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상처, 잊었다가도 다시 아픈 순간은

라라윈 연애질에 관한 고찰 : 사랑의 상처, 언제 더 아플까?

사랑을 하노라면, 누군가를 좋아하노라면 그것이 머리보다 심장에 가까워서 인지 방어막도 없고 보드라운 가슴에 상처나는 일이 많습니다. 특히나 누군가를 많이 좋아하고 많이 사랑할수록, 믿었을수록 상처도 많이 받습니다.
신뢰 (trust) 에 대한 정의 중 하나는 "상대방에게 손해를 볼 수 있는 가능성을 기꺼이 감수하는 정도" 라고도 합니다. 믿는다는 것이 상대로 인해 뒤통수 맞을 가능성을 그만큼 감수한다는 것이라는 참 실용적인 정의라고도 생각되는데, 사랑에 대한 정의도 사랑이란 상대방이 나에게 상처입힐 가능성을 기꺼이 감수하는 마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랑하면서 좋아하면서 받은 크고 작은 상처들은 당시에도 아프지만, 비오는 날이나 날 궂은 때면 욱신거리는 관절처럼 문득 문득 더 크게 아픈 때가 있습니다.



1. 다시 사랑하기 직전, 미리 두려워진다.

망각은 사람에게 최고의 축복이라고도 합니다. 만약 잊어버리지 못하고 모든 아프고 슬픈 기억들을 다 짊어지고 있으면 우리는 서른도 되기 전에 쪼그랑 할머니가 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아무리 아팠던 사랑을 했고, 아무리 아픈 상처가 있었어도 지나고 나면서 그런 기억은 서서히 잃어버리고 어느 순간 또 누군가를 보면서 설레이기도 하고 혼자인게 싫어서 사랑이 하고 싶기도 합니다.
사랑의 상처는 다 잊고, 다음번에는 상처받지 않는 정말 행복한 사랑을 하고 싶다고 간절히 바라면서도 막상 누군가와 가까워지면서 정말 사귀게 될 것 같은 결정적인 순간이 되면, 사랑의 상처가 비오는날 관절처럼 욱신거립니다. 혹시나 이 사람에게도 상처받을까봐, 또 다시 바보처럼 마음을 다 열어주었다가 내 마음을 다 줘버렸다가 텅빈 마음을 술로 채워야 할까봐, 지레 겁이 나 두려워집니다.


2.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

긍정의 힘과 망각 파워로 중무장하고 현재에 집중한다 하더라도, 과거의 상처는 어느 순간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식으로 트라우마로 튀어나옵니다. 와일드 카드에서 한 형사가 칼에 당한 후, 그 뒤로 미성년자가 커터칼이나 맥가이버칼만 소지하고 있는 것을 봐도 잡아왔던 것처럼, 과거 상처와 관련된 특정 행동을 상대방에게 보는 순간 바로 쓰라립니다.
아프게도 이전에 사귀었던 사람이 바람을 피웠다면, 새로운 사랑이 뭔가 울리는 것 같은 (화장실 일지도 모르는 ) 공간에서 전화를 하는 것 만으로도 잊고 있던 의심이 피어 올라오기도 하고, 다른 이성과 은근슬쩍 스킨쉽을 하면서 노는 꼴에도 경기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아프게도 이전에 만났던 사람이 잘 될 것 같다가 어느 날 갑자기 연락이 없더니만, 안 맞는 것 같다며 이별을 통보했다면 전화 한 통 늦게 받는 것 만으로도 미치도록 불안해 질 수도 있습니다.
스스로 왜 그러는지 알기도 하지만, 왜 자신이 그렇게 특정 행위, 특정 조건에 무조건 반사하고 있는지 스스로 모르는 채로 과거 상처가 트라우마가 되어 지금의 사랑에서도 아무 것도 아닌 일에 놀라고 상처받기도 합니다.


3. 상처받기 싫은 방어 본능이 쉴드를 친다.

사랑의 상처가 가장 무서운 순간은 더 이상 마음이 가는 것을 자꾸만 억제한다는 것 입니다.
상대방을 믿으면 믿을수록, 사랑하면 사랑할 수록 감수해야 되는 위험도 커집니다. 상대에게 마음을 많이 내어줄수록 내가 받게될 상처도 그 만큼 커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온전히 상대에게 집중하지 못하고 중간중간 자꾸만 브레이크를 밟고 쉴드를 칩니다.
어린 커플들의 경우 보다 더 네꺼 내꺼 없이 서로를 완전히 공유하고 비밀도 적은 경우가 많지만, 상처가 하나씩 더해질수록 비밀도 늘고,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나만의 공간 나만의 생활을 마련해 두기도 합니다. 이런 대비가 상처받는 것을 막아줄 수는 있지만, 점점 더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과는 멀어지게 만들기도 합니다.


분명 과거 사랑의 상처때문에 더 성숙해지고 배운 점도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아픈 건 아픕니다.
특히나 사랑의 상처가 새로운 사랑도 막고, 흠집내고 있는 것을 깨닫는 순간 더 많이 아픕니다.
누군가는 받지 않았을 수도 있는 상처를 받은 것도 억울한데, 그 사랑의 상처 때문에 다른 사랑도 망치고 있다 생각하면 정말 억울합니다. 그래서 알프레드 디 수자의 이 말이 더 와 닿았던 것 같습니다.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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