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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일 스티커

· 댓글개 · 라라윈
지난 주에 서울에 가면서 기차를 탔습니다. 자주 타는 기차라 별 감흥도 없고, 좌석 번호 보면 많이 걸어야 할지 적게 걸어야 할지나 생각하며 타곤 합니다.
그런데 옆의 한 아주머니께서 열차표를 보시면서
"내가 5번이네.. 그럼 저기로 가는건가?"
하면서 저를 따라오시더군요. 전 1번차량이었으므로 제 반대쪽으로 가셔야 하는데 헷갈리신 모양입니다. 가만히 있을까 하다가, 엄마와 같은 연배의 분이 가뜩이나 타고 내리는데 많이 걸어야 하는 기차에서 헤매시는 것이 안타까워 반대쪽이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러자 제 팔을 붙잡으시면서..
"정말 고마워! 아가씨 아니었음 고생할 뻔 했네.. 시간도 얼마 안 남았는데.. 정말 고마워!"
를 연발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아주머니의 표정을 보니 정말 고마우셨던 모양입니다.
순간 마음이 뿌듯해 졌습니다.

기차를 탔습니다.
앗. 이게 왠일입니까.. 제 자리에 하얀 머리를 쪽지신 할머니께서 앉아계시는 것 입니다. 익산에서 타셨는데 대전까지는 좌석이 있으니 타고, 그 다음부터 입석인 표를 사셨다는 것 입니다. 아마도 주말에 기차표가 부족해서 그랬던 모양입니다.
너무도 당당하게 너는 젊으니 내가 앉아서 가겠다고 하셨다면 제가 어떻게 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너무 미안해 하시면서 일어서려 하시는데 차마 그 자리에 앉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천안까지 할머니께서 앉아가시게 했습니다.
'어차피 30분도 안걸리는데.. 뭐' 하고 보니 무궁화더군요.. 1시간..ㅠㅠ
할머니께서 연신 고맙다는 말씀을 하시고, 옆자리에 앉아있던 아가씨는 할머니와 저에게 간식을 나눠주어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갈 수 있었습니다. 몸은 잠시 고됐어도 마음은 무척 뿌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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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어린이였다면 착한 일 스티커 2개는 붙일 일을 한 셈입니다.

문득 내가 크면서 누군가가 착한일을 하라고 종용하지 않은 이후부터는 하루에 착한 일을 몇개나 하고 사나 싶었습니다. 착한 일은 고사하고 못된 일만 하는 날도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작 어린이들은 착한 일 스티커가 아니라도 주위의 부모님, 선생님이 늘상 착하게 살라는 얘기를 귀에 딱지가 앉도록 합니다. 물론 아이가 착한 일을 하나라도 하면 많은 사람들이 후한 칭찬도 해 줍니다.
  하지만 어른들은 누가 착한 일을 하라고 잊어버리지 않도록 얘기해 주는 사람도 없고, 착한 일을 해도 누가 칭찬해 주는 사람도 없습니다. 나이 먹어서까지 누가 꼭 착한 일을 하라고 해서 하느냐, 그것 자체가 벌써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착한 일은 아니다 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원래 문제는 늘 당연한 것들이 잘 안지켜지는 데서 오는 것 아니겠습니까.
착한일 스티커판은 어린이보다 어른들에게 더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하루였습니다.

그래서 저도 착한일 스티커 판을 만들었습니다.
이 판을 다 채우면 저 나름대로 제 자신에게 작은 상이라도 하나 줄까 생각 중 입니다. ^^
며칠이 걸려야 20개의 칸을 다 채울 수 있을까요?

** 착한일 스티커판이 필요하신 분은 아래의 파일을 다운받아서 쓰세요..^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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