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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하는 사람들이 똘끼있다고 생각되어지는 이유는?

· 댓글개 · 라라윈

라라윈의 미대생 이야기: 미술하는 사람의 똘끼?

예술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은 독특하고, 사고가 남다르며, 비정상적인 스타일들이 많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그래서 가끔  "미술하는 사람치곤 똘끼가 없는 편인것 같아.." 라는 칭찬도 아니고, 욕도 아닌 말을 가끔 들을 때가 있습니다.  미술하는 사람치고는 정상적인데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그래도 사이코 기질이 있다는 뜻 같기도 하고, 다른 미술하는 사람처럼 개성이 강하지 못하다는 말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어느쪽이든지 간에 전제는 확실합니다. 미술하는 사람은 똘끼가 있다는거죠. ^^;;;
이 말에 울컥하는 경우도 있고, 어느 정도 수긍하는 경우도 있지만.. 어쨌거나 미술하는 사람들이 조금 남다른 사고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되어지는 것 같습니다. 미술하는 사람들의 독특한 사고방식은 품질검사나 엄격한 실험을 하는 분들이 점차 성격이 더 원리원칙에 정확해지고 반듯해지는 것처럼,  미술창작분야에서 필요한 특성이기에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미술하는 사람들이 똘끼있다고 이야기 되는 것은 왜 일까요?



순수미술 자체가 비 합리적인 활동이기도...


순수미술을 배우면서 하는 작업들의 결과물 대부분은 불필요한 것들입니다. 벽에 걸어놓을만한 그림도 아니고,   어딘가에 설치할 만한 멋진 설치미술도 아니며,  누구에게 보여주어 감동할만한 것도 아닌, 쓸모없는 것이 될 때도 참 많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작업을 위해 많은 비용과 노력을 들입니다. 경제적으로나 합리적 사고로는 이해되지 않는 과정인 것이죠. 그래서 미술작업을 하는 사람이 경제적 사고, 합리적 사고를 가지고 접근해서는 결과물이 나올 수가 없습니다.

노승효, 검정 비닐봉지,
노승효  거대한 비닐봉지

개인적으로는 무척 좋아했던 노승효님의 '깜장 비닐봉지' 작품입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검은 비닐봉지를 엄청난 크기로 만들어서 보는 이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 주는 작품이었습니다. 일상적인 비닐봉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고, 크기에 대한 생각, 인식, 관념에 대한 생각 등 많은 것을 선사하는 작품이었지만, 어찌보면 저걸 왜 하나 할 수도 있는 겁니다. 엄청나게 큰 비닐봉지를 만드느라 무척이나 고생하고, 비용도 많이 들고, 영상이나 사진으로 남기지 않으면 저 비닐봉지 자체는 쓸모가 없는 것인데....
이렇게 인정을 받으면 그래도 예술품이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애물단지 취급을 받습니다. 저도 집에다가 미술작업을 것들을 가져다 두었더니, 처음에는 별 말씀 없으시던 부모님께서 어느날인가 부터 "저기 저 이상한 것들 버려도 되냐? 자리만 차지하고.... 집이 너무 지저분해진다.. ㅡㅡ;;" 하는 훈훈한 말씀을 하십니다. (나의 미술작품은 자리차지하는 애물단지들? ㅠㅠ)

예술이라고 인정받는 미술품들의 값어치는 엄청나고,  돈으로 측정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니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한 작업물 대부분은  노력과 비용에 대비하여 참 하잘것 없는 일을 하는 것이 됩니다. 헛짓거리 하는 셈이 될 때가 더 많은 것이죠... ㅠㅠ
하지만 처음부터 명작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명작이 나올 때 까지는 시간과 돈과 노력을 들여 쓸데없는 것들을 잔뜩 만드는 습작과정이 필요합니다. 예술품이 나오기까지 얼마나 걸릴 지는 알 수 없고,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것 같은 상황이 많습니다.. 그래서 정상적인 사고로는 순수미술을 하기 힘든지도 모르겠습니다.



'미쳤다'는 말이 '개성, 열정, 몰입'의 다른 말 같아서 칭찬이라 생각되기도...


학교에서 미술작업할 때, "오.. 완전 미쳤구나~" 하면 좋아합니다. ㅡㅡ;;; "4차원이야. 제대로 미쳤군, 자신만의 세계가 확실한 듯..." 이런 말 모두가 아주 큰 칭찬처럼 들리는 것 입니다. '미쳤다, 똘끼있다.'이런 말들이 '열정이 있다. 몰입한다.'하는 말로 들리는 것 같습니다.
기초과정에서 사실적으로 따라하는 과정을 넘어서는 순간부터, 수업 내내 창작 스트레스에 시달립니다. 교수님들은 학생들보다 보고 알고 경험한 것이 많아 훨씬 창의적이십니다. 학생들은 생각도 못하는 것을 교수님들은 좀 더 이런 방향으로 해보는 것이 어떠냐며 지도해 주실 수 있는 것도 그런 이유도 클겁니다. 그러니 그러한 교수님을 만족시키고, 다른 학생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미쳐야 합니다. 무난하고 평범한 작업으로는 학점관리도 힘들고,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펼칠 수도 없습니다.
연예인들도  프로그램을 위해  엉뚱한 짓도 서슴치 않는 것처럼, 미술하는 사람들도 비슷합니다. 개그콘서트의 패션 7080을 위해 빨간내복을 입고 주위의 시선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거리를 활보하는 것처럼, 미술작업을 위해서는 그러한 시선 쯤 아랑곳하지 않고 작업에 몰입할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장윤주, 도서관 이용법, 미술작품
장윤주 도서관 이용법

미술하는 사람은 어떻다 하는 고정관념을 스스로 받아들이기도..


어느 분야든 그 분야에 따른 고정관념과 인식이 있습니다. 미술하는 사람은 옷도 조금 더 잘 입거나, 난해한 옷차림도 과감하게 입을 것이라는 식입니다. 그 밖에 감수성이 더 예민할거고, 남다른 생각을 잘 할거라는 식이랄까요...
분야가 다를 뿐 실제 그렇지도 않은데도, 그런 이야기를 자주 들으면 또 정말 그래야 하나보다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남들보다 감수성이 풍부하지 못하고, 너무나 현실적인 자신을 깨달았을 때 '나는 미술하는 사람답지 못한거 같아..' 하고 생각이 드는 것을 보면 그러한 인식이 참 무서운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일부러도 더 개성있게 행동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미친 짓, 이상한 짓도 서슴없이 한다거나, 남과는 다른 것을 더 즐기고 찾아낸다거나 하는 겁니다.


미술하는 사람은 개성이 뚜렷하고 똘끼가 있어야 해?


미술하는 사람이 똘끼가 있다고 생각되어지고, 실제 독특한 사고나 표현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이유는 , 순수미술 창작 과정에서 똘끼도 하나의 '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인가 봅니다.  그래서 원래 사고 자체가 독특하고 개성이 넘쳐서 미술을 하는 분들도 많지만, 미술을 배우면서 그런 특성이 필요해서 독특한 사고나 행동을 하게 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미술에도 엄청나게 많은 분야가 있고, 사람마다 다 다르기에 모든 사람이 이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이야기한 똘끼있는 특성은  저나 제 주변의 순수미술 작업 하는 분들에 국한 된 이야기 일 수 있습니다. 작업하는 분위기나 개인의 철학에 따라서도 무척 다를 것 입니다. 어떤 분은 순수미술을 하셔도 디자이너나 건축가보다 더 깔끔한 스타일이신 분도 있고, 어떤 분은 옛날 베레모에 수염을 기른 화가같은 스타일의 분도 계시며, 어떤 분은 선생님 같은 스타일이기도 하고,  어떤 분은 너무나 바른생활 같기도 합니다. 이렇듯 다양한 개성때문에  다양한 미술작품이 나오는 것이겠지요.....



+ 미술하는 사람의 다른 이야기: 미술하는 사람이 제일 싫어하는 말 "초상화 그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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