌아가서 가슴을 주무르면서 붙잡아 줄 이유가 없잖아? 그거 보고 내 친구가 바로 와서 남자 밀치고 일으켜줬는데 진짜 기분 더럽더라." 라며 배틀을 시작합니다. 곧이어 다른 친구가 "흥. 그건 그냥 해프닝이잖아. 우리 회사 경비원 아저씨가 그러는데 진짜 미칠 것 같아. 아침에 출근하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어보고, 퇴근할 때 술 마시자고 그러고, 지난 번에 야근할 때 갑자기 뒤에서 껴안는거야, 나 혼자 있는데 갑자기 사무실에 불쑥 들어와서..." 라며 배틀을 이어갑니다.



어쩌면 생각보다 참 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불편한 일을 빈번하고 익숙하게 겪고 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누군가 추행 당한 경험을 이야기했을 때, 그 자리에 있는 여자들 대부분이 유사하게 불편한 추행 경험이 있다고 간증하거나 배틀이 붙는 것은 무언가 비정상적인 것 같습니다.....

언제쯤이면, 이런 불편한 추행 경험 이야기가 나올 때,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가 아니라, 눈이 동그래지면서 특이한 상황으로 받아들이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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