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윈 여자의 심리 : 지하철에서 여자의 피해의식이 큰 이유는?
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 흐린다고, 몇몇 이상한 남자 때문에 대다수의 죄 없는 남자분들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는 것이 잘못된 일이라는 것은 여자들도 압니다.
특히나 오빠나 남동생이.. 주변의 남자친구들이 지하철에서 의심받은 이야기를 들으면 덩달아 화도 납니다.
지하철에서 그냥 가만히 서 있었을 뿐인데, 여자가 앞을 쳐다보지도 않고 타서 자기가 부딪혀 놓고는 적반하장으로 남자가 살을 닿으려고 한 것처럼 노려보아서 정말 황당했다며, 지하철에서 여자들 무서워서 파라오처럼 팔짱끼고 서 있는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같은 여자면서도 여자들 오버가 너무 심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내가 아는 오빠, 남동생, 친구들은 그런 남자가 아닌데 오버하면서 과잉방어하는 거 보면 여자들 공주병이라고.. 피해의식이 과한 것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내가 아는 남자가 모르는 여자로 인해 선의의 피해자가 되었다고 할 때는 여자들도 그러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지만,
직접 지하철에서 이상한 남자를 만나면 또 다시 생각이 180도 변합니다.
어쩌다가 이상한 사람 한 번만 만나면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도 놀란다고 아주 조금만 이상한 행동을 하는 남자만 봐도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과잉반응을 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ㅜㅜ
저는 여자의 피해의식이 지하철에서 운 나쁘게 피해를 입었던 경험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또 남자가 나쁜 마음 먹고 해코지하려고 들 경우, 여자가 남자보다 힘이 약해서 싸워 이길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다는 것도 지레 겁먹고 더 과잉방어를 하게 만드는 요인이라 생각이 되었어요.
그런데 얼마전 범죄 심리학 서적에서 흥미로운 해석을 발견했습니다.
1. 군중속의 고립
심리학자 Riger는 여자가 범죄에 대해 피해의식을 크게 느끼게 원인 중 하나가 "지역사회와의 유대의 강도"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옛날처럼 동네 사람들을 서로 다 알고 있고, 행여 나쁜 사람을 만나더라도 아무 이웃집으로나 뛰쳐 들어가도 된다고 생각할 경우에는 지금처럼 겁을 집어먹지 않는다고 합니다. 현대 여성들이 지하철 치한이나 범죄에 더 겁을 집어먹는 이유는, 자신이 무슨 일을 당해도 도와줄 사람이 없을거라는 불안감이 큰 작용을 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운 없게도 저도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지하철에서 자꾸만 저를 쫓아오는 이상한 아저씨를 만난 적이 있었어요.. ㅠㅠ
처음에는 제가 공주병인가 하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러나 점점 확신하게 된 것이, 중간에 남자 2명이 더 있었는데 어느 순간 보니 그 아저씨가 제 바로 옆에서 거친 숨을 하악하악 내 쉬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화들짝 놀라서 자리를 멀찍이 옮겼는데 처음에는 안 따라오는 것 같더니만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라도 하듯이 역을 하나 하나 지날때마다 그 아저씨는 제 곁에 가까이 다가와 내릴 순간 쯤에는 또 다시 바로 옆에 서서 게슴츠레하게 쳐다보고 있었어요.. ㅠㅠ
무서워 죽을 것 같아, 내릴 역이 되어서 안 내릴 것처럼 하고 있다가 문이 닫히기 직전에 쏙 빠져나왔습니다. 문이 닫히는 것을보고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다시 한 번 뒤를 돌아봤는데, 또 기겁을 했어요.
분명 그 아저씨가 못 내린 것을 봤는데, 그 아저씨가 내린 겁니다. 그 역에..
처음에는 저를 따라오는 것 같지않고 반대쪽으로 가는 듯 했는데, 잠시 뒤에 보니 또 다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처럼 뒤돌아 보면 점점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ㅠㅠ
다행히(?) 그 아저씨 스타일이 눈에 띄게 쫓아오는 것이 아니라,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스타일로 슬금슬금 느릿느릿 하면서도 섬찟하게 다가오는 스타일이길래, 역에서 나오자 마자 전속력으로 달렸습니다. 킬힐 신고도 이 정도 속도면, 올림픽 출전도 가능하다 싶을 만큼 미친 정신력으로 뛰었어요. 미친듯이 집으로 뛰어들어갔는데도, 너무 겁이 나고, 뛰는 가슴이 진정이 안되서 몸이 부들부들 떨렸습니다.
만약 제가 역에 내렸을 때, 수십년째 살고 있는 동네이니 어느 집이든 뛰어들어가서 도움을 요청하면 집까지 같이 가줄 이웃이 있었다거나, 뛰어나와 그 이상한 아저씨를 혼줄을 내줄 동네 어른이 있었다면 이토록 무섭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호젓한 밤길이라서, 사람이 없어서만 무서운 것이 아니라... 사람이 이토록 많아도 내가 무슨 일을 당한다 한들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없고, 믿을만한 사람이 없다는 것이 공포심을 극대화 시키는데 한 몫하는 듯 합니다.
2. 여자가 당한 일들이 유난히 크게 다뤄지는 기사
Skogan과 Maxfield는 "범죄에 대한 매스미디어의 보도는 여성의 피해를 강조하는 경향이 있어, 피해를 당하는 가능성에 대해 과장된 공포를 일으킨다."는 심리학 연구 결과를 밝혀냈습니다.
남자들이 술먹고 나쁜 사람들에게 구타당하고 지갑을 뺏기는 범죄가 자주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남자들은 그 일이 자신의 일이 아니라 여깁니다. 주변사람 또한 술을 진탕 먹는 남자라 해도, 그 남자가 그런 범죄의 피해자가 될거라는 생각을 진지하게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여자가 당한 어떤 범죄가 이야기가 되면, 여자들 스스로도 그 일이 나에게도 일어날까봐 겁을 집어먹을 뿐 아니라, 주위에서도 수차례 반복해서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같은 여자들 간에도 서로 "요즘 택시에서 뒷자리 타면 앞자리 밑에 남자가 쭈그리고 있다가 납치하고 강간하는 범죄가 많대. 너 조심해." 라면서 이야기를 전하고, 뉴스를 본 가족도 "얘. 요즘에 이런 일이 있댄다. 조심해라." 라고 걱정을 하고, 남자친구 역시 "요즘 위험해. 조심해." 라며 재차 이야기를 해줍니다.
이러다 보면, 그 일이 내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슬며서 들며 더 겁이 나요..
걱정되니 하는 말이지만, 여자에게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하는 것도, 여자가 피해의식을 느끼며 과잉방어를 하게 만드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ㅜㅜ
조금 황당한 반전은, 이처럼 피해의식은 여자가 더 크지만, 실제로는 여자가 남자보다 범죄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훨씬 적다고 합니다. 지레 겁을 먹고 조심하기 때문일수도 있는데, 여자들은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을 최대한 피하기 때문에 남자보다 범죄 우려에 덜 노출된다고 합니다.
다만...
여자가 남자보다 범죄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은 훨씬 적지만, 대신 행여 범죄의 피해자가 될 경우 남자보다 대처할 수 있는 가능성도 훨씬 적다는 것이 함정이라고.... ㅡ,,ㅡ;;;
선량한 대다수의 남자들이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받는 것은 너무너무 미안하면서도, 만에 하나 생길수도 있는 일이 겁나 누가 이상한 사람일지 몰라 촉수를 곤두세우고 있는 여자나.. 미꾸라지 몇몇 때문에 선의의 피해자가 되는 남자들이나... 모두 안타까운 상황인 것 같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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