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심각한가 보다'는 생각은 했지만, 실제로 제가 여러 통 받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제가 받았던 전화들을 유형별로 정리해보았습니다.
1. 카드사 결제 안내
"000님, 삼성카드 입니다. 000님의 카드가 0월 0일 0시에 서울 용산 백화점에서 500만원 결제되었습니다. 다시 듣고 싶으시면 1번, 상담원 연결은 9번입니다."
헉! 처음에는 이 전화받고 어찌나 놀랐던지.. 제 카드로 500만원이 결제되다니.. 왠 마른 하늘에 날벼락입니까. 하지만, 잠시 흥분을 가라앉히고 생각하니, 제 카드는 총 한도가 500만원이 안됩니다. 게다가 전 그 전화를 받던 당시 서울에 없었습니다. 또, 삼성카드에서 결제를 하면 문자가 오지, 전화가 온적은 없었습니다. 그 덕분에 이 전화에는 속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뒤 또 다른 전화가 왔습니다.
"000님, 국민카드 입니다. 000님의 카드가 0월 0일 0시에 *마켓에서 20만원 결제되었습니다. 다시 듣고...."
이번에는 제가 잘 쇼핑하는 마트이름에다가 금액도 한도내의 것이라 놀랐습니다. 혹시나 내 카드를 잃어 버린 것은 아닌지, 누가 복제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다가, 국민카드 역시 결제내역이 전화로 안내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우선은 그냥 끊고 다시 카드사로 전화하여 확인을 해 보았었습니다.
2통의 전화내용을 들으시고 포인트를 눈치채셨나요?
1. 결제되었다는 내용에 급한 마음에 얼른 상담원과 연결하여 확인하고자 하는 심리를 이용합니다.
2. 가장 가입자와 사용자가 많은 카드사 이름을 댄다는 것 입니다. 삼성카드, 국민카드, 신한(lg)카드 등의 경우 미성년자를 제외하고는 한 장씩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카드이름을 대기에 실제 이러한 카드의 사용자들은 깜짝 놀라 속아 넘어갈 수 있습니다.
카드가 결제결제내역을 알려주는 SMS 서비스는 있지만, 아직 전화서비스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전화를 받으면 상당히 찝찝합니다. 그럴때는 이러한 전화를 끊고 다시 해당카드사로 전화를 하여 확인을 하거나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을 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2. 요금미납 안내
이건, 주로 집전화로 많이 옵니다.
"000님(전화 가입자명), kt 입니다. 0월 0일 현재 귀하의 전화요금 20만원이 미납되어 있습니다. 요금은 가까운 지점으로 납부하시거나 지로, 계좌이체를 통하여 납부하여 주십시오. 다시 듣고 싶으시면 1번, 상담원 연결은 0번을 누르십시오."
처음 이 전화를 받았을 때 급해서 통화할 시간이 없는 상태여서 나중에 확인해야지 하고 끊어서 다행히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찝찝해서 인터넷으로 확인해보니 아니었습니다. 그 이후로도 심심할만하면 KT에서 전화를 걸어주어, 이런 전화도 전화사기 유형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요금을 확실히 낸 분은 요금을 냈기때문에 요금 수납이 안되었나 싶어 속을 수 있고, 요금을 안 낸분은 요금을 아직 내지 않았으니 진짜 KT에서 전화가 왔나 싶어 속을 수 있습니다.
이 전화 역시 대부분 가정에서 KT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노린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는 전화번호부를 이용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전화번호부에 보면 이름과 전화가 나오니까요.)
또는 수도, 인터넷 등 각종 요금관련 전화가 오기도 한다고 합니다.
물론 이러한 전화가 진짜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통화를 시도하였을 때 주민번호, 주소 등의 신상정보를 너무 세세히 묻는다면 가짜일 확률이 높습니다.
소비자쪽에서 전화를 하여 문의를 하였을 경우 가입자 확인, 본인확인을 보다 꼼꼼히 합니다.
그러나 요금미납등의 문제로 업체에서 전화를 하였을 경우 본인이름 확인 정도만 하거나, 주민번호 앞 또는 뒷자리정도만 묻고 본론을 이야기 합니다. (이미 전화받을 사람의 정보를 가지고 그 사람이라고 알고 걸었으니까요..)
3. 법원/ 경찰서 출두
저희 집에 이 전화 오면 식구들이 지겹다 합니다. 하루에도 몇 통이 옵니다.
"000님, 서울 서부 지방법원에 고소장이 접수되어 0월 0일까지 출두하셔야 합니다. 이 명령을 어길 시는 어쩌고, 저쩌고.... 다시 듣고 싶으시면 1번, 상담원 연결은 0번을 누르십시오."
방송에서 제일 많이 소개되는 유형이라 많이 아실 것 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법원, 경찰서에서 오라는 말에 무척 놀라는 것을 이용하는 것 입니다.
사람들이 관공서와 통화할 일이 별로 없기 때문에, 법원이나 경찰서 출두명령이 떨어졌을 시 어떤 것을 확인하고 물어보는지 대다수 사람들이 모른다는 점을 이용하는 것 같습니다.
4. 사고
아이들이나 식구들이 밖에 있을 시간에 집으로 전화를 하여
"귀댁의 자녀가 교통사고가 났으니, 응급치료비용을 보내시오"라고 하거나
자녀와 따로 살고 계시는 어르신들께 전화해
"서울에 계신 자녀분 동료입니다. 지금 사고로 종합병원 응급실에 와 있는데, 수술을 받으려면 보증금을 선납해야 한다고 하니 얼른 입금시켜주십시오." 라고 한다고 합니다.
어떤 분은 아들이 방에서 자고 있는데, 이런 전화를 받아
"우리 아들 방에서 자고 있는데요?" 했더니 뚝 끊었다는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가족있는 분들은 이런 전화에 무척 놀라기 마련입니다. 게다가 자녀와 떨어져사는 고령자분들을 노린다고 하니, 참 위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런 경우, 우선은 사고가 났다고 하는 당사자와의 통화를 시도를 해보고..(꼼꼼한 사기범들은 먼저 전화를 걸어 전화를 꺼두라고 하고는 집으로 거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다음으로 사고 장소와 사고병원을 묻고, 병원과 직접 통화를 시도하는 것이 좋을 것 입니다.
5. 경품
고전적인 방법이지만, 또 요즘같이 이벤트가 많아진 시기에 위험하기도 합니다.
많은 분들이 많은 사이트에 가입하고, 이벤트 응모를 잘 하기 때문에 속을 위험이 있습니다. 또, 이벤트 응모를 하지 않았다 해도 공짜라면 왠지 잘못 배송되어 내게 온다해도 반가운 것이 사람아닙니까. 그러한 공짜심리를 이용한 사기입니다.
이 경우 물품대금을 다시 받는 유형, 배송비를 챙기는 유형, 배송비나 물품 보증금만 선입금 하면 된다고 하여 돈을 가로채는 유형, 고가의 경품(가령, 냉장고, 티비, 세탁기 등등)이라며 제세공과금을 선입금하라는 식으로하여 몇 만원에서 몇십만원을 가로채는 경우 등이 있다고 합니다.
요즘 대선과 태안사태, 새해에 대한 이슈들로 방송에서 전화사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습니다. 이렇게 사람들의 관심이나 주의가 떨어지는 것을 틈타 더 기승을 부리는 것 같습니다.
저도 뉴스나 위기탈출, 불만제로 등의 프로그램에서 소개되지 않길래 '이제는 많이 없어졌나' 했는데, 저처럼 통장잔고도 별로 없는 사람에게까지 전화사기의 손길이 뻗쳐온다는 것이 참 안타깝습니다.
게다가 방송에 소개된 것을 넘어서 나날이 수법이 교묘해지니 더욱 위험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 정보를 공유하며 피해를 입지 않도록 미리 사전준비를 하는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이런 전화가 오면 연락처를 받아두거나 다시 해당업체에 전화를 하여 확인해 봐야 하겠습니다.
여러분, 이런 전화 조심하세요!!
- 나날이 진화하는 스팸메일,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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